전통시장 상품권·행복꾸러미 등 실질적 지원취약계층 물품지원·봉사활동 등 맞춤형 나눔 앞다퉈 전개단순 기부 넘어 참여형 모델 진화···'지속가능한 ESG' 주목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그룹은 지난 29일부터 나흘간 임직원 2000명이 참여한 '희망을 나누는 추석맞이 상생 캠페인'을 진행했다. 남대문시장·광장시장·영등포시장 등 전통시장에서 1억원 규모 온누리상품권으로 물품을 구입해 취약계층에 전달하고, 동시에 소상공인 매출 증대도 도모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추석은 나눔과 상생의 의미를 되새기는 명절"이라며 "그룹사가 힘을 합쳐 따뜻한 금융을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신한은행도 지난달 10일 명절 자금난을 겪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15조1250억원 규모 금융지원에 나섰다. 업체당 최대 10억원 대출, 금리 우대, 상환 유예 등으로 구성해 소상공인과의 상생을 뒷받침한다는 구상이다.
하나금융그룹은 지난달 27일 명동 사옥에서 '사랑의 송편 나눔 봉사활동'을 열었다. 임직원과 가족 100여명이 송편을 빚고, 즉석밥·국수·곰탕 등 식료품과 생활용품이 담긴 행복상자를 제작해 다문화가정과 취약계층 어르신 100가구에 전달했다. 가족 단위 참여를 통해 나눔 문화를 확산시키고 지역사회와의 유대감을 높였다는 점이 특징이다.
우리금융미래재단은 지난달 23일 ABL생명과 함께 전국 조손가정 7000세대에 '행복꾸러미'를 지원했다. 행복꾸러미에는 곰탕·떡갈비 등 명절 음식과 영양제, 위생용품 등 16종이 담겼고, 임종룡 회장도 직접 봉사활동에 참여했다. 임 회장은 "어려운 환경에서도 손주를 위해 헌신하는 어르신들께 힘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달 18일 NH농협은행도 '말벗서비스'를 통해 도봉구 독거 어르신을 찾아 선물꾸러미를 전달했다. 상담사와 임직원들이 식사를 함께하며 따뜻한 시간을 보내며, 2008년부터 18년째 이어온 특화 ESG 프로그램으로 주목받았다.
BNK경남은행은 지난달 29일 창원시와 김해시에 각각 1억원, 3000만원 상당의 전통시장 상품권을 기탁했다.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추천된 취약계층 2600세대에 상품권이 전달될 예정이다. BNK경남은행은 올해 추석에만 9720세대에 4억8100만원 규모 지원을 집행하며 지역 기반 은행으로서의 사회적 역할을 강조했다.
iM금융그룹 산하 iM사회공헌재단은 지난달 25일 대구가톨릭사회복지회와 함께 '행복나눔' 전달식을 진행했다. 아동·노인 가정 230세대에 명절 선물을 제공했으며, 전국 67개 사회복지시설에도 총 8900만원을 지원했다.
이번 추석 사회공헌 활동은 각 금융회사가 ESG 전략을 생활 밀착형으로 구체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전통시장 상품권, 송편 나눔, 행복꾸러미 등은 지역 상권 활성화와 취약계층 지원을 아우르는 동시에 금융회사별 ESG 브랜드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가족 참여형 프로그램이나 고객 참여 모델은 '참여형 ESG'로의 진화를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명절 한정 이벤트에 머물 경우 '보여주기식'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금융권 안팎에선 지속성과 체계성을 확보해 일상 프로그램으로 확장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ESG 활동이 이미지 제고용 이벤트에 그치면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며 "데이터 기반 맞춤 지원이나 디지털 기부 플랫폼 같은 장기적 모델을 정착시켜야 사회적 파급력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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