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4월 레노버 '씽크북 플러스'에 롤러블 패널 탑재 2020년 LG전자, 롤러블 TV·스마트폰 준비···미미한 결과"삼성전자 차세대 폼팩터 준비 중"···롤러블 폰 거론돼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가 개발한 롤러블 디스플레이 '롤러블 플렉스'가 처음으로 상용화됐다. 해당 패널은 올해 4월 첫 양산, 6월 공개된 레노버의 신형 노트북 '씽크북 플러스 G6 롤러블'에 탑재됐다. 삼성디스플레이가 롤러블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첫 사례다.
레노버의 '씽크북 플러스 6세대 롤러블'은 버튼 하나만 누르면 패드 아래 부분에 숨겨져 있던 패널이 위로 확대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14인치였던 디스플레이가 세로로 16.7인치까지 확장된다고 설명했다. 화면 확장에 소요되는 시간은 약 10초 정도로 알려져 있다.
롤러블 디스플레이는 두루마리 휴지처럼 O자형 축에 말렸다 풀리는 구조다. 현재 상용화된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인 '폴더블'보다 훨씬 정교한 기술을 필요로 한다. 세로 길이를 기준으로 49mm에서 254.4mm까지 최대 5배 이상 확장할 수 있어 2~3배에 그치는 폴더블보다 확장성이 월등하다. 힌지를 이용해 접는 폴더블과 달리 모터식 또는 수동식으로 화면을 말아 넣고 펼치는 방식으로, 화면 전체에 균일한 장력을 주는 정밀 제어 기술이 필수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다양한 크기 조절이 가능하고 터치 감도도 뛰어나 업계에서는 이를 폴더블을 잇는 차세대 스마트폰·노트북·TV 등으로 확장 가능한 핵심 기술로 보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롤러블 패널 개발을 2016년에 이미 완료하고 시제품까지 제작했지만 당시 시장 전망은 밝지 않았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2022년 롤러블 OLED 출하량을 10만대, 2023년에는 30만대로 예측되지만, 플렉시블 OLED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1% 이하에 불과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LG전자는 2020년 10월 65인치 롤러블 TV인 'LG 시그니처 올레드 R'을 최소 17개국에 출시하며 롤러블 시장에 먼저 도전했으나, 1억6000만원의 높은 가격과 제한된 수요로 3년 만에 단종됐다. 2021년에는 롤러블 스마트폰도 공개했지만,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을 철수하면서 출시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이 같은 전례는 삼성디스플레이에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번 레노버 제품 가격은 500만원대로, 평균 노트북 가격(200만원대)의 두 배가 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롤러블 디스플레이 패널이 가격 상승의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격 등 여러 요인으로 롤러블 디스플레이 시장은 아직 본격적인 대중화 단계에 이르지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에 삼성디스플레이가 이번 상용화를 통해 시장 반응과 수요를 시험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다만 삼성전자가 차세대 폼팩터 출시를 공식화한 만큼, 롤러블폰이 초프리미엄 라인업으로 등장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지난해 10월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삼성전자는 "더 강력하고 혁신적인 모바일 경험을 원하는 소비자를 위한 신규 폼팩터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고(故) 노태문 전 MX사업부장도 "선행 연구와 특허 확보를 착실히 진행 중이며, 완성도와 소비자 가치가 확보되는 시점에 제품을 출시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업계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오랜 기간 롤러블 폼팩터 개발을 이어오며 필요한 기술 역량을 이미 충분히 갖춘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는 다양한 롤러블 형태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TV 등 여러 기기에 적용 가능한 기술과 준비를 모두 마친 상태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고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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