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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콜마그룹, 오너일가 경영권 다툼 장기화 조짐

유통·바이오 패션·뷰티

콜마그룹, 오너일가 경영권 다툼 장기화 조짐

등록 2025.08.21 21:01

양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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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3자 합의서 해석 두고 법적 공방윤 회장-윤 부회장, 각자 주총·이사 선임합의서 해석 따라 경영 구도 큰 변화 예고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콜마그룹 오너일가의 경영권 분쟁이 격화되고 있다. 윤동한 콜마그룹 회장과 장남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이 최근 처음으로 단독 회동을 가졌지만, 갈등은 오히려 법정 다툼과 지분 경쟁으로 확산되며 대립 구도가 더욱 선명해졌다.

분쟁의 직접적인 계기는 콜마비앤에이치(BNH)를 둘러싼 경영권이다. 윤 회장은 차녀 윤여원 대표에게 BNH 경영권을 넘기면서 윤 부회장이 이를 지원할 것을 약속하는 2018년 3자 합의서를 체결했다. 그러나 윤 부회장이 BNH 이사회 개편을 추진했고, 윤 회장 측은 합의 위반이라고 반발하며 법원에 임시주총 소집 허가를 신청했다. 윤 회장과 윤 대표는 윤 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고, 이에 맞서 윤 부회장도 별도의 주총을 통해 이사 선임을 추진하면서 갈등은 정면 충돌 양상으로 번졌다.

핵심 쟁점은 2018년 합의서 해석에 있다. 합의서에는 윤 부회장이 윤 대표의 경영권 행사를 협조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으나, 위반 시 제재 규정이 없어 부담부 증여로 보기 어렵다는 견해가 적지 않다. 반대로 'BNH와 그룹의 이익을 해치지 않아야 한다'는 문구는 실적 부진을 이유로 한 윤 부회장의 개입을 정당화할 근거로 해석될 수 있다. 법조계에서는 부모와 자식 간 특수한 증여 관계를 감안해 법원이 합의서 외 정황까지 살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윤 회장은 별도로 주식반환청구 소송을 제기하며 압박 강도를 높였다. 그가 증여한 콜마홀딩스 보통주 230만주(증자 후 460만주)를 돌려받을 경우 최대주주 지위를 회복할 수 있고, 윤 부회장의 지배력은 크게 축소된다. 법원은 이미 주식 처분 금지 가처분을 인용했으며, 본안 소송의 첫 변론은 오는 10월 23일로 예정돼 있다.

이 같은 갈등은 지분 경쟁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윤 회장의 아내 김성애 씨와 윤 대표의 남편 이현수 씨가 잇따라 BNH 주식을 장내 매수하며 의결권 확보에 나섰다. 가족 단위의 지분 매입은 향후 주총에서 표 대결로 비화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내홍의 여파는 자본시장에도 드러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한국콜마 주식을 9거래일 연속 순매도하며 보유 비중을 41.85%에서 38.67%로 줄였다. 매도 물량은 경쟁사 코스맥스의 두 배 수준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K-뷰티 수요가 확대되는 국면에서 오너가 갈등이 그룹 역량을 분산시키고 브랜드 이미지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한국콜마는 국내 화장품 제조업계의 대표 기업으로, 선크림 분야에서 70%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최근 미국 제2공장을 가동하며 글로벌 고객사 유치에 나섰지만, 오너가의 분쟁 장기화가 성장 전략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경영권 다툼이 아버지·딸과 아들 구도로 굳어졌다"며 "특히 주식 반환 소송 결과가 향후 분쟁 국면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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