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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비은행 드라이브 나선 함영주 첫 작품···KDB생명 인수 추진

금융 은행

비은행 드라이브 나선 함영주 첫 작품···KDB생명 인수 추진

등록 2023.07.10 17:13

정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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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KDB생명 매각 5수째 도전하나금융, 투자의향서 제출비은행 강화 전략 일환인 듯

하나금융지주가 KDB생명 인수전에 참여했다. 이는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강조해온 비은행 강화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사진=하나금융그룹 제공하나금융지주가 KDB생명 인수전에 참여했다. 이는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강조해온 비은행 강화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사진=하나금융그룹 제공

"우리가 잘하는 것을 전면에 내세워 강점을 극대화하고 보험·카드·자산운용 등 비은행 부문의 인수합병(M&A)를 포함한 모빌리티·헬스케어·가상자산 등 비금융 부문에 대한 적극적인 제휴와 투자를 통해 새로운 영역으로 업(業)의 범위를 확대하겠다."

하나금융지주가 KDB생명보험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이는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취임 초부터 강조해왔던 비은행 강화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만약 하나금융이 이번에 KDB생명을 품에 앉게 된다면 함 회장의 첫 M&A작품이 될 전망이다.

하나금융지주는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통해 "비은행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며 "현재 KDB생명에 대한 비구속적 투자의향서를 제출했으나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이 없다"고 밝혔다. 앞서 하나금융이 KDB생명 본입찰에 참여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KDB생명의 매각가는 2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되고 있다. KDB생명의 대주주인 KDB산업은행도 '5수'째 도전이다보니 매각 의지는 어느 때보다 강할 것으로 풀이된다. KDB생명은 KDB산업은행의 아픈손가락으로 꼽혀왔다. KDB산업은행은 지난 2010년 KDB생명의 전신인 금호생명을 인수한 이후 4차례에 걸쳐 매각 시도를 해왔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재무구조 개선 등을 통해 매각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은 지난달 20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매각 도전만 다섯번째이지만 이번엔 과거 4차례의 매각 시도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며 "재무구조 개선 작업의 일환으로 지난 5월 75% 무상감자로 자본금을 줄이고 이월결손금을 축소하는 한편 산업은행이 신종자본증권 차환발행분 2160억원 전액을 매입함으로써 가용자본 관리도 용이해졌다"고 평가했다.

이어 "올해 들어 KDB생명의 운용자산수익률이 높아지고 있는 것도 매물로서의 매력도를 높이고 있다"며 "다수의 원매자들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어 이번 본입찰에서는 매각이 성사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하나금융을 유력한 KDB금융의 새 주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그간 인수를 시도해왔던 사모펀드 등에 비해 자본여력이 충분한데다 하나금융 역시 비은행 강화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하나금융은 보험 계열사로 하나생명과 하나손해보험을 거느리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업계 내에서 별다른 두각을 나타내지는 못하고 있다. 하나금융의 은행 의존도는 지난해 기준 87.4%다. 그룹 내에서 차지하는 비은행 이익이 20%에도 못 미친다는 뜻이다. 이는 은행 의존도가 KB금융지주 67.9%, 신한금융지주 65.6% 등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해도 높은 편이다. 은행을 제외하고 보면 하나증권은 그간 유상증자 등을 통해 덩치를 키우면서 경쟁력 제고를 이뤘지만 보험이나 카드, 자산운용 등은 아직 갈길이 먼 상황이다.

더구나 하나은행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많은 순이익을 달성하며 리딩뱅크 자리에 올랐다. 그간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이 리딩뱅크 자리를 다퉈왔지만 지난해부터 지각변동이 일어난 것이다. 따라서 하나금융이 비은행 경쟁력만 높인다면 리딩뱅크를 넘어 리딩금융그룹 자리도 충분히 넘볼 수 있다는 얘기다. 비은행 강화, 그중에서도 보험과 카드, 자산운용 등 경쟁력 제고가 필수인 하나금융 입장에서는 구미가 당길 수밖에 없다. 현재 리딩금융그룹 자리에 올라선 KB금융 및 신한금융도 앞서 증권이나 보험 같은 비은행 부문의 M&A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면서 덩치를 키워왔다.

함 회장이 취임 초부터 꾸준히 강조해온 사안도 비은행 강화다. 함 회장은 취임 당시 '아시아 최고 금융그룹으로의 도약'이라는 목표와 함께 3대 전략을 제시했다. 이는 ▲강점 극대화 및 비은행 사업 재편 ▲글로벌 리딩금융그룹 위상 강화 ▲디지털 금융 혁신 등이다. 함 회장은 올해초 신년사에서도 "하나금융그룹내 14개 자회사 중 해당 업종에서 최고의 자리에 있는 회사가 몇개나 되는가"라고 반문하며 '업의 경쟁력 강화'를 언급했다. 잘하는 분야는 강점을 극대화하고 비은행 부문은 M&A와 제휴, 투자를 통해 새로운 영역으로 업의 범위를 확대해야한다는게 주된 내용이다.

불발되기는 했으나 얼마전 롯데카드 매각 예비입찰에 하나금융이 참여했던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일부 계열사들의 완전 자회사 편입들도 비은행 강화의 일환이라는 풀이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7월 SK텔레콤과 합작법인으로 있던 핀크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했다. 하나증권의 하나USB자산운용 100% 자회사 편입 건도 있다. 앞서 하나증권은 하나USB자산운용을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려했으나 국정농단 사태, 사모펀드 불완전 판매 등으로 대주주 승인이 약 6년 가까이 지연돼왔다. 특히 지난해 8월 사모펀드 불완전 판매 등을 이유로 금융당국으로부터 기관경고를 받으면서 최대 주주 결격 요인이 됐다. 하지만 올해 8월 이후 최대 주주 적격성 미달 요인이 해소되는 만큼 완전 자회사 편입도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아무래도 금융지주사가 인수전에 뛰어들게 되면 가장 유력한 후보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KDB생명 5번째 매각에 도전하는 산업은행 입장에서도 자본여력이나 대주주 적격성 심사 등을 고려했을때 금융지주에 넘기는 것이 매각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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