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프로야구·소상공인까지 생활형 서비스 연계 확대NIM 하락 속 강태영 행장 '디지털 리딩뱅크' 전략 가속스마트뱅킹과 '투트랙' 한계···선두권과 MAU 격차 뚜렷
3일 은행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올해 초 올원뱅크 개편 이후 고객의 생활과 밀접한 비금융 서비스를 잇따라 출시했다. 지난 5월 선보인 '책이음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행정안전부의 디지털서비스 개방을 활용해 전국 2751개 도서관에서 별도의 회원증 없이 앱에서 도서를 검색하고 대여 현황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이어 지난달에는 프로야구단 NC 다이노스와 손잡고 'N씨끼리 뭉쳤다' 행사를 진행했다. 올원뱅크 내에서 승패 예측과 경품 응모를 지원하고 경기장 현장에서는 전광판 퀴즈 이벤트를 마련해 고객의 참여도를 높였다.
또한 지난 1일에는 올원뱅크를 통해 'NH소상공인컨설팅' 서비스도 내놨다. 회계사·경영지도사 등 전문 컨설턴트가 사업장을 직접 찾아 상권분석, 재무관리, 인사·노무, 세무·마케팅 등 9개 분야에서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앱을 통한 무료 신청이 가능해 예비 창업자와 소상공인의 진입장벽을 낮췄다는 평가다.
생활밀착형 콘텐츠 출시로 '원앱' 존재감 부각
농협은행의 올원뱅크 전략은 강태영 행장의 핵심 경영 기조와 맞닿아있다. 취임 일성으로 '디지털 리딩뱅크 도약'을 내세운 강 행장은 이자이익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플랫폼 중심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올해 상반기 농협은행의 당기순이익은 1조187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2% 급감했다. 핵심수익원인 이자이익(3조6548억원)이 6.6% 쪼그라든 결과다. 이자이익이 성장 절벽에 직면하면서 순이자마진(NIM)은 지난해 말 1.88%, 올해 3월 1.75%, 6월 1.70%로 뚜렷한 하락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에 강 행장은 올원뱅크를 중심으로 인공지능(AI) 전환을 가속화하고 고객 중심의 플랫폼 최적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올원뱅크를 성장의 지렛대로 삼은 농협은행은 금융계열사 연계, 마이데이터 기반 개인화 금융정보 제공, 생활 콘텐츠 확대 등에 집중해왔다.
NH농협금융은 ▲마이데이터 기반 개인화 금융정보 제공 ▲은행·증권·카드·보험 등 계열사 연계 ▲생활 콘텐츠(부동산·전기차·게임·농협몰) 확대 등 기능 고도화를 통해 올원뱅크를 '토스형 슈퍼앱'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핵심 계열사인 농협은행은 지난 2020년 첫 번째 올원뱅크 개편 이후 5년 간 차세대 전자금융 시스템 구축을 위한 로드맵을 가동해왔다.
가입자 수 1279만명에도 MAU 500만명···서비스 충성도 낮아
지난 2016년 NH농협금융지주 공동 플랫폼으로 출범한 올원뱅크는 6월 말 기준 가입자 1279만명을 확보했다. 그러나 지난 6월 기준 월간 활성 이용자(MAU)는 500만명 수준으로, 카카오뱅크(1990만명), 토스뱅크(880만명), KB스타뱅킹(1363만명)등과 비교하면 격차가 뚜렷하다. 지난해 말(432만명) 대비 70만명 가량 늘었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평가다.
MAU는 플랫폼 경쟁력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다. 단순 가입자 수보다 실제로 얼마나 자주 이용되는지가 서비스 충성도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금융앱은 사용 빈도가 높을수록 계좌 조회, 이체 등 기본 금융거래뿐 아니라 비금융 서비스로 확장될 가능성이 커진다. 광고·마케팅 효과와 데이터 축적도 MAU에 좌우된다. MAU 확대 없이는 생활밀착형 서비스의 흡인력을 높이기 어렵고 '슈퍼앱'으로 도약하기도 어렵다는 얘기다.
특히 농협은행은 올원뱅크를 전면에 내세우면서도 스마트뱅킹 앱을 유지하고 있다. 지역 단위농협의 상호금융 고객이 스마트뱅킹을 통해 계좌 조회와 이체 등 기본 업무를 처리하고 있어서다. 상호금융은 농협은행과 분리된 조직이지만 동일한 플랫폼 접속이 필요해 기존 앱을 없앨 수 없다.
운영 효율성 제고에 한계가 분명하지만 단위농협 고객 기반을 감안하면 앱 단일화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평가다. 은행 서비스가 두 개의 앱으로 분산된 탓에 올원뱅크의 MAU 증가세도 탄력을 받기 어렵다.
농협은행은 생활밀착형 비금융 서비스를 늘리고 있지만 이용자 체류시간과 재방문율 확대에서는 뚜렷한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신규 기능이 잇따라 추가됐지만 올원뱅크를 일상적으로 찾는 고객층이 얇아 금융과 비금융을 연결하는 플랫폼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수익 구조 역시 여전히 이자이익 의존도가 높아 올원뱅크가 본격적인 비이자 수익 창출의 통로로 자리잡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토스와 카카오뱅크가 생활 플랫폼으로 안착한 건 단순 금융 거래를 넘어선 이용 경험을 쌓았기 때문"이라며 "농협은행도 지역금융·농업금융이라는 특화 자산을 올원뱅크에 녹여내야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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