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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IRA는 기회?···정유업계 '바이오연료' 쟁탈전 나선 이유

산업 에너지·화학 NW리포트

IRA는 기회?···정유업계 '바이오연료' 쟁탈전 나선 이유

등록 2023.05.03 14:48

전소연

  기자

정유4사, 1Q 예상 영업익 1조4415억원···전년比 69.7% ↓美 IRA, 친환경 항공유에 세액공제···갤런당 1.25~1.75달러 혜택HD현대오일뱅크 유일한 로드맵 제시···IRA법 수혜 '기대감'

국내 정유 4사가 올해 1분기 60~80%가량의 급감한 실적을 나타냈다. 그래픽=박혜수 기자국내 정유 4사가 올해 1분기 60~80%가량의 급감한 실적을 나타냈다. 그래픽=박혜수 기자

지난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정제마진·국제유가 급등으로 역대급 초호황을 누린 국내 정유업계가 올해는 반토막 난 영업이익을 거둬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업계는 실적 선방의 일환으로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수혜가 예상되는 '바이오 연료'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정유 4사의 올해 1분기 합산 예상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4조7668억원) 대비 약 69.7% 감소한 1조4415억원으로 예측됐다. 지난해에는 정유사들의 수익 지표인 정제마진과 국제유가가 동시에 급등했지만, 올해는 작년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경기침체가 이어져 이들의 수익성도 급락할 것이란 분석에서다.

특히 2분기도 석유 제품 수요 침체로 정제마진이 급락하는 등 업계 수익성이 악화될 것으로 전망돼 하반기 반등 시그널은 불투명할 거란 시각이 우세해졌다.

경기침체에 맥 못 추는 정유업···정제마진·국제유가 '추락'

올해 상반기 정제마진과 국제유가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그래픽=배서은 기자올해 상반기 정제마진과 국제유가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그래픽=배서은 기자

정제마진과 국제유가는 정유업계와 떼려야 뗄 수 없는 민감한 수익 지표다. 통상 두 지표가 상승하면 정유사들의 수익성도 오르고, 반대로 하락하면 정유사들의 실적도 덩달아 악화된다. 때문에 업계는 늘 두 지표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정제마진은 휘발유나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비 등 각종 비용을 뺀 금액이다. 업계는 통상 배럴당 4~5달러를 손익분기점(BEP)으로 본다. 4~5달러 이하로 내려가면 손실이, 이상이 되면 수익이 발생한다.

실제 정유사들은 지난해 상반기 정제마진·국제유가 폭등에 힘입어 합산 영업이익 12조3203억원이란 유례없는 실적을 기록했다. 당시 정제마진은 6월 넷째 주 배럴당 29.5달러, 국제유가는 100달러를 상회하는 등 역대급 상승세로 정유사들의 호실적을 견인했다. 특히 정제마진은 지난해 상반기 20달러 선을 넘은 주만 무려 8주에 해당했다.

두 지표가 급등한 배경에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있다. 지난해 2월 양국의 전쟁으로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를 향한 대(對) 러 제재를 선언했고 이에 따라 러시아산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면서 정제마진이 연일 폭등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른 석유제품 가격도 폭등, 국제유가도 100달러 선을 꾸준히 넘나들었다.

다만 같은 해 하반기 전 세계 주요 국가들이 잇따라 긴축 정책을 펼치는 등 경기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두 지표는 하락 국면을 접어들어 연일 감소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폭등하던 정제마진은 9월 3주 배럴당 0달러까지 내려가며 연중 최저치를 보였고, 지난달 넷째 주에는 배럴당 2.4달러에 그치며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했다.

국제유가도 힘을 못 쓰고 있다. 전 세계 불어닥친 경기침체에 이어 미국·중국 등 주요 국가들의 경기 지표 및 원유 수요 전망치가 속속 악화되고 있어서다. 이날 기준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5% 급락한 배럴당 71.6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美, IRA법에 바이오 산업 포함···항공유에 세액공제
정유 업황이 대내외 변수에 민감하고, 전 세계 추세가 탄소중립 등 친환경으로 속속 전환되자 정유업계는 석유를 원료로 하는 사업만으로는 성장이 어렵다고 판단,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바이오 연료'를 택했다.

바이오 연료는 탈(脫)탄소 차세대 에너지의 한 축으로 불린다. 연료는 바이오 매스(Bio-Mass)로부터 직·간접적으로 얻을 수 있으며, 화석 연료와 달리 주로 곡물·식물·나무·해조류·축산 폐기물 등에서 추출해 만든다. 또 탄소 배출이 적고 신재생에너지에 비해 대량생산이 가능하며, 석유제품 대신 사용이 가능해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미국 IRA법에 따른 세제 혜택 등 수혜도 기대된다. IRA법 내 정유와 관련된 주요 내용은 ▲재생 경유 ▲에탄올에 대한 기존 정책 강화·연장 ▲재생항공유(SAF) 등이다. 업계는 이 같은 내용이 세제 혜택 및 보조금 지급을 통해 정유업에서 바이오 연료를 육성·선점하고자 하는 전략으로 판단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보조금 등 세제 혜택은 SAF에 집중될 예정이다. 미국은 SAF에 대해 올해부터 내년까지 자국 내에서 사용·판매되는 SAF에 최소 갤런당 1.25~1.75달러의 세액공제를 적용한다고 밝혔다. SAF는 기존 항공유보다 탄소 배출량이 80%가량 적지만, 가격은 2~5배 비싸 수익성과는 거리가 멀다.

미국이 IRA법을 통해 세액공제를 약속했지만, 국내 정유사 모두가 법안에 따른 수혜를 완전히 받아들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국내 정유 4사 모두 바이오 연료 사업을 영위하고 있지만, 바이오 항공유 사업은 HD현대오일뱅크만 구체적인 로드맵을 내놔 홀로 유리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 밖에 에쓰오일, GS칼텍스도 바이오 항공유 사업에 대해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오 산업 키우는 美···정유사 중 HD현대오일뱅크만 웃는다

국내 정유사들이 각각 바이오 연료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래픽=홍연택 기자국내 정유사들이 각각 바이오 연료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래픽=홍연택 기자

업체별로는 HD현대오일뱅크가 4사 중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5월 차세대 화이트 바이오 사업을 추진, 2026년까지 3단계 투자 로드맵을 세부적으로 제시했다.

특히 이 중 2단계에는 차세대 바이오 항공유를 생산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어 4사 중 IRA법 수혜가 특히 기대된다. HD현대오일뱅크는 2025년까지 바이오 항공유 제조 공장을 완공해 연간 50만톤을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미국 '펄크럼 바이오에너지'에 260억원을 투자, 차세대 폐기물 가스화 기술을 확보한다고 밝혔다. 펄크럼이 생활폐기물 가스화를 통해 바이오 에너지를 생산하는 기업인 만큼, 사업·기술 협력을 통해 관련 산업의 차세대 기술 개발 및 확보에 주력하겠다는 목표에서다.

GS칼텍스도 바이오연료 사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GS칼텍스는 지난해 포스코인터내셔널과 손을 잡고 친환경 바이오 사업을 공동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원료 정제 ▲바이오 제품 생산 ▲차세대 바이오 연료 사업 등을 영위한다는 계획이다.

에쓰오일은 지난 2021년 삼성물산과 손을 잡고 수소·바이오연료 사업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양사는 손을 잡고 친환경 바이오디젤, 차세대 바이오 항공유를 개발하고 해외 인프라를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단순한 정유 사업만으로는 회사 성장이 어려워 바이오연료부터 수소까지 다양하게 외부 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오는 2030년 바이오 항공유와 선박유는 전체 시장에서 2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글로벌 바이오 연료 시장은 전년 동기 대비 약 6% 성장한 것으로 추산됐다.

정경희 키움증권 연구원은 "석유 기반 정유제품의 수요 성장이 1% 미만이었음을 감안하면 매우 높은 성장세"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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