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홈플러스·딜라이브·네파 어려움에도···MBK, 對 고려아연 '로비 총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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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딜라이브·네파 어려움에도···MBK, 對 고려아연 '로비 총력전'

등록 2026.05.16 12:39

신지훈

  기자

SPB, 더 매키언 이어 체크메이트 선임···'프로젝트 크루서블' 겨냥 행보트럼프 주니어 인맥이 이끄는 주요 로비 펌··· 미국내 '중국 대변인' 의혹도업계 "사회적 책임 등한시한 채 우량 기업 경영권 확보에만 몰두" 비판

이의환 홈플러스 물품구매전단채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이 2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정문 앞에서 열린 김병주 MBK 회장-김광일 홈플러스 공동 대표 겸 MBK 부회장 등에 대한 구속영장 재청구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이의환 홈플러스 물품구매전단채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이 2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정문 앞에서 열린 김병주 MBK 회장-김광일 홈플러스 공동 대표 겸 MBK 부회장 등에 대한 구속영장 재청구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MBK파트너스(MBK)가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미국 현지에서 연이어 로비스트를 고용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고려아연을 둘러싼 적대적M&A 분쟁을 MBK가 미국으로까지 확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최근 휴업 등에 따른 고용불안과 노조의 무기한 단식 등 사회적 논란이 커지고 있는 홈플러스 사태를 비롯해 딜라이브, 네파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포트폴리오 기업들을 정상화하는데 집중해야할 시점에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M&A를 위해 로비 자금을 쓰고 분쟁에만 몰두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16일 미국 정부 등에 따르면 MBK는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를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한국기업투자홀딩스를 통해 미국의 체크메이트 퍼블릭 어페어스(Checkmate Public Affirs, 체크메이트)를 현지 로비스트로 선임했다. 지난 2월 스콰이어 패튼 보그스(Squire Patton Boggs, SPB), 이달 초 더 매키언 그룹(The McKeon Group)을 선임한 데 이은 미국에서 세 번째 로비업체를 고용한 것이다.

이는 고려아연의 미국 테네시주 통합 제련소 건설 사업 '프로젝트 크루서블(Project Crucible)'을 겨냥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많다. 실제로 MBK는 '핵심광물 관련 미 연방 정책 담당자 교육'을 위해 체크메이트를 선임했다고 밝혔다. MBK의 포트폴리오 기업 중 핵심광물과 관련된 대표적인 기업이 고려아연이기 때문이다.

특히 MBK와 영풍은 고려아연의 미국 제련소 사업 발표 당시 적대적M&A에 미칠 영향 등을 감안해 "정상적 사업 투자라기보다는 '의결권 확보를 통한 '백기사 동원'"이라고 비판하며 반대 의사를 밝힌바 있다. 그런만큼 세 번째 로비업체인 이번 체크메이트 선임 역시 이런 행보의 연장선일 가능성이 상당하다는 것이 일각의 시각이다.

앞서 MBK 측이 선임했던 로비업체를 살펴보면 SPB는 '테네시 제련소에 대한 외국인 투자 관련 사안'이, 더 매키언은 'CFIUS 이슈 대응'이 선임 사유였다. CFIUS는 외국인의 미국 기업 투자·거래가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심사하는 미국 정부 기구다.

이에 업계에서는 최근 홈플러스 사태가 더욱 악화하는 등 사회적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서도 MBK가 국내에서의 사회적 책임은 등한시한 채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MBK는 홈플러스 회생 과정에서 적극적 지원이나 사재 출연 등을 확대하는 대신 채권단을 통한 외부 자금 확보를 요구하며 구조조정 등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에는 홈플러스 37개 점포의 영업을 일방적으로 중단했으며, 휴업 하루만에 근무 희망자 전환 배치 결정을 취소하면서 노조와 정치권, 시민단체 등의 강한 비판을 받았다.

MBK의 또 다른 포트폴리오인 딜라이브와 네파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딜라이브의 누적 결손은 1291억원에 달했다. 연결자본총계는 741억원 적자로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있다. 네파의 지난해 매출은 2888억원이었다. 등산·러닝 트렌드의 대두로 아웃도어 시장이 성장하고 있음에도 전년 대비 2.9% 줄어들며 4년 연속 역성장했다. 동기간 영업손실은 21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174% 확대됐다.

이들 기업은 MBK가 인수 당시 활용한 차입매수(LBO) 방식에 따른 금융비용 및 투자금 회수를 위한 배당 증가에 따라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딜라이브는 MBK 인수 직후인 2009년부터 2013년까지 누적 영업이익 4841억원의 절반 이상인 2,557억원을 이자비용으로 지출했다. 동기간 당기순이익 1647억원 중 1344억원은 배당금으로 썼다. 네파는 MBK에게 2013년부터 2021년까지 약 833억원의 배당을 지급했다.

일각에서는 MBK가 이번에 선임한 로비업체인 체크메이트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체크메이트를 이끄는 체스 맥도웰(Ches McDowell)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아들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의 '사냥 파트너'로 알려진 인물이다. 특히 해당로비업체는 이러한 친분을 기반으로 중국 기업이 CFIUS에 자신들의 입장을 설명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 창립자 자오창펑의 사면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특히 프로젝트 크루서블은 미국 정부의 동맹국 중심 핵심광물 공급망 구축 구상과 맞닿아 있다. 단순한 한국 기업의 미국 현지 투자를 넘어, 한미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을 통한 경제안보 제고 차원에서도 의미가 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재계를 중심으로 MBK가 여러 로비업체를 선임하며 적대적M&A 분쟁을 미국으로까지 끌고 가고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는 적대적M&A 관철을 위해 한미 공급망의 안정적인 협력과 외교적 차원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포트폴리오 기업의 어려움은 등한시하고 여러 미국 로비업체의 자금을 투입하고 있는 MBK의 행보는 약탈적 사모펀드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게 아니냐는 비판에서 자유롭기 어렵다"며 "MBK가 이익은 사유화하고 손실은 사회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사실상 그대로 현실화되는 모습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무기한 단식투쟁까지 나선 홈플러스 노조와 휴업으로 불안감에 휩싸인 수많은 직원들의 입장에선 도저히 납득하기 어려운 모습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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