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늦으면 뒤쳐진다" 기아, 미국 이어 멕시코···IRA 적극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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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으면 뒤쳐진다" 기아, 미국 이어 멕시코···IRA 적극 대응

등록 2023.05.16 11:13

수정 2023.05.16 11:16

김정훈

  기자

'연 최대 40만대' 기아 멕시코 공장 "전기차 기지 활용" 전망美 전기차 전용 공장 구축에 이어 멕시코까지 전기차 생산 확대멕시코 무관세 수출·보조금 수혜·인건비 저렴···기아 "검토 중"

"늦으면 뒤쳐진다" 기아, 미국 이어 멕시코···IRA 적극 대응 기사의 사진

기아가 미국에 이어 멕시코에 전기차 생산라인 구축을 검토하고 있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보조금 수혜 범위를 늘리기 위해서다. 시장에선 현대차·기아의 북미 전기차 현지화 전략이 다소 늦은 감이 있다는 우려가 나온 가운데,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전기차 사업에 뒤져지지 않겠다는 정의선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기아 멕시코 공장의 부지를 활용해 전기차 생산설비를 구축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바이든 미 정부의 IRA 시행으로 전기차 보조금(대당 7500달러)을 받으려면 북미(미국·캐나다·멕시코) 전기차 생산량을 더 늘릴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기아는 멕시코 누에보레온주 공장을 지난 2016년 9월 완공해 가동하고 있다. 지난해 기아는 멕시코에서 완성차 26만4500대를 생산했다. 이 공장은 연산 40만대 규모로 완성차 생산량을 단계적으로 늘려 갈 계획인데, 전기차 현지화 전략 등을 고려해 조만간 전기차 생산라인 구축 작업에 들어갈 거란 관측이 나왔다.

이같은 소식은 이날 외교부가 준비한 '한·중남미 미래협력포럼' 참석을 위해 한국을 찾은 사무엘 가르시아 멕시코 누에보레온 주지사의 입을 통해 전달됐다. 그는 포럼에 앞서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좋은 소식! 기아가 공장을 확장하고 두 가지 전기차 모델을 생산하기 위해 투자한다"고 올리면서 외부에 알려지게 됐다. 가르시아 주지사는 포럼에 앞서 지난 15일 기아 경영진과 만나 공장 증설에 대해 논의를 진행했다.

기아 멕시코 공장은 현재 현대차 엑센트, 기아 K2, K3 등 소형차급 3개 모델이 조립돼 미국, 중남미 등으로 수출된다. 가르시아 주지사는 두 종류의 전기차라고 언급했는데, 기아의 대형 전기스포츠유틸리티차(SUV) 'EV9' 전시관 사진을 함께 게시한 것을 두고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될 모델 중 하나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재 검토는 하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투자 금액 등 확정된 것은 없는 단계"라며 "향후 사업이 진행되면 연 최대 40만대 캡파를 갖출 예정인 멕시코 공장을 활용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가 멕시코주정부와 협의를 마치고 조만간 전기차 생산 계획을 확정 지으면 라인 증설에 1조3000억원 규모 투자가 단행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는 분위기다. 아직 투자비 등 최종 결정된 단계는 아니지만 기아의 멕시코 전기차 생산은 시간 문제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현대차·기아는 이미 미국에 전기차 생산공장을 짓고 있다. 미국, 멕시코 등 현지화 전략을 추진하지 않으면 전기차 판매 확대에 제동이 걸리는 만큼, 생산 라인을 조절해 전기차 생산 전략에 나서야 하는 시점이다. 앞서 올 2월에는 테슬라가 기아 공장 인근에 50억 달러(6조5800억원)를 투자해 전기차 공장을 짓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현대차그룹은 2030년 전기차 판매 톱3로 올라선다는 '전동화 2030' 비전 실행을 위해 국내외 전기차 생산능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지난달엔 2030년 현대차는 200만대, 기아차는 160만대를 각각 세계 시장에서 판매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미국에선 현재 전기차 전용 공장(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HMGMA) 건설 중이다. 미국 전기차 전용 공장에선 현대차, 기아, 제네시스 등 3개 브랜드의 전기차가 생산될 예정이다. 연산 30만대 생산 설비는 2024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하는데, 수요에 따라 최대 50만대까지 생산량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전기차 공장은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 기아 조지아 공장과 차량 이동으로 4~5시간 거리로 인접해 있어 미국 내 부품 조달 및 공급망 관리 측면에서 규모의 경제를 기대하고 있다.

기아 멕시코 공장의 경우 미국과 중국, 슬로바키아에 이은 기아의 네 번째 해외 생산거점이다. 공장 인근에 완성차 부품 협력사들이 동반 진출해 있으며, LG마그나 등 국내 대기업의 전기차 부품 공장도 멕시코에 들어서 있다. 부품 조달 등이 용이하고 중국보다 인건비가 낮아 노동생산성이 좋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으로 북미와 중남미 다수 국가에는 무관세 판매가 가능한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 원장은 "기아 멕시코 공장은 원가 절감, 효율성, 멕시코 정부 지원, 대미 수출 등 상당히 좋은 조건을 갖고 있고 멕시코 정부에서 이미 전기차에 드라이브를 걸기 시작했다"며 "멕시코는 그동안 부품 산업이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최근엔 굉장히 강해졌다. 현대차·기아 합쳐서 멕시코 공장이 가장 효율적인 클러스터를 형성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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