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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한남동도 모른다고?"···카톡 'AI 대화 요약·말투 변경' 써보니

IT 인터넷·플랫폼

"한남동도 모른다고?"···카톡 'AI 대화 요약·말투 변경' 써보니

등록 2023.12.22 07:05

김세현

  기자

지난 18일, 카톡 실험실 'AI 기능' 추가···이용자 몰려AI 오타‧띄어쓰기 지켜···"신기하고 재밌다"는 반응 많아젠더갈등 탓? 한남동은 "모른다"···AI 문맥 분석은 낙제점

카카오톡의 AI 말투 변경 기능 사용 사진. 사진=김세현 기자카카오톡의 AI 말투 변경 기능 사용 사진. 사진=김세현 기자

"강남구 대치동은 알아도, 용산구 한남동은 몰라요."

최근 공개된 카카오톡의 AI 기능을 써본 기자의 한줄평이다. 말투 변경 기능에 "대치동에 갈래?"라고 입력하니 "대치동에 가시겠습니까?" 등으로 잘 바꿔주는데 "한남동 갈래?"라는 글에는 "바꾸기 어려운 내용입니다" 혹은 "잘 알지 못하니 그냥 넘어가 달라"고 한다.

한남·한녀 등 민감한 단어에 따른 남녀차별 논란을 의식한 카카오의 조치로 보이는데, 문맥에 맞춰 판단해야 하는 AI 기능으로는 낙제점이라는 생각이다.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한 '홍길동'이 떠올랐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지난 18일 '카톡이지 시리즈 4' 일환으로 이런 내용의 카카오톡의 AI 기능을 도입했다. 여기에서는 AI를 기반으로 안 읽은 대화를 요약해주거나, 대화 상대‧상황에 따라 말투를 변경할 수 있게 도와준다. 이번 AI 기능 중 첫 번째는 안 읽은 톡 대화를 요약해주는 것이다. 카카오는 "꼭 확인해야 할 톡방인데 잠시 대화에 참여 못한 사이 연락이 쌓이면 생기는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AI를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톡 AI 요약 기능을 사용한 사진. 사진=김세현 기자카카오톡 AI 요약 기능을 사용한 사진. 사진=김세현 기자

AI 요약 기능은 1:1 채팅방, 그룹 채팅방, 팀 채팅방에서 사용 가능하다. 안 읽은 메시지가 약 8개 이상인 대화방의 경우(모바일 카카오톡 기준) 활용할 수 있다. 카카오톡 PC‧모바일 버전 둘 다 사용해본 결과 예상보다 더욱 깔끔하게 대화가 요약됐다. 쌓인 대화가 많을 경우 내용이 섞이거나, 여러 사람의 대화가 맞물리는 느낌도 있지만, 흐름은 이해되는 수준이었다.

AI로 사용자의 말투를 변경해주는 기능도 매끄러웠다. 기자는 이를 체험하고자 '갠자나'라는 톡을 입력하니, 입력창 옆에 AI 표시가 뜨면서 ▲정중체 ▲상냥체 ▲임금체 ▲신하체 ▲로봇체 등 총 5종의 말투를 제공했다. 정중체는 "괜찮습니다" 상냥체는 "괜찮아요"로 표기하며 기자가 일부러 낸 오타 역시 수정해줬다.

신조어나 줄임말, 사자성어와 같은 어려운 단어도 AI가 인식 하는지 입력해봤다. "이하동문이야"라는 메시지를 입력하니 임금체로는 "짐도 같은 생각이오"를 로봇체로는 "동감" 등의 말로 변경됐다.

다만, 일부 문제점도 발견됐다. 기존에 존재하던 '이모지체'는 젠더갈등의 소지가 있는 '집게손'으로 변동되자 추가 업데이트를 진행해 해당 말투를 삭제한 상태다. 이전 버전 역시 20일 오전 중으로 사용할 수 없게 됐다.

이 외에도 '한남', '한녀' 등 남녀차별을 유발하는 단어의 경우 아예 말투 변경이 어려운 것을 확인했다. 특히 "한남동 갈래?" 혹은 "한남동은 멀어요"와 같은 동음이의어는 AI가 문맥을 구분하지 못하고, 말투 변경이 어렵다는 내용만 도출했다. 기자는 용산구 한남동 뿐만 아닌 ▲강남구 대치동 ▲종로구 평창동 ▲ 강서구 가양동 등 여러 지명을 입력해봤으나 한남이 들어가는 한남동을 제외한 모든 동네는 AI가 인식했다.

이에 대해 카카오 관계자는 "(AI가) 부적절한 단어 등을 학습한 것을 인지하자마자 관련해서 조치를 취해둔 상태"라며 "문맥 관련 등 기능을 개선해나갈 의지는 계속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 정식 출시한 기능이 아닌 점도 감안해주시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용자들은 카카오톡에 새로 도입된 AI 기능을 보고 '신기하다' '재밌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 이용자는 "진짜 요약을 하네, 더 써봐야겠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오히려 귀찮기도 하고, 내가 그냥 타자로 치면 되는 부분인데, 카카오가 AI를 사용하려고 일부러 추가하는 것 같다" 등의 나왔다. 카카오는 카카오톡 내 실험실을 통해 AI 기능에 대한 여론과 반응을 살핀 뒤 피드백 후 정식 출시를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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