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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엔데믹 후 사정 어려운데···노사 접점도 못 찾는 네카오

IT 인터넷·플랫폼

엔데믹 후 사정 어려운데···노사 접점도 못 찾는 네카오

등록 2024.09.10 07:00

김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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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노조 웹툰, 스노우 등 계열사 임단협 아직 진행카카오 노조, 교섭 결렬···쟁의권 확보 시 단체 행동 계획"노사 간 한발씩 물러나야···시간 길어지면 상황 안 좋아져"

네이버와 카카오가 노사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그래픽=홍연택 기자네이버와 카카오가 노사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그래픽=홍연택 기자

국내 양대 플랫폼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엔데믹과 함께 어려운 시기를 보내는 가운데, 노사 관계에서도 접점을 찾지 못하는 위기에 처했다. 특히 카카오는 총수 구속이라는 초유의 사태 속 계열사 매각 이슈가 겹치며 노조와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이하 카카오 노조)는 9일 서울 강남 뮤렉스 파트너스 본사 앞에서 카카오VX 사모펀드 매각 반대 피켓팅을 진행해 "성급한 구조조정은 불안정한 고용 분위기를 조성할 뿐"이라고 주장했다.

카카오게임즈 자회사인 카카오VX는 스크린골프 사업을 중심으로 골프용품, 골프 플랫폼 등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벤처캐피털(VC)인 뮤렉스파트너스가 카카오VX 경영권 인수를 추진 중에 있다.

이 과정에서 구조조정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 서 지회장은 "코로나19 이후 골프 산업 자체가 하향화되며 약간의 위기를 맞았고, 지난해 일부 구조조정을 단행해 약 100명이 희망퇴직을 한 바 있다"면서 "1년이 지난 현시점에서 이제는 희망퇴직 정도가 아닌 일부 사업 부서를 아예 철수한다고 발표하고, 희망퇴직에 응하지 않은 직원들 대상으로 개별 면담과 함께 자택 대기발령과 급여 삭감을 언급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카카오VX가) 운영이 힘든 상황이 아님에도 9월 말까지 인원을 줄이지 않으면 안 될 것처럼 이야기하며 고용불안에 떨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 지회장에 따르면, 회사는 100명 정도의 인원을 구조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 노조가 9일 서울 강남 뮤렉스파트너스 본사 앞에서 카카오VX 사모펀드 매각 반대 피켓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김세현 기자카카오 노조가 9일 서울 강남 뮤렉스파트너스 본사 앞에서 카카오VX 사모펀드 매각 반대 피켓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김세현 기자

카카오 노사는 임금 협상과 관련해서도 마찰을 빚고 있다. 카카오 노조는 지난달 29일 사측에 교섭 결렬 공문을 발송한 뒤 이달 3일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했다. 카카오 노조는 결렬선언문에서 지난 1년간의 경영쇄신 과정을 비판하며 "단체협약으로 제출된 노동조합의 쇄신 요구사항에 대해 논의도 없고, 쇄신 과제가 일부 완료된 것처럼 알리며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했다.

현재 카카오 노조가 지적하고 있는 건 ▲회전문 인사 ▲경영진 배임·횡령 ▲인사검증 ▲무분별한 스톡옵션 ▲일방적인 제도 변경 ▲부실한 조직 관리 ▲폐쇄적인 리더십 등이다. 최근 카카오의 쇄신 정책에 구조조정과 계열사 매각이 포함된 점도 고용 불안을 높이는 사안이다.

서승욱 카카오 노조 지회장은 이날 진행된 카카오VX 사모펀드 매각 반대 피켓팅 현장에서 "지난주 최종 교섭 결렬을 밝혔으며, 오는 13일 경기지방노동위원회 1차 조정 회의를 진행한다"며 "조정 중지 결정 후 쟁의권을 획득하게 되면 여러 가지 단체 행동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도 임금 협상과 관련해 노조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전국화섬식품노동조합 네이버지회 '공동성명'은 지난달 소식지를 통해 네이버 계열사 중 네이버웹툰, 스노우, 네이버제트 등의 일부 법인들이 아직 임금 및 단체협약을 체결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네이버 노조 측은 "현재도 쟁점이 좁혀지지 않고, 교섭이 지난하게 이어지고 있다"며 "노동자 활동에 대한 쟁점과, 추가 보상 설계에 대한 논의를 노조와 같이하자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으나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고 했다.

계열사뿐 아니라 본체의 협상도 순탄하지 않았다. 네이버 노사는 지난 1월부터 임단협을 진행했다. 그러나 사측의 임금 4.8% 인상 제안을 노조 측이 수용하지 않으면서 협상이 6개월 이상 지속됐다. 이후 지난 6월 말 네이버 노사는 올해 임금을 5.8% 인상하기로 합의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코로나 팬데믹 당시 비대면 문화 확산에 따라 양사는 역대급 실적을 거두고, 고속 성장세를 보이며 호황을 누렸다. 특히 광고, 커머스 등이 고르게 성장하며 개발자 등 인력을 대거 영입했으나, 팬데믹 이후 성장 둔화에 투자를 줄이거나, 신규 채용을 줄이는 추세다. 실제로 네이버는 팬데믹 시기이던 2020년 신규 채용 수를 700명으로 늘린 바 있다. 카카오 역시 같은 기간 938명을 신규 채용했으나 지난해 양사 모두 각각 231명, 452명으로 신규 채용 인원을 줄였다.

업계 한 관계자는 "노사 간 협상을 진행하면 서로 한 발씩 물러서는 부분이 있어야 한다"면서 "계속 지지부진한 상태가 이어진다면 기업에도 안 좋은 상황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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