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투자 둔화 우려에 298만7000원→140만1000원 급락증권가 "펀더멘털 이상 없어"···AI 수요·LTA·주주환원 기대
국내 반도체 대장주인 SK하이닉스가 한 달여 만에 반토막 난 가운데 증권가의 목표주가는 오히려 높아졌다. 인공지능(AI) 투자 둔화와 메모리 업황 피크아웃 가능성이 반영돼 주가가 떨어졌지만 실적과 중장기 펀더멘털에는 큰 변화가 없다는 평가다. AI 메모리 수요와 장기공급계약(LTA), 주주환원 정책 등이 향후 주가 반등의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하이닉스 주가는 전날 140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기록한 장중 최고가 298만7000원과 비교하면 약 53% 급락한 수준이다.
이 같은 주가 조정에도 DB증권은 이날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고 목표주가를 기존 175만원에서 20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현재 주가 대비 상승여력은 42.8%에 달한다.
DB증권은 최근 주가 하락의 원인을 AI 투자 회수율(ROI)에 대한 우려와 메모리 업체들의 실적 눈높이 하향에서 찾았다. 하지만 이번 실적 발표를 통해 AI 투자 축소 가능성은 과도한 우려였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평가했다. 주요 빅테크 고객들의 AI 인프라 투자가 계속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장기공급계약을 협의하고 있어서다. AI 수요 증가 속도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도 재차 강조했다.
2분기 실적 역시 시장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한 것은 아니라는 평가다. 매출은 79조3000억원, 영업이익은 60조5000억원으로 최근 낮아진 시장 기대치에 대체로 부합했다. HBM4 출하 확대가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D램 가격 상승폭은 기대보다 작았지만 D램 가격은 전분기 대비 30%, 낸드는 53% 상승했다. DB증권은 D램과 낸드 영업이익률을 각각 81%, 65% 수준으로 추정했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목표주가를 올리면서도 올해 실적 전망은 오히려 낮췄다는 점이다. DB증권은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 전망을 각각 약 8% 하향했지만 내년 영업이익 전망은 기존보다 12% 상향했다. 올해보다 내년 이후 AI 메모리 수급이 더욱 타이트해질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를 반영해 목표주가도 내년 예상 실적 기준으로 산정했다.
다만 시장이 기대했던 주주환원 정책이 이번 실적 발표에서 공개되지 않은 점은 아쉬운 부분으로 꼽았다. 향후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이 발표될 경우 주가 반등 탄력이 더욱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다른 증권사들도 주가 급락과 별개로 SK하이닉스의 기업가치에는 큰 변화가 없다고 평가했다. 신한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기존보다 낮춘 270만원으로 제시했지만 현재 주가는 과매도 구간이라고 진단했다. 단기적으로 주가 회복 속도는 더딜 수 있어도 이익 증가 방향과 함께 반등 흐름이 재개될 것이란 관측이다.
한화투자증권은 장기공급계약(LTA)에 주목했다. 메모리 업체와 고객사 간 장기계약이 확대되면 과거처럼 극심한 공급과잉과 가격 붕괴가 반복되는 구조가 바뀔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감익기에도 최소 30%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며 목표주가 315만원을 제시했다.
삼성증권은 AI 투자 둔화 우려 자체가 과도하다고 평가했다. AI 데이터센터 투자와 서버 D램 수요는 오히려 확대되고 있으며 내년에는 공급 증가율이 둔화되면서 수급이 더 타이트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목표주가는 기존 35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낮췄지만 현재 주가는 내년 예상 실적 기준으로도 충분히 저평가 구간이라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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