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 저평가 원인으로 '기업 수익성·제도 신뢰 부족' 지목장시간 할인율 높은 수준서 고착···'고위험 저수익' 구조 못 벗어나
김민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이 24일 서울 영등포구 본원에서 진행된 '2025년 제4차 KCMI 이슈브리핑'에서 한국 주가가 다른 나라에 비해 저평가되는 것은 낮은 수익성과 제도에 대한 신뢰 부족 등 복합적 요인에서 기인했다고 말했다. 이날 김 연구위원은 이상호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과 함께 '주식시장 할인율 국제 비교와 코리아 프리미엄 과제'를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김민기 연구위원은 "자본시장연구원이 2006~2024년 전 세계 59개국의 데이터를 비교한 결과 한국 주식시장의 평균 할인율(자본비용)은 11.5%로 선진국(8.9%)과 신흥국(10.9%) 평균을 모두 크게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주요 7개국(G7)보다 2.7%포인트, OECD 회원국 평균보다도 2.2%포인트 높은 수치다.
그는 "한국 증시의 할인율이 오랜 기간 구조적으로 높은 수준에 고착돼 있다"며 "이로 인해 장기적으로 한국 시장이 '고위험 저수익'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 한국 상장사의 장기 실현수익률(TSR)은 연평균 7.3%에 그쳐 투자자들이 요구하는 수익률(평균 할인율)에 현저히 미달한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수익률 격차는 현실적으로 투자자들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요구하게 되는 근본 원인이며 PBR(주가순자산비율) 저평가의 배경도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반면 주요 선진국 및 신흥국 증시에서는 기업이 실제로 달성한 수익률이 투자자의 기대치를 일정 수준 충족하거나 상회했다.
김 연구위원은 높은 할인율의 배경으로 기업의 낮은 자본효율성 및 수익성, 제도 및 정책에 대한 신뢰 부족, 단기성과에 집중된 투자자 행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주주 요구수익률 미달' 현상이 장기간 지속될 경우 자본조달 비용이 업계 전반에 걸쳐 상향 고착되는 악순환 우려도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및 '코리아 프리미엄' 실현을 위해 기업 차원의 과감한 혁신 투자 및 배당 정책 개선과 경영 전반에 걸친 거버넌스 구조 내재화, 정책·법제의 집행력과 주주 권익 보호 강화 등 복합적 노력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단기 매매 위주 투자문화에서 장기적 성장과 가치에 집중하는 시장환경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상호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상법 개정을 포함한 정부의 자본시장 정책들이 제도 신뢰 회복에 기여하고 있지만 아직 투자자들에게 충분한 신뢰와 긍정적인 인식을 심어주기에는 부족한 점이 있다"며 "전문투자자와 고액자산가들이 기업과 장기적 동행이 가능하도록 과세 체계를 개편하는 등의 추가적인 정책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김호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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