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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영원, '실적 악화'에도 이사 보수 한도 증액···누굴 위해?

유통·바이오 패션·뷰티

영원, '실적 악화'에도 이사 보수 한도 증액···누굴 위해?

등록 2024.03.15 15:47

수정 2024.03.15 16:27

윤서영

  기자

오는 29일 주총서 이사 보수 관련 안건 상정성기학·성래은 등 '오너일가' 연봉 늘어날 듯"시장 상황 급변···경영진 역할 중요한 시점"

영원무역그룹이 올해 정기주주총회에서 이사 보수 한도 증액을 안건으로 다룰 예정이다. 그래픽=이찬희 기자영원무역그룹이 올해 정기주주총회에서 이사 보수 한도 증액을 안건으로 다룰 예정이다. 그래픽=이찬희 기자

지난해 부진한 성적표를 받은 의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 영원무역과 지주사인 영원무역홀딩스가 나란히 이사 보수 한도 늘리기에 나선다.

정기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경기 침체 장기화로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자 이사 연봉 총액을 감축·유지하는 등 경영 효율화에 동참하는 일부 유통업체들의 행보와는 대조되는 분위기다.

특히 업계는 영원무역그룹의 오너일가가 이사회 구성원에 포함돼 있는 탓에 해당 안건에 대한 비판 역시 피해 가긴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영원무역홀딩스와 영원무역은 오는 29일 열리는 정기주총에서 '이사 보수 한도액 승인'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영원무역홀딩스는 이사 보수 총액 한도를 작년 50억원에서 올해 75억원으로, 영원무역은 8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각각 50%, 25% 늘린다.

눈에 띄는 건 영원무역홀딩스의 이사 수는 작년과 같은 5명을 유지하는 반면 영원무역은 지난해(10명)보다 이사 수를 3명가량 줄이는 데도 불구하고 이들의 보수를 늘린다는 점이다.

앞서 영원무역의 이사 보수 총액 한도는 2020년 40억원에서 2021년 50억원으로 늘었으며 지난해 80억원으로 대폭 증가했다. 이 기간 실제 지급된 이사 보수 총액도 2020년 33억원에서 2021년 37억원, 2022년 49억원, 2023년 80억원 등으로 늘었다.

영원무역그룹이 지난해 다소 아쉬운 실적을 거뒀음에도 이사 보수 한도 확대에 나선 건 이례적일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 평가다.

지난해 국내에서 '노스페이스'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영원아웃도어가 주력 제품인 '눕시 재킷' 인기에 힘입어 호실적을 기록했지만 영원무역이 글로벌 의류와 자전거 시장 수요 감소 영향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지난 2017년부터 5년간 외형과 수익성 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 왔던 영원무역홀딩스의 실적도 내리막을 걷게 됐다.

실제 영원무역홀딩스의 연결 기준 작년 한 해 매출은 4조3498억원으로 전년(4조5339억원) 대비 4.1%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3.3%(1조22억원) 줄어든 8688억원을 기록했다.

영원무역홀딩스 관계자는 "지난해 연결 영업이익 기준 당사와 유사한 규모를 가진 지주사들의 평균 이사 보수 한도는 3.0%, 동종업계는 2.1% 수준"이라며 "이에 반해 당사가 제안한 한도는 0.85%에 불과해 합리적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급변하는 경영 여건 속 경영진의 역할이 더욱 중요한 만큼 이에 상응하는 보수 체계가 필요했던 부분도 있었다"며 "보수 한도가 증액되더라도 올해 영업 상황과 성과 등을 다양하게 고려해 집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영원무역은 이번 주주총회를 통해 성기학 영원무역·영원아웃도어 대표이사 회장과 성래은 영원무역·영원무역홀딩스 부회장을 각각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며 '부녀 경영'도 지속할 전망이다. 성 회장은 영원무역그룹의 창립자이며 성 부회장은 성 회장의 차녀다.

회사 측은 "산업에 대한 폭넓은 경험과 이해도를 보유하고 있는 성 회장이 이사회의 역량을 강화하고 회사가 글로벌 선도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성 부회장은 높은 이해도와 전문성을 바탕으로 회사가 지속해서 성장하는 데 기여할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한편 영원무역홀딩스는 최근 직원들에게 특정 영화 관람을 독려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선 바 있다. 이승만 전 대통령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 '건국 전쟁'의 관람권과 영수증 등을 첨부할 경우 직원 1인당 5만원의 문화생활 지원비를 지급한다고 사내 공지하면서다.

무엇보다 영원무역홀딩스가 통상적인 영화 티켓 가격을 훌쩍 뛰어넘은 금액을 지원비로 책정하자 일각에선 정치적 편향성과 관련한 논쟁이 오가는 영화의 관객 수를 의도적으로 늘리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다만 영원무역홀딩스 측은 당시 직원 복지를 위해 일상적으로 하는 사내 이벤트일 뿐 특별한 의도는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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