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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생물보안법 기회 노리는 인도···국내 기업도 협업 '활발'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생물보안법 기회 노리는 인도···국내 기업도 협업 '활발'

등록 2024.07.10 15:44

수정 2024.07.17 20:49

이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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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기업, 위탁개발생산 사업 본격화···정부, 제약·바이오 산업 육성 박차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인도 기업이 미국 생물보안법 수혜를 노리고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10일 외신과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에 따르면 다수의 인도 제약바이오사가 바이오의약품 CDMO 시설 착공에 들어가거나 시설 가동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인도는 일명 '세계의 약국'으로 불리우나 전통적으로 저분자 활성의약품원료(API), 제네릭 완제의약품 중심이었다. 고분자 바이오의약품 사업은 아직 초기 단계고, 위탁생산 시장에도 바이오의약품은 없었다.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인도 대형제약사 닥터 레디스(Dr. Reddy's)의 자회사 오리겐(Aurigene)은 인도 하이데라바드에 바이오의약품 CDMO 시설을 착공했다.

인도 대형제약사 바이오콘의 자회사 신젠은 6000명 이상의 과학자 인력을 보유해 표적 선택부터 개발 및 상업 생산에 이르기까지 전주기 걸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신젠은 지난해 7월 스텔리스 바이오파마(Stelis Biopharma)에서 백신 생산공장을 인수하고 기존 백신 제조 시설을 항체치료제 위탁생산공장으로 전환하기 위해 8600만달러(약 120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해당 시설에는 원료의약품 생산을 위한 일회용 바이오리액터 기반 총 2만리터(ℓ)와 임상원료 생산을 위한 6000ℓ 규모 일회용 바이오리액터가 있고, 하루 최대 100만 바이알을 생산할 수 있는 2개의 고속 바이알 충진라인도 포함돼 있다.

인도에서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엔젠(Enzene)은 올해 3분기 미국 뉴저지에 500ℓ 및 2000ℓ 바이오리액터를 갖춘 제조시설의 첫 번째 단계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 GMP 시설은 임상 및 상업 제조를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아라겐(Aragene)은 최근 인도 벵갈루루에 파일럿 규모 단일항체치료제 위탁생산시설을 개소했다. 2000ℓ 규모의 여러 일회용 바이오리액터를 갖춘 GMP 제조시설을 올해 말까지 가동할 계획이다.

또 미국 캘리포니아 모건 힐에 건설 중인 제조시설은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펩타이드 및 항체-약물접합체(ADC)와 같은 틈새 영역에 집중하고 있으며 올해 말 완전 가동 예정이다.

인도 정부의 제약·바이오 사업 지원 의지가 확고한 가운데 관련 기업도 정부에 적극적인 지원책을 요구하는 모양새다.

외신에 따르면 키샨 레디(Kishan Reddy) 인도 석탄부 겸 광산부 장관은 지난 7일(현지시간) 하이데라바드의 HITEX 전시 센터에서 열린 제73회 인도 약학 학회 폐막식에서 하이데라바드를 '세계 제약의 수도'로 만들자고 촉구했다.

레디 장관은 "제약 부문의 인도 전체 수출 5% 이상을 차지한다고 지적"하며 "중앙 정부는 제약 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제조업 전반의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약 1조5000억루피를 투자해 국산화를 지원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약학 대학 설립 계획을 환영하며 필요한 지원을 위해 정부와 함께 노력하겠다"라며 "인도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지도력 아래 글로벌 제약 허브로 부상하고 있다"고 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인도 제약사는 오는 23일에 예정된 예산안 발표를 앞두고 의약품 연구 개발을 위한 재정지원과 세금 인센티브 수혜를 기대하고 있다.

크리쉬나 엘라(Krishna Ella) 바랏 바이오텍(Bharat Biotech) 회장은 "인도 정부가 인도에서 개발된 새로운 물질에 대해 5~10년 동안 소득세를 일부 면제해 준다면 혁신을 풀뿌리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고, 기업들은 혁신에 투자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지난 5일(현지시간) 말했다.

리서치 회사 번스타인은 지난 3월 총리에게 보내는 공개 서한을 통해 "인도는 혁신 의약품을 개발하고 적절한 가격으로 수익성 있게 제조할 수 있는 내수 시장을 만들어야 한다"며 "혁신을 촉진하기 위해 신약에 대한 보험 적용과 제조 및 임상시험에 대한 업데이트된 규제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국내 기업도 인도 제약사와 협력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인도 제약사 '닥터레디스 래버러토리즈'의 자회사 '오리진 파마슈티컬스 서비스'와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한독은 지난 5월 인도계 바이오 기업 '바이오콘'과 GLP-1 유사체 계열 당뇨·비만 치료제 리라글루티드에 대한 국내 독점 판매·유통 계약을 체결했다. 노보노디스크의 당뇨·비만 치료제 빅토자·삭센다와 동일 성분으로, 국내 상용화는 두 제품의 특허가 만료되는 2025년 이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2022년 식품의약품안전처 수입통계에 따르면 국내 제약사가 원료의약품을 수입한 곳은 중국(1조2000억원), 인도(4000억원)가 각각 1위, 2위를 차지했다. 한국 기업이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공급원을 다양화하는 경향에 따라 인도발 원료의약품 수입물량은 점점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인도 제약 산업이 급성장하고 있는 반면, 의약품 품질은 아직 불안정한 모양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FORM(양식) 483'을 받은 11개 글로벌 기업 중 8곳이 인도 제약사다.

483 양식은 FDA이 시설 점검을 수행한 후 발행하는 공식 문서다. 이 문서는 점검 중 발견된 잠재적인 위반 사항이나 불일치를 기록한다. 제약 회사가 생산 현장의 품질 표준을 크게 개선하도록 보완을 요구하는 문서로, 회사는 15영업일 이내로 FDA에 답변을 보내야 한다. 이후 실사 등급 'OAI(부적격 등급)'를 받을 경우 '워닝 레터(Warning Letter)'가 발부된다.

올해 양식 483을 제출한 8개 인도 기업은 시플라(Cipla, 3회), 토렌트 제약(Torrent Pharmaceuticals, 1회), 닥터 레디스(1회), 로러스 신테시스(Laurus Synthesis, 1회), 유기아 제약(Eugia Pharma, 4회), 자이더스 생명과학(Zydus Lifesciences Ltd, 2회), 알켐 연구소(Alkem Labs, 1회), 주빌런트라이프사이언스(Jubilant Lifesciences, 1회) 등이다.

FDA에 따르면 2008∼2020년 의약품 생산 설비·제조 과정에 대해 보완을 요청하는 '워닝레터'(Warning Letter)를 받은 국가별 비중은 인도가 22%로 중국(18%), 미국(16%)에 앞서 가장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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