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2025년 플라스틱 재활용 복합단지 나온다···SK지오 '울산ARC' 기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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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플라스틱 재활용 복합단지 나온다···SK지오 '울산ARC' 기대감

등록 2023.09.17 14:00

울산=

전소연

  기자

올해 10월 울산ARC 착공···총 1조8000억원 투입매년 폐플라스틱 32만톤 재활용···후처리 기술 눈길'3대 화학적 재활용' 기술 출사표···넷제로 '성큼'

울산ARC 조성 계획. 사진=SK지오센트릭 제공울산ARC 조성 계획. 사진=SK지오센트릭 제공

SK지오센트릭이 오는 10월 총 1조8000억원을 투입해 울산에 세계 첫 폐플라스틱 재활용 복합단지(울산ARC)를 착공한다. SK지오센트릭은 조(兆) 단위의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는 만큼, 그간의 경쟁력을 살려 석유화학 신사업을 선도하겠다는 목표다.

또 SK지오센트릭은 울산ARC 완공 시 매년 500㎖(약 15g) 213억개에 달하는 폐플라스틱 32만톤(t)이 재활용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SK지오센트릭이 독자 개발한 기술(후처리)도 업계서 주목받을 것으로 예측된다.

<span class="middle-title">울산ARC, 플라스틱·탄소감축 '두 마리 토끼' 잡는다

올해 10월 착공되는 SK지오센트릭의 세계 첫 폐플라스틱 재활용 복합단지(울산ARC) 부지. 사진=전소연 기자올해 10월 착공되는 SK지오센트릭의 세계 첫 폐플라스틱 재활용 복합단지(울산ARC) 부지. 사진=전소연 기자

"울산ARC는 총 21만5000㎡ 부지에 세계 최초 폐플라스틱 종합단지를 구축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플라스틱을 종합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공장을 구축한다는 것에 큰 상징적 의미가 있습니다."(SK이노베이션 관계자)

지난 13일 SK이노베이션은 전 세계 최초로 설립될 폐플라스틱 재활용 공장 '울산ARC'를 공개했다. 울산ARC는 SK이노베이션의 정유화학 복합단지(울산CLX) 내 대규모 부지에 건설되는 복합단지로, 내달 착공을 시작해 오는 2025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공장 입구에서 버스를 타고 약 7분여간 달리자 한눈에 봐도 널찍한 부지가 기자단을 맞이했다. 아직 부지정지 작업을 진행 중이라 현장은 썰렁한 분위기가 감돌았지만, 레미콘과 트럭이 꾸준히 움직이고 있어 착공 분위기를 가늠케 했다.

울산ARC에는 총 3개의 공정과 1개의 유틸리티 공급 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또 SK지오센트릭은 이곳에서 ▲열분해 ▲고순도 폴리프로필렌(PP) 추출 ▲해중합 등 '3대 화학적 재활용'을 선보여 탄소 감축과 쓰레기 문제 해결을 동시에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span class="middle-title">폐플라스틱의 재탄생···울산ARC의 의미는 '원료'

SK지오센트릭 화학적 재활용 예시. 그래픽=이찬희 기자SK지오센트릭 화학적 재활용 예시. 그래픽=이찬희 기자

구체적으로 열분해 기술은 폐비닐 등을 300도 이상의 고온으로 분해해 재활용 원유를 제조하는 기술이다. 투입 원료는 복합 재질 플라스틱 또는 재활용이 어려워 소각되던 플라스틱이며, 이를 ▲열분해유 ▲폐플라스틱 ▲후처리 열분해유 ▲AR ▲KERO/LGO 등으로 정제해 각종 제품 패키징으로 재탄생시킨다.

고순도 PP추출은 생활용품, 가전제품 등 오염된 PP를 초임계 상태의 용매에 녹여 순수 PP만을 추출하는 기술이다. 처리량은 연간 7만6000톤에 이른다. 특히 PP 제품은 오염으로 인해 기계적 재활용에 한계가 있는 제품들을 재활용하고 있다.

김기현 SK지오센트릭 PM은 "고순도PP 수출 공정의 경우 미국의 퓨어사이클 테크놀로지사와 함께 합작으로 진행하게 되며, 해중합 공정은 캐나다 루프인더스트리사와 협력한다"며 "깨끗하게 정제하는 후처리 공정은 SK이노베이션에서 독자 개발한 고유의 기술로 들어오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울산ARC 프로젝트가 갖게 되는 의미는 원료에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덧붙였다.

페트(PET)해중합 기술은 재활용이 어려운 페트병 또는 폐섬유를 화학적으로 분해(해중합)해 원료 물질로 되돌린 뒤, 다시 결합해 고품질 페트로 재탄생 시키는 기술이다. 실제 현장에서 직접 만져본 유색 페트 플레이크는 원단의 부드러운 감촉과 페트병의 까끌한 감촉 두 가지를 느낄 수 있었다.

박지훈 SK지오센트릭 PM은 "해중합 기술은 페트병이나 콜레스테롤 섬유를 해체시켜 플라스틱의 기초 원료로 되둘린 뒤 다시 해중합을 시키는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이물질을 제거한 뒤 물병 새로운 페트를 생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span class="middle-title">미래 먹거리에 폐플라스틱 낙점···기술협력·지분투자 등 '총력'
SK지오센트릭은 울산ARC를 국내에 건설하는 이유로 플라스틱 재활용의 성장성을 꼽았다. 유럽연합(EU)은 플라스틱 포장재에 재활용 소재를 30% 이상 쓰도록 법제화했고, 미국에서는 캘리포니아 등 일부 주에서 재생 원료를 2030년까지 50% 이상 사용하도록 하는 규정을 도입하고 있어서다.

특히 SK지오센트릭은 미래 먹거리가 될 플라스틱 재활용 분야의 기술과 생산 노하우를 국내에서 먼저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했다고 밝혔다.

이중 가장 눈길을 끌었던 것은 현장에서 만난 관계자들이 한목소리로 SK지오센트릭이 독자 개발한 열분해 후처리를 언급했다는 것이다.

열분해유는 재활용이 불가한 비닐, 라면봉지 등을 녹인 기름이다. 지금까지는 여러 부산물이 포함돼 품질이 다소 낮은 경유나 보일러 연료로만 활용할 수 있었다. 이 때문에 그간 부산물을 빼 순도를 높이는 후처리를 거쳐야 석유화학공정에 원유 대신 투입이 가능했다.

SK지오센트릭은 이를 위해 열분해유 후처리 기술을 독자 개발하고, 대전 유성구 SK이노베이션 환경과학기술원에 실증설비를 갖췄다. 실증설비는 선행연구를 거쳐 울산ARC 열분해 공장과 함께 지어질 예정이다.

울산CLX는 오는 2027년까지 약 5조원을 투자해 넷제로 달성을 앞당기겠다고 밝혔다. 투자 분야는 크게 ▲순환경제 구축(1조7000억원) ▲설비 전환 및 증설을 통한 친환경 제품 확대(3조원)이다.

최태원 회장도 지난해 3월 울산CLX를 찾아 "석유 중심의 에너지 네트워크를 잘 구축한 울산CLX는 계속해서 대한민국 에너지 심장의 역할을 할 것"이라며 "울산CLX는 전기, 수소, ESS 등 탈탄소 기반의 에너지를 만들어 낼 충분한 역량이 있고, 앞으로 많은 기회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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