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B 셔틀 플랫폼 그랩바디-B 사업 본격화ABL111·ABL001 등 임상성과 긍정적자회사 엑싯 통한 현금조달 모델 제시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는 2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온·오프라인 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에이비엘바이오의 이날 기업설명회는 지난 4월 열린 기업설명회 이후 3개월 만에 열린 것이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시장에서는 지난해 7월 진행된 유상증자에 따라 발행된 전환우선주(CPS) 577만8196주가 28일 모두 보통주로 전환되며 오버행 우려가 생기자, 이를 불식시키기 위한 것이란 추측이 힘을 얻었다.
실제로 이 대표는 설명회 초반 "오늘 발표는 4월에 했던 IR과 크게 달라진 내용은 없다"면서 "알다시피 오늘 577만주 이상의 주식이 상장됐는데, 이 부분도 설명하겠다"고 전환우선주 문제를 먼저 언급했다.
이어 "지난해 1400억원 유상증자를 했던 투자자는 단순히 숏텀 투자 목적이 아니라 미국 자회사 이중항체 ADC 개발을 통한 롱텀 플랜이 가장 중요한 목적이었다"며 "추가적으로 매수 시장에 나오는 그런 것들은 전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오버행 우려를 일축했다.
ABL 2.0, '영구 현구흐름' 핵심
에이비엘바이오는 이날 이중항체 ADC(항체약물접합체)와 BBB(혈액-뇌장벽) 셔틀 기술 등을 주축으로 한 'ABL 2.0' 비전을 발표했다. 기술이전과 신약허가, 장기적 수익 기반의 비즈니스 모델을 본격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대표는 핵심 파이프라인 'ABL111'의 개발 현황을 먼저 설명했다. ABL111은 클라우딘18.2(Claudin18.2)라는 물질과 4-1BB를 동시에 타깃하는 차세대 면역항암 이중항체 후보물질로, 이중항체 플랫폼 '그랩바디-T(Grabody-T)'를 기반으로 개발됐다.
이상훈 대표는 "ABL111은 베스트 인 클래스(계열 내 최고)이기도 하면서 4-1BB를 붙인 T세포 인게이저(TCE) 이중항체 부분에서는 퍼스트 인 클래스(계열 내 최초) 물질"이라며 "효능 면에서 졸베툭시맙보다 훨씬 더 뛰어나고 독성 면에서도 더 관리 가능한 프로파일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ABL111은 위암 환자 대상 임상 1/2상에서 70.6%의 객관적 반응률(ORR), 100%의 질병통제율(DCR)을 기록했다. 고용량군(8mg/kg, 10mg/kg)에서는 ORR 83%로 더 높은 반응률을 보였다. 특히 클라우딘18.2 발현율이 1% 이상인 저발현 환자에서도 높은 수준 반응률을 보였다. 이 대표는 치료 지속 기간의 장점을 강조하며 "옵디보·화학요법과 가진 삼중 병용요법이 11개월 이상의 치료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담도암 치료제 후보물질 'ABL001' 개발 현황도 중요하게 다뤄졌다. ABL001은 미국 보스턴 소재 파트너사 컴파스 테라퓨틱스(Compass Therapeutics)에 기술이전 된 상태다. ABL001은 '파클리탁셀' 병용요법에서 ORR 17.1%, DCR 61%로 기존 치료제 대비 우월한 결과를 보였다.
이 대표는 "ABL001이 담도암 임상 2·3상의 톱라인 데이터를 올해 4월 발표했고, 담도암 치료제로서의 신약 가능성의 확인을 한 굉장히 중요한 임상 데이터"라면서 "어쩌면 담도암 2차 치료제로서의 가속승인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담도암은 큰 시장이 아니라고 하지만, 컴파스 테라퓨틱스는 2차 치료제로서 담도암 시장에 진입한 순간 시간이 지나면서 최대(peak) 연매출은 1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ABL111과 더불어 ABL001의 글로벌 블록버스터(연매출 1조원 이상 의약품) 달성을 점친 셈이다.
그랩바디 플랫폼 사업 본격화
혈액-뇌장벽(BBB) 투과 플랫폼 '그랩바디-B'는 신약, ADC, 그랩바디-T와 함께 또 다른 핵심 성장 축으로 부각됐다. 이날은 특히 최근 임상 1상이 종료된 BBB 셔틀 기반 이중항체 'ABL301'에 관심이 집중됐다. 이 대표는 ABL301 임상 1상 관련 발표 시기와 내용 등은 모두 기술이전 파트너사인 사노피가 결정할 것이라면서, 사노피가 단독으로 후속 임상을 준비 중이라고 강조했다. 임상 스폰서십 역시 기존 에이비엘바이오에서 사노피로 이전되고 있다.
이 대표는 "굉장히 많은 학회에서 꾸준히 IGF1 수용체(IGF1R) 기반 BBB 셔틀인 그랩바디가 트랜스페린 수용체(Transferrin Receptor, TfR) 기반 BBB 셔틀에 비해 우월하다는 점을 발표하고 있다"면서 "BBB 셔틀 분야에서의 선두 지위를 유지할 수 있는 포지셔닝을 확보했다는 부분뿐만 아니라 새로운 BBB 셔틀이 임상에서 성공하고 있음을 검증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외에 에이비엘바이오는 미국 법인 '네옥(NEOK)'을 통해 이중항체 ADC 물질의 글로벌 임상을 본격화하고 있다. 네옥을 통해 마련한 현금을 다시 에이비엘바이오로 투자하는 구조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이 대표는 "네옥 바이오가 글로벌 빅파마에 합병되거나 아니면 나스닥에 상장하는 등 여러 가지 루트를 통해서 엑시트하고, 엑시시트 자금이 에이비엘바이오 코리아로 유입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네옥(NEOK)은 연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이중항체 ADC 후보물질 'ABL206', 'ABL209' IND(임상시험계획) 제출 후, 내년부터 본격적인 임상에 돌입할 계획이다.
한편 이날 시장에서 기대했던 새로운 기술수출 소식은 나오지 않았다.
이 대표는 "언제 기술이전 할 거냐, 규모는 얼마나 되냐, 질문이 많지만 그건 말할 수 없다"면서 "GSK 딜 발표 때도 미리 말한 적이 없다. 좋은 때 좋은 조건으로 딜 발표를 할 테니 기대해달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기술이전 협상 방식에 대해서는 "현재 진행 중인 기술이전에는 MTA(물질이전계약)가 없다"면서 "MTA의 유무가 기술이전의 핵심은 아니"라고 했다.

뉴스웨이 이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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