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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ADC 집적지' 되는 송도···K-클러스터 시너지 기대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ADC 집적지' 되는 송도···K-클러스터 시너지 기대

등록 2024.09.27 08:02

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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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바·셀트리온 이어 롯데·SK 등 대거 이주바이오기업 몰리자 'R&D·생산·상업화' 전 밸류체인 구축 "좋은 에코시스템 갖춰, 상업화까지 물 흐르듯 가야"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인천 송도 바이오 클러스터에 차세대 기술들이 몰리고 있다. 그 중에서도 유망 항암제 기술로 주목 받는 항체약물접합체(ADC) 개발이 활발한 모습이다.

이는 송도에 둥지를 트는 바이오기업이 늘어난데 따른 영향으로, 생태계 확장으로 인한 시너지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ADC는 표적약제인 '단일클론항체'와 암세포를 죽이는 역할을 하는 '세포독성 페이로드'(약물)를 링커를 통해 하나로 결합시킨 접합체다. ADC는 기존 세포독성항암제와 단일클론항체 약물의 단점을 보완하고 더 나은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 기술은 지난 2019년 영국 아스트라제네카(AZ)와 일본 다이이찌산쿄가 개발한 '엔허투'(성분명 트라스투주맙+데룩스테칸)가 좋은 치료 효과를 보이면서부터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도가 올라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 데이터에 따르면 글로벌 ADC 시장 규모는 오는 2029년 360억 달러(약 50조 원)에 달할 전망이다.

일찍이 송도에 자리를 잡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경쟁력 강화를 위해 ADC 기술 내재화에 나섰다.

회사는 삼성물산, 삼성바이오에피스 등과 공동 출자한 삼성 라이프 사이언스 펀드를 통해 ADC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유망한 바이오 기업들에 잇달아 투자하고 있다. 앞서 작년 4월 ADC 링커 및 접합 기술 개발사인 스위스 '아라리스 바이오텍'에 투자했고, 9월에는 국내 바이오기업인 '에임드바이오'에 투자했다. 지난 3월에는 ADC 기술을 보유한 미국 소재 기업 '브릭바이오'에 투자했다.

이와 함께 회사는 기존 1~4공장이 모여 있는 제1바이오캠퍼스 인근에 ADC 전용 생산 공장을 짓고 있다. 이는 ADC CDMO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조치로 연내 가동이 목표다.

CDMO기업인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지난 3월 송도에 항체의약품 생산시설 착공을 시작했으며, ADC 설비를 갖춘 미국 시러큐스 공장과의 연계를 꾀하고 있다. 앞서 롯데바이오는 지난해 시러큐스 공장을 인수하며 사업을 본격화했다.

현재 회사는 시러큐스 공장에 ADC 생산설비 투자를 진행 중이다. 공장 노하우와 인력을 활용해 송도 공장의 경쟁력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롯데바이오는 역량 내재화를 위한 다양한 오픈 이노베이션을 펼치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4월 국내 바이오텍인 피노바이오와 전략적 업무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ADC 파이프라인의 항체 및 ADC 생산 우선 공급자 요건을 확보한 바 있다. 작년 7월에는 기술 플랫폼 내재화를 위해 국내 바이오 벤처 '카나프테라퓨틱스'와 공동개발에 나섰다.

신약개발 분야에서도 ADC 기술 확보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셀트리온은 2029년 첫 제품 상업화를 목표로 ADC 신약 3종을 선정하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중 ADC 신약 후보물질 2종을 연내 공개할 계획으로, 이르면 오는 11월께가 될 전망이다.

셀트리온이 ADC 신약개발에 나선 이유는 글로벌 성장세가 가파른데다 바이오시밀러 등 기존 항체치료제와의 시너지도 기대해 볼 수 있어서다. 이를 위해 회사는 ADC 특화 기업인 중국 '우시 XDC'(이하 우시), 영국 ADC 개발사 '익수다 테라퓨틱스', 피노바이오 등 국내외 다양한 기업과 협업도 진행하고 있다.

ADC 신약 및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추진 중인 동아에스티는 송도에 전용 생산공장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 앞서 회사는 지난해 ADC 전문 기업 '앱티스' 인수하며 고유의 3세대 ADC 링커 기술 특허를 확보하고 연구개발을 본격화했다.

동아에스티가 ADC 생산 거점을 송도로 정한 데엔 에스티팜, 에스티젠바이오 등 계열사 간의 시너지 효과 창출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동아쏘시오그룹은 지난 2011년 송도에 14만4000여㎡의 부지를 매입한 바 있으며, 이곳에 동아쏘시오 및 동아에스티 R&D센터와 에스티젠바이오 항체의약품 공장이 자리 잡고 있다.

송도라는 지리적 이점도 영향을 끼쳤다. 회사측은 "바이오 클러스터 입주시 인력교류 등 이점이 많다. (생산부지를 선정할 때) 그런 부분이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SK바이오팜은 내년 하반기 완공 예정인 송도 신사옥(글로벌 R&PD센터)에 입주해 ADC 뒤를 잇는 차세대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곳에는 미국 cGMP 수준의 R&D 및 공정 체계를 갖춘 '파일럿 플랜트(Pilot Plant)'가 도입될 예정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미래 성장동력이 될 CGT(세포유전자치료제), mRNA, 바이럴벡터 등의 연구 과제를, SK바이오팜은 방사성의약품(RPT), 표적단백질분해치료제(TPD), CGT 등의 연구 과제를 본격적으로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업계는 송도에 다양한 기술과 기업들이 몰리고 있는 만큼 한국판 바이오 클러스터의 성공사례가 나올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송도는 경제자유구역으로 투자유치에 유리한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고 지리적으로 바이오 원부자재 수출입에 유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초기에는 삼성바이오·셀트리온 등 대형 CDMO기업을 중심으로 클러스터가 형성됐으나 글로벌 인지도, 연구 인프라 등의 확대로 연구개발-생산-상업화 전 밸류체인을 갖춘 전형적인 바이오 클러스터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상임부회장은 "클러스터는 집중화가 돼야 하고 전문성이 있어야 한다. 처음은 각 기업, 각 지자체의 핵심 기술로 시작하지만 장기적으로 세울 땐 상업화까지 물 흐르듯 흘러가게끔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인력이 몰리면 좋은 에코시스템(생태계)을 갖추게 된다. 현재 송도의 에코시스템은 R&D부터 생산, 상업화까지 모든 부분을 커버할 수 있는 상태로 진화하고 있어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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