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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증인대 서는 강호동·이석준···농협 지배구조·내부통제 '진퇴양난'

금융 은행 2024 국감

증인대 서는 강호동·이석준···농협 지배구조·내부통제 '진퇴양난'

등록 2024.10.14 15:13

수정 2024.10.14 15:15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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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8일 국회 농해수위 국감서 나란히 증인 소환농협은행 올해 5차례 금융사고 확인···'내부통제 부실'중앙회서 계열사 인사 관여···"금융당국 감독 강화해야"

이석준 농협금융지주 회장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이석준 농협금융지주 회장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강호동 농협중앙회장과 이석준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나란히 국정감사 증인대에 오른다. 여야는 내부통제 실패에 따른 잇단 금융사고와 지배구조 문제에 대해 강하게 질타할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는 오는 18일 농협중앙회 국정감사를 열고 강 회장과 이 회장을 증인으로 소환한다. 지난해엔 강 회장이 조기 퇴장하고 이 회장은 해외 출장을 이유로 불참했지만 올해는 모두 출석할 예정이다.

농림축산식품부를 담당하는 농해수위는 매년 국정감사에서 농협금융그룹의 농업 지원정책 등을 감사해왔다. 농협금융에 대한 국정감사는 통상적이지만 올해는 사뭇 다른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금융당국이 농협금융지주의 지배구조 문제를 지적하고 있는데다 올 들어 다섯차례나 금융사고를 냈기 때문이다.

여신업무를 담당했던 농협은행 직원은 지난 3월 부동산 관련 담보 대출을 취급하는 과정에서 110억원 규모의 배임을 저질렀다. 부동산 계약서상 금액이 실거래 금액보다 높은 부동산 거래에 대출을 내주면서 회사 측에 손실을 입혔다.

농협은행은 지난 5월에도 배임 및 공문서 위조 사고로 고개를 숙였다. 지난 2018년 7~8월 농협은행 직원은 부동산 가격을 고가 감정해 초과대출해 11억원 규모의 금융사고(업무상 배임)를 냈다. 은행 측이 입은 추정 손실액은 약 1억5000만원이다.

또한 다른 지점에서도 채무자가 위조한 공문서를 확인하지 못해 초과대출하는 사례도 적발됐다. 총 사고 규모는 53억원이며, 은행이 입은 손실은 2억9900만원으로 추산된다.

지난 9월에도 농협은행 직원의 횡령혐의가 추가로 드러났다. 농협은행은 지난 3월 금융사고 공시 이후 여신관련 사고예방 상시감시를 강화하던 중 서울시 소재 모 지점에서 횡령 가능성이 있는 부당여신거래 행위를 발견했다. 총 사고 금액은 약 117억원으로 추정된다.

농협은행은 국회 정무위원회 국감을 앞둔 지난 10일 올 들어 다섯번째 금융사고를 공시했다. 농협은행은 부동산담보대출 적정성 여부를 자체 감사 중 제3자에 의한 사기로 의심되는 이상 거래를 발견해 수사기관에 고소 조치했다. 은행 측은 대출 상환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부실한 내부통제의 민낯을 또 한번 드러낸 셈이 됐다.

이 회장은 이번 국감에서 농해수위 위원들로부터 내부통제 미흡에 대한 뭇매를 맞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임기가 만료되는 이 회장은 농협은행의 잇단 금융사고로 연임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강 회장은 농협금융지주의 지배구조 문제에 대한 질의를 받게 될 것으로 점쳐진다. 지난 4월 농협금융지주에 대한 정기검사에 나선 금융감독원은 농협중앙회가 농협금융지주와 계열사의 대표 인사에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문제로 지적해 왔다.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지주의 비상임이사는 중앙회장과 가까운 조합장이 맡으면서 사실상 중앙회장의 의견을 대변해왔다. 농협은행은 농협금융지주의 100% 자회사이고, 농협금융지주는 농협중앙회의 100% 자회사다.

농협중앙회장은 각 지역 및 직능 조합장이 직선제로 선출된다. 농협중앙회가 금융지주 지분 전량을 보유하고 있는 탓에 농협법상 금융계열사 인사권이 없는 농협중앙회장이 계열사 경영과 인사에 끼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금감원은 "농협중앙회 출신 직원이 중앙회 시군지부장으로서 관할 은행지점의 내부통제를 총괄해 내부통제 체계가 취약할 소지가 있다"며 "지주회사법, 은행법 등 관련 법규가 정하는 대주주 관련 사항과 지배구조법에서 정하는 지배구조 관련 사항에 대해 살펴보고 필요한 경우 개선을 지도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농협금융지주의 독특한 지배구조 탓에 앞서 지난 3월 NH투자증권 대표 선임을 놓고 강 회장과 이 회장은 서로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뉴스웨이와의 통화에서 "농협은행이 농협중앙회로부터 부당대출 등을 요구받았을 경우 예금자 피해로 이어지므로 농협은행의 독립성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며 "농협중앙회의 계열사 개입을 제한할 수 있도록 금융당국이 관리감독을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위원회 등을 구성해 금융당국이 은행 CEO 적격성 등을 판단해야 한다는 게 서 교수의 생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해 이 회장이 불참했던 농해수위 국감에서 쌀값, 라임사태 등이 다뤄졌지만 올해는 농협금융의 내부통제 부실과 지배구조 등 현안이 다소 무거워졌다"며 "이 회장과 강 회장이 진퇴양난에 빠진 상황에서 난감한 질문들이 쏟아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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