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재검토 기대에 투자심리 일부 회복지주사·배당 등 정책 수혜 예상 종목 급등글로벌 IB도 부정적 의견···당정 행보 관심
5일 오후 1시 31분 기준 지주사 두산은 전 거래일 대비 7.50% 급등한 61만6000원을 가리키고 있다. 세제개편안 발표 이튿날 3%대 하락하며 57만원선에서 거래를 마쳤지만 이틀 만에 급등세를 보인 것이다. 한화와 SK는 전 거래일 대비 0.89%, 0.37%씩 상승하고 있다. 지난 1일 각각 8%대, 7%대 급락한 것과 비교하면 반등에 성공했다. 같은 시각 KB금융(3.41%), 신한지주(2.88%), 우리금융지주(2.06%), 하나금융지주(2.00%)는 물론 신영증권(5.89%), NH투자증권(3.04%) 등 주요 배당주와 정책 수혜주로 꼽히던 종목들도 오름세를 보인다.
이에 주요 수혜 종목을 담은 ETF들도 하락분을 만회하고 있다. 이날 RISE 코리아금융고배당(2.41%), SOL 금융지주플러스고배당(2.27%), TIGER 증권(2.02%), TIGER 지주회사(1.25%) 등이 상승 중이다. 지난 1~4일에는 TIGER 증권(-4.53%), KODEX 증권(-4.14%), RISE 코리아금융고배당(-3.65%), KIWOOM 고배당(-3.08%) 등의 수익률이 급락한 바 있다.
앞서 발표된 세제 개편안이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정부가 재검토에 나서자 투자심리가 일부 회복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앞서 정부는 주식 양도소득세 부과 대상인 대주주의 기준을 현행 50억원에서 10억원으로 확대하는 세제개편안을 발표했다. 이는 윤석열 정부가 출범 이후 기존 10억원이었던 기준을 50억원으로 상향했던 조치를 다시 뒤집는 행보다.
여기에 ▲배당소득 분리과세 도입 ▲감액배당에 과세 추진 ▲증권거래세율 인상(0.15%→0.20%) 등의 내용도 포함됐다. 전반적으로 주식시장에 대한 과세가 강화된 셈이다. 투자자들이 기대를 모으던 배당소득 분리과세는 개편안에 포함됐지만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 등 주요 대기업들은 분리과세 적용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데다, 최고 세율은 35%로 현행(최고 49.5%)보단 낮지만 시장 예상(20~25%)보다 높게 책정된 점에서 아쉽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세제개편안은 현재 입법예고를 내고 의견 수렴 중에 있다.
이번 세제 개편안 중에서도 개인투자자들은 주식 양도소득세 부과 대상 대주주 기준에 크게 실망하고 있다. 해당 기준이 적용되면 과세를 회피하기 위한 물량이 연말에 대거 출회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서다. 시장에 유통물량이 많아지면 주가가 하락하는 건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지난 1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3.88% 급락해 3200선이 붕괴됐다. 국회 전자 청원 사이트에는 법 개정을 반대하는 청원에 13만6000명 이상이 동의하는 등 여론이 들끓는 중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도 세제 개편안에 대한 부정적 의견을 내놨다. 씨티그룹은 "이번 세금 개편은 시장 가치를 높이려는 '코리아 업' 프로그램 취지와 반대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며 ""이 프로그램이 최근 코스피의 수익률 상승(outperformance)에 얼마나 중요했는지 고려하면 앞으로 하방 압력이 더 있을 것 같다"고 평가했다. 골드만삭스는 "세금 정책 향방(outlook)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지적했고, 홍콩계 증권사 CLSA는 "단기적으로는 증시가 반(反)시장 정책에 실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식시장 여파가 상당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당 소속 의원들에게 공개 발언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하는 한편, 한 정책위의장에 당내 입장을 정리해줄 것을 지시했다. 이에 민주당은 가장 반발이 큰 지점인 주식 양도소득세 부과 대상 대주주 기준에 대한 의견 수렴 후 대통령실에 건의할 전망이다.

뉴스웨이 유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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