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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아버지가 남긴 '스판덱스'···조현준 회장, 돈 쏟아붓는다

산업 에너지·화학

아버지가 남긴 '스판덱스'···조현준 회장, 돈 쏟아붓는다

등록 2024.04.05 07:54

김다정

  기자

조석래 명예회장 '기술경영' 유지 받들어···1조원 투자 단행타이어코드 떼어낸 조 회장···새로운 성장동력 발굴 과제바이오 섬유로 친환경 의류 공략···"효성티앤씨 반등 시작"

조현준 회장이 친환경 소재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그래픽=박혜수 기자조현준 회장이 친환경 소재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그래픽=박혜수 기자

'포스트 조석래' 시대를 준비하는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고(故) 조양래 명예회장의 '기술 중심' 경영을 이어간다. 불황 속에서도 바이오 원료 신사업 투자를 이어가며 '세계 1위' 스판덱스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낸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효성티앤씨는 친환경 제품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글로벌 소재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바이오 사업에 1조원의 대규모 투자를 진행한다.

베트남에 연산 20만톤의 바이오 부탄다이올(BDO) 생산 공장을 신설하는 이번 투자로 효성티앤씨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바이오 스판덱스 공장을 확보하게 됐다. 원료부터 섬유까지 수직 계열화를 통해 바이오 스판덱스 일관 생산 체제를 갖추게 된 것은 세계 최초다.

'글로벌 1위' 스판덱스···친환경 소재 개발 앞장


'섬유의 반도체'라고 불리는 스판덱스는 1990년대 조석래 명예회장이 직접 연구개발을 지시한 것이다. 1997년 자력으로 스판덱스 상업화에 성공한 이후 13년 동안 세계 시장 점유율 30% 이상으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조 명예회장의 뒤를 이어 경영 일선에 나선 조현준 회장도 부친의 '기술 중심주의' 경영철학을 이어받아 이제 스판덱스는 친환경으로 옷을 갈아입고 있다.

친환경 제품을 원하는 고객 요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리사이클 섬유와 함께 원료부터 친환경 섬유 소재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현재 섬유 부문 매출의 4%를 차지하는 친환경 섬유 판매량을 2030년까지 약 20%로 5배 이상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번에 신설 공장에서 생산되는 BDO도 사탕수수나 옥수수 등에서 나오는 당을 발효시키는 방식으로 제조해 석탄 등 기존의 화석 원료를 100% 대체한 제품으로 친환경 소재 시장에서 각광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에는 스판덱스뿐 아니라 다양한 산업군에서 사용처를 넓혀가고 있다.

조 회장은 "기존 화석 원료를 친환경 원료로 전환하는 바이오 사업은 100년 효성의 핵심 주축이 될 것"이라며 "바이오 BDO와 바이오 스판덱스 일관생산시스템을 기반으로 글로벌 친환경 시장 공략을 강화해 효성의 프리미엄 브랜드 위상을 높여 나가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형제 공동 경영' 다음은 계열분리?···신사업 육성 과제


특히 조현준 회장으로서는 2개 지주사 체제로 전환을 앞둔 신사업을 육성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형제 공동 경영이 사실상 계열분리 수순으로 보는 가운데 스판덱스와 함께 주력 상품이었던 효성첨단소재의 타이어코드와 탄소섬유가 떨어져 나갈 경우 '친환경' 사업이 수익성을 뒷받침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미 효성 내 가장 많은 매출을 담당하는 효성티앤씨는 앞으로 ㈜효성의 핵심 계열사로서 성장을 이끌 예정이다. 이를 통해 조 회장의 경영능력을 한층 강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경영환경이 좋지 않았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스판덱스 수요가 회복세를 보인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여기에 중국 내 스판덱스 생산업체 수도 계속 감소하고 있다. 추후 지속적인 투자를 할 수 있는 재무적 여력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이다.

이진명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스판덱스 수요는 춘절 이후 고객사들의 재고축적과 경기회복 영향으로 10만톤 증가가 예상된다"며 "신증설은 하반기 8만톤이 예정돼 있으나, 과거 2년간 평균 2~3만톤의 설비 폐쇄가 나타난 점을 감안하면 순증설은 6만톤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김도현 SK증권 연구원도 "올해는 스판덱스 가격과 스프레드의 점진적 회복이 예상돼 효성티앤씨의 수혜로 작용할 것"이라며 "스판덱스 순증설 역시 8만톤 규모로 수요 성장을 하회하는 증설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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