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조 창사 이후 역대 최대 해외 투자오는 하반기 상업생산 돌입···현지 시장 공략 본격화이영준 대표도 방문···운영비 절감과 수직계열화 강점
20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의 인도네시아 라인 프로젝트는 이르면 오는 9~10월 중 상업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라인 프로젝트는 롯데케미칼이 인도네시아 반텐주에 조성 중인 대규모 석유화학 복합단지로, 총 5조7000억원이 투입된 창사 이래 최대 해외 투자다. 당초 2016년 가동을 목표로 했지만, 코로나19 팬데믹과 인도네시아 정부와의 협상 지연 등으로 일정이 수차례 늦춰졌다.
해당 단지는 연간 ▲에틸렌 100만톤 ▲프로필렌 52만톤 ▲폴리프로필렌(PP) 25만톤 ▲부타디엔(BD) 14만톤 ▲자일렌(BTX) 40만톤의 생산 능력을 갖출 예정이다.
롯데케미칼은 현재 이 프로젝트에 큰 기대를 걸어야 하는 상황이다. 역대 최대 사업비를 투입한 만큼 최근 3년간 급증한 재무 부담의 주요 원인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연결 기준 영업손실은 투자 시점인 2022년 -7626억원에서 2024년 -8941억원으로 확대됐고, 총 차입금도 2022년 6조1679억원에서 올해 1분기 9조9925억원으로 늘었다.
향후 전망도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2341억원으로 추정돼 4년 연속 적자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올해 하반기에만 ▲7월 1000억원 ▲8월 2750억원 ▲9월 1700억원 등 총 5450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가 예정돼 있어 유동성 부담도 적지 않다.
한 업계 관계자는 "누적된 적자에 더해 지난해 실적이 특히 부진했던 만큼, 올해는 손실 폭을 줄이는 데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영진도 직접 현장을 챙기고 있다. 지난 4월 이영준 롯데케미칼 대표가 인도네시아 현장을 찾아 공정 진척 상황을 점검했으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만나 사업 효과와 협력 가능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는 이번 프로젝트가 롯데케미칼의 수익성 회복에 긍정적인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해당 단지는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동남아 지역의 석유화학 내수 수요 대응을 위한 것으로, 인도네시아의 PE(폴리에틸렌) 자급률은 40%, PP(폴리프로필렌)는 60% 수준에 그쳐 나머지 수요는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최근 중국발 저가 공세로 가격 경쟁력이 약화된 상황에서 현지 생산 기반 확보는 오히려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요소로 평가된다.
현지 고객사도 어느 정도 진척됐다. 지난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롯데케미칼은 "인도네시아 내수 중심으로 에틸렌은 장기계약을 추진 중이며 몇 개 업체와는 이미 장기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지난 5월에는 인도네시아 아사히마스케미칼과 연간 최대 100만톤 규모의 에틸렌을 10년간 공급하는 장기 계약도 체결했다.
기존 인도네시아 PE 생산공장과의 수직계열화도 가능하다는 점도 강점이다. 인건비와 물류비 등 운영비용이 상대적으로 낮고, 현지 인력 채용 비중도 50% 이상에 달해 가동 효율성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다. 롯데케미칼은 해당 프로젝트를 통해 연간 약 2조500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상업 가동에 앞서 라인 프로젝트를 활용한 에셋라이트 전략에도 착수했다. 수익성 회복이 절실한 상황에서, 향후 수익을 창출할 핵심 자산은 유지하면서도 지분 일부를 유동화해 단기 재무 부담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이를 위해 롯데케미칼은 지난 3월 라인 프로젝트의 운영 주체인 LCI 지분 일부를 활용해 '주가수익 스왑(PRS)' 계약을 체결했다. LCI는 롯데케미칼타이탄이 51%, 롯데케미칼이 49%의 지분을 각각 보유한 인도네시아 현지 법인이다. 롯데케미칼은 보유 지분 49% 중 절반가량인 25%를 활용해 약 650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으며, 이는 차입금 상환 등 재무구조 개선에 투입됐다. 롯데케미칼타이탄은 기존대로 LCI 지분 51%를 계속 보유하고 있다.

뉴스웨이 고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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