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 모두 '적자'삼성SDI만 상대적 개선···하반기 흑전 목표
국내 배터리 3사가 올해 1분기에도 전기차 캐즘의 파고를 넘지 못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AMPC 효과에도 2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갔고, SK온은 북미 공장 부담에 발목이 잡히며 적자 폭이 더 커졌다. 삼성SDI만 ESS와 원통형 배터리 판매 확대를 바탕으로 적자 폭을 줄이며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전기차 시장 회복이 더딘 가운데, 3사 모두 ESS와 원통형 배터리, AI 인프라용 배터리 등을 앞세워 하반기 실적 반등을 노리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6조5550억원, 영업손실 207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미국 IRA(인플레이션감축법)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1898억원을 반영한 수치다. 이를 제외하면 실제 영업손실 규모는 3976억원 수준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 3747억원에 이어 2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셈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상대적으로 선방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북미 전기차(EV) 수요 둔화에도 불구하고 ESS와 원통형 배터리 판매가 확대되면서 매출 방어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분기 ESS 매출 비중이 전체의 20% 중반까지 확대되면서 ESS가 새로운 성장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회사는 최근 유럽 완성차 업체들과 46시리즈 원통형 배터리 공급 논의를 확대하고 있으며, 수주 잔고도 440GWh 이상으로 늘렸다고 밝혔다.
삼성SDI는 적자 폭을 크게 줄이며 반등 기대감을 키웠다. 삼성SDI는 올해 1분기 매출 3조5764억원, 영업손실 155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6% 증가했고, 영업손실 규모는 64.2%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561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전력용 ESS와 UPS(무정전전원장치), AI 데이터센터용 BBU(배터리백업유닛) 수요 증가가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미국 ESS 현지 생산 확대에 따른 AMPC 수혜(805억원)와 고부가 원통형 배터리 판매 증가도 수익성 개선에 힘을 보탰다.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소재를 담당하는 전자재료 사업 역시 안정적인 흑자를 이어가며 실적 버팀목 역할을 했다.
업계에서는 삼성SDI가 사실상 실적 저점을 통과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최근 메르세데스-벤츠와 대규모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한 데다, 하반기부터 전기차 신규 프로젝트 양산이 본격화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회사 역시 올해 하반기 분기 흑자 전환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언급한 상태다.
반면 SK온은 올해 1분기에도 대규모 적자를 이어갔다. SK온은 1분기 매출 1조7912억원, 영업손실 349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1.6% 증가했지만 적자 폭은 16.7% 확대됐다.
SK온의 부진은 북미 공장 가동률 부담과 초기 비용 증가의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특히 미국 공장의 수율 안정화가 예상보다 지연되면서 고정비 부담이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여기에 공격적인 증설 전략에 따른 감가상각비 증가도 실적 부담으로 작용했다.
SK온은 이번 분기에도 적자 행진을 이어가며 6개 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21년 10월 출범 이후 2024년 3분기를 제외하고는 단 한 차례도 흑자를 내지 못했다. 다만 회사는 유럽 소형 전기차 시장 회복과 ESS 수주 확대를 반등 카드로 제시했다. 실제 유럽과 아시아 지역 판매가 회복세를 보이며 공장 가동률도 일부 개선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각 사는 하반기 ESS를 실적 반등의 핵심 열쇠로 쥐고 사업 체질 개선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우선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시장 선점을 위해 미국 테네시주 스프링 힐 공장의 라인 일부를 ESS 전용 LFP(리튬·인산·철) 라인으로 전환, 하반기 본격 양산에 돌입한다. 특히 자회사 버텍을 통해 단순 배터리 공급을 넘어 시스템 통합(SI) 솔루션까지 제공하며 북미 전력망 시장을 공략, 연말까지 ESS 매출 비중을 50%까지 끌어올린다는 복안이다.
삼성SDI는 AI 데이터센터 확산에 따른 전력 공백을 메울 'BBU(배터리백업유닛)'와 일체형 ESS 솔루션 'SBB(삼성 배터리 박스)'로 승부수를 던졌다. 고주전력 수요에 특화된 고부가 원통형 배터리와 화재 예방 소프트웨어 기술력을 앞세워 중국산 저가 공세를 차단하고, 하반기 중 배터리 3사 중 가장 먼저 분기 흑자 전환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SK온 역시 충남 서산공장에 LFP ESS 전용 라인 구축을 공식화하며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나섰다. 미국 플랫아이언 등 현지 에너지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컨테이너형 ESS 수주를 확대하는 한편, 전기차용 파우치 배터리에서 검증된 에너지 밀도 기술을 ESS에 이식해 하반기 반등의 발판을 마련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업계가 과거처럼 단순 전기차 배터리만으로 실적을 내는 구조에서 벗어나 ESS와 AI 인프라용 배터리 등으로 사업 축이 이동하고 있다"며 "지난해까지는 ESS 기반을 다져놓았던 시기였고, 올해 하반기에는 북미 정책 변화와 ESS 수요 확대 여부가 실적 방향성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고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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