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기업 체감경기 두 달 연속 악화···미 상호 관세 우려 여파

기업심리지수 전월비 0.2p 하락한 90.0···두 달 연속 하락

사진=연합뉴스

최근 소비심리가 4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개선된 반면 이달 기업 체감경기는 두 달 연속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상호 관세 부과 예고 등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7월 기업경기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전산업 기업심리지수(CBSI)는 전월보다 0.2포인트(p) 하락한 90.0으로 집계됐다. 지수는 3월부터 석 달 연속 상승하다가 지난달부터 두 달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CBSI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중 주요 지수(제조업 5개·비제조업 4개)를 바탕으로 산출한 심리 지표다. 장기평균치(2003년~2024년)를 기준값 100으로 해 100을 웃돌면 경제 전반의 심리가 낙관적임을, 반대로 밑돌면 비관적임을 뜻한다.

이혜영 한은 경제심리조사팀장은 "최근 관세 관련해 불확실성이 계속 있는 상황이고 품목별 관세 부과 이야기도 계속 있어서 이런 부분들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산업별로 살펴보면 제조업 CBSI는 91.9로 전월 대비 2.5p 감소했다. 신규수주(기여도 -0.8p) 및 생산(기여도 -0.6p) 등이 주요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올해 들어 1월부터 5개월 연속 오르던 제조업 CBSI는 지난달부터 두 달 연속 떨어졌다.

반면 비제조업 CBSI는 자금사정(기여도 +1.0p) 및 업황(기여도 +0.4p) 등이 주요 상승 요인으로 작용해 88.7로 나타나 전월에 비해 1.3p 상승했다. 비제조업 CBSI는 지난달 넉 달 만에 하락전환한 이후 두 달 연속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다.

8월 전산업 CBSI 전망치는 88.4로 이달 전망치보다 1.0p 하락했다. 제조업은 91.0으로 전월 대비 2.4p 하락한 반면 비제조업은 86.8로 0.1p 올랐다.

이 팀장은 "이번 달 실적이 안 좋게 나온 업종들이 다음 달 실적 전망도 안 좋게 나온 경향이 있다"며 "품목 관세가 시행된 자동차, 철강 등이 안 좋고 기타·기계장비, 고무·플라스틱 등이 관세 불확실성 등으로 신규 수주가 감소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세부 업종의 기업경기실사지수(BSI) 흐름을 살펴보면 제조업은 자동차, 석유정제·코크스, 전자·영상·통신장비 등을 중심으로 나빠졌다. 미국 관세 부과 및 현지 생산 증가에 따른 대미 수출 감소, 하계 휴가기간에 따른 영업일수 감소 등이 자동차 업종 부진을 이끌었다.

비제조업 실적은 정보통신업, 전기·가스·증기, 건설업 등을 중심으로 나아졌다. 이른 더위로 냉방용 전력 수요가 증가하며 전기·가스·증기 업종이 개선됐고 데이터 인프라 및 AI 활용 시스템 구축 등 민간 수요가 늘며 정보통신업도 좋아졌다.

BSI에 소비자동향지수(CSI)까지 반영한 7월 경제심리지수(ESI)는 92.9로 전월에 비해 0.1p 상승했다. 계절적 요인을 제거한 ESI 순환변동치는 90.9로 0.6p 올랐다.

이번 조사는 이달 9일~16일 전국 3524개 법인기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이 가운데 3293개 기업(제조업 1834개, 비제조업 1459개)이 응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