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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골목상권 안 넘본다" 카카오···뱉은 말은 지켜야

오피니언 기자수첩

"골목상권 안 넘본다" 카카오···뱉은 말은 지켜야

등록 2023.10.25 13:18

강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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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rter
"골목상권을 침해하는 사업에는 절대로 진출하지 않겠습니다. 만약 그 부분(골목상권 침해)이 관여돼 있다면 반드시 철수하겠습니다"

2021년 국정감사 당시 국회에 출석한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 센터장이 여야 의원 질타에 내놓은 대국민 약속이다.

과연 이를 지킬 생각이 있긴 한 걸까? 카카오가 또다시 골목상권 관련 계열사 업종을 추가했다. 이번엔 물류 사업이다. 그중 이들이 노리는 영역은 상품 운송과 창고 보관 업무가 포함된 미들마일이다.

미들마일은 아직 아날로그 시스템이 주를 이루는 시장으로 디지털 전환(DX)에 대한 목마름이 가득한 곳이다. 플랫폼 기업으로서 기술과 경험을 갖춘 이들에게는 기회의 땅인 셈이다. 물론 경쟁자는 많다. 현재 정보통신기술(ICT) 사업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이곳에 뛰어든 형국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 시장이 운임 정산에 애로 사항이 있다는 점에 착안, 해당 금액을 먼저 지불하겠다는 배포마저 보인다. 시장 특성상 운임 정확도가 불분명해 매번 정산하는 데 한 달 이상 걸린다는 점을 놓고 봤을 때 카카오모빌리티가 내놓은 시스템은 매력적인 선택지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점만 봐선 안 된다. 이곳 미들마일 시장은 영세사업자가 대다수 포진한 그야말로 '골목상권'이다. 미들마일 시장이 아직 아날로그 방식을 고수하고 있는 까닭은 기본적으로 이곳에서 생계를 이어오는 사업자들이 전통적인 면모를 지녔기 때문이다. 조건과 별개로 이곳 사업자 모두가 반길 것이라 기대하긴 어려운 셈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하반기부터 차근차근 자사 서비스의 사전 등록을 실시해 미들마일 사업자들을 끌어모았다. 이를 기반으로 최근 연습 배차를 시작한 참이다. 다수 화물 주선사와 차주가 관심을 갖고 가입한 것으로 알려진다.

미래는 불 보듯 뻔하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T 기반의 브랜드파워로 이들 사업자를 더욱 끌어들여 시장을 선점하려 할 것이다. 시장의 고지에 서면, 사업자들에게 높은 수수료를 요구해 회사 덩치를 키울 것이다.

그렇게 되면 카카오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사업자도, 이용하는 사업자도 불만을 토로할 것이다. 거대 플랫폼 기업이 시장에 독점적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이유에서다. 그간 카카오 여타 서비스의 행보와 다를 것이 없다.

이전에 논란이 됐던 카카오택시, 카카오헤어샵, 카카오VX 등 전부가 비슷한 양상이었다.

다른 ICT 사업자들도 결과적으론 비슷한 마음가짐이겠지만, 카카오는 더 이상 그러면 안 된다. 이미 여러 차례 골목상권을 지키겠노라 다짐했다. 매번 말과 행동이 다르니 국감 때마다 불려 나온 김 센터장의 약속도 그저 보여주기식이 아닐지 하는 의구심이 든다.

실제로 계열사 수도 늘었다. 지난 8월 기준 총 144개다. 지난해 4월 김성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연말까지 계열사 30~40개 줄인다고 공언한 이후로도 6개가 증가했다.

이젠 바뀌어야 한다. 주주도 투자자도 바보가 아니다. 연일 리스크에 휘둘리고 잘못된 경영 방침을 고집하는 회사의 앞날을 축복하는 이는 없다. 카카오, 이젠 정말 약속을 지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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