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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맛있고 안 취하는 무알콜 맥주···"'헬시플레저' 타고 여름 공략"

유통·바이오 식음료 민지야놀자

맛있고 안 취하는 무알콜 맥주···"'헬시플레저' 타고 여름 공략"

등록 2023.04.19 09:08

수정 2023.04.19 11:24

유지웅

  기자

국내 무알콜 맥주 시장, 2025년엔 10배↑주류업계, '신성장동력' 무알콜 맥주 주목

급성장하는 무알콜 맥주 시장을 두고 국내 주류업계 경쟁이 치열하다. 그래픽=홍연택 기자급성장하는 무알콜 맥주 시장을 두고 국내 주류업계 경쟁이 치열하다. 그래픽=홍연택 기자

'헬시 플레저(healthy pleasure)'가 주류 시장으로 번졌다. 과거 '변방' 취급받던 무알콜 맥주는 이제 주류업계의 주력 상품 중 하나다. 술맛은 즐기면서 알코올 부담은 최소화하고 싶은 MZ(밀레니얼+Z)세대가 중심에 있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무알콜 맥주 시장은 2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2012년(13억원)에 비해 무려 15배 성장한 수치다. 2025년엔 현재의 10배인 2000억원 수준으로 커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과거 무알콜 맥주는 '임산부'만 찾던 특수 상품이었다. 술은 취하기 위해 마시는 것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술맛도 나지 않는 무알콜을 마실 바엔 음료수를 마시겠다"는 단호한 목소리도 있었다.

주류시장 트랜드는 코로나19와 함께 변했다. '건강'과 '웰빙' 중심으로 소비 행태가 변화했기 때문이다. 무알콜 맥주가 여성과 젊은 층을 중심으로 확대되면서 2020년 이후엔 시장에 뛰어드는 기업도 늘었다. 향후 시장이 더욱 성장할 것으로 예상돼 경쟁 역시 격화하고 있다.

무알콜 맥주의 성장은 MZ세대를 빼놓곤 설명할 수 없다. 글로벌 맥주 브랜드 하이네켄의 조사에 따르면 20~30세대 10명 중 7명은 월 1회 이상 무알콜 맥주를 마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알콜 맥주를 마시는 이유로는 '술을 마실 수 없는 상황에 대안으로 선택'하는 경우가 52.4%로 가장 많았고, '취하고 싶지 않아서'라는 답변이 43.4%로 뒤를 이었다.

술을 마실 수 없는 특수한 상황을 제외하면, MZ세대는 '취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즐기기 위해' 술을 마신다는 뜻이다. 운전해야 할 때(31.2%), 중요한 일을 앞두고(29.6%), 운동 전후(22.8%)에 무알콜 맥주를 마신다는 응답이 이를 뒷받침한다.

소비자가 무알콜 맥주를 구매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는 '맛'(56.4%)이었다. 맛이야말로 과거 무알콜 맥주가 소비자에게 외면받던 이유였다. '칭따오 논알콜릭'은 무알콜 맥주가 맛이 없다는 편견을 깬 제품으로 유명하다.

수입맥주 브랜드 최초로 국내에 들어온 논알콜 맥주 '칭따오 논알콜릭'. 사진=비어케이 제공수입맥주 브랜드 최초로 국내에 들어온 논알콜 맥주 '칭따오 논알콜릭'. 사진=비어케이 제공

칭따오 논알콜릭은 칭따오의 공법을 그대로 거쳐 만든 후 마지막에 알코올만 제거한다. 이에 칭따오 본연의 맛을 그대로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20년 6월 출시 이후 한 분기 만에 52% 성장했고, 지난해 판매량도 전년 대비 44% 증가하는 등 수입 논알콜 맥주 중에서도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가장 큰 진입장벽이었던 '맛'이 개선되며, 소비자 시선이 달라지자 국내 주류업계도 발 빠르게 '맛있는 무알콜 맥주'를 내놓기 시작했다.

특히 오비맥주가 소비자 트렌드에 민첩하게 대응, 2020년 10월 '카스 0.0(카스 제로)'를 내놓으며 시장을 선점했다. 기존 국내 논알콜 음료 제품과 달리, 카스 제로는 일반 맥주와 같은 원료를 사용하고 동일한 발효·숙성 과정을 거쳐 완성된다. 마지막 여과 단계에서는 '스마트 분리' 공법을 이용, 알코올만 추출해 카스 본연의 맛은 그대로 유지된다.

왼쪽부터 카스 제로, 버드와이저 제로, 호가든 제로. 사진=오비맥주 제공왼쪽부터 카스 제로, 버드와이저 제로, 호가든 제로. 사진=오비맥주 제공

카스 제로는 10% 초반 점유율로 시장에 진입했으나, 출시 1년 10개월 만인 지난해 8월, 점유율 29.7%를 기록하며 논알콜 음료 가정 시장에서 1위 자리에 올랐다. 특히 지난해 9월부턴 30% 이상의 점유율을 꾸준히 기록해, 12월엔 연중 최고 34.9% 점유율로 1위를 지켰다.

오비맥주는 지난해 수입맥주 브랜드 제품인 '버드와이저 제로'와 '호가든 제로' 등을 출시하며 비알콜 라인업을 확대했다.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오비맥주의 무알콜 음료 제품은 42.7%의 제조사 점유율을 차지하며, 오비맥주는 무알콜 음료 시장에서 제조사·브랜드 부문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오비맥주의 비알콜 확대는 일시적 대응책이 아닌 장기적인 성장 전략이다. 기존 카스 중심 '맥주 원톱' 체제에 비알콜 제품을 더해 '투톱'으로 외연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이는 세계 최대 맥주 제조업체이자, 모기업인 AB인베브의 글로벌 사업 전략 흐름을 따른 것으로 파악된다. AB인베브는 오는 2025년까지 맥주 생산량의 20%를 비알콜·무알콜로 채우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전면 리뉴얼한 '하이트제로0.00'. 사진=하이트진로음료 제공전면 리뉴얼한 '하이트제로0.00'. 사진=하이트진로음료 제공

하이트진로음료는 무알콜 맥주의 원조 격인 '하이트제로0.00'를 '국내 유일 올프리 제품'으로 전면 리뉴얼하며 맞불을 놨다. '올프리(all-free)'란 알코올·칼로리·당류 3가지 모두 제로(프리)인 것을 뜻한다.

리뉴얼 이후 판매량 또한 가파르게 늘고 있다. 연간 판매량은 출시 첫해인 2012년 600만캔에서 리뉴얼 이후인 2022년 2700만캔으로 4.5배 증가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31% 늘었다.

칭따오를 수입하는 비어케이는 신제품 '칭따오 논알콜릭 레몬'을 내놨다. 논알콜릭 레몬은 기존 칭따오 논알콜릭 공정 마지막에 레몬주스를 추가해 산미와 달콤함을 더한 것이 특징이다. 비어케이는 급식업체 CJ프레시웨이와 손잡고 일부 회사 구내식당에서 점심 식사 메뉴와 함께 이 제품을 내놓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4년까지 전 세계 논알콜 음료 시장은 연평균 23% 성장했다. 같은 기간 맥주 시장의 예상 성장률보다 7배나 높았다.

다가올 여름은 엔데믹 이후 처음 맞는 맥주의 성수기다. 전 세계 주류업계는 무알콜 맥주를 신성장 동력으로 점찍고 있다. 팬데믹은 끝났지만 코로나19로 자리 잡은 헬시 플레저 트랜드는 계속된다. 무알콜 맥주를 두고 뜨거운 경쟁이 시작될 전망이다.

뉴스웨이 유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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