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스위스·일본·중국 돌며 글로벌 행보정부와 발맞춰 '민간외교관' 역할 힘써풍부한 글로벌 네트워크 적극 활용 전망
14일 재계 등에 따르면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구성하는 경제사절단에 이재용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가 모두 포함됐다.
재계 주요 인사들은 오는 26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주최하는 백악관 국빈 만찬에도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장은 그동안 풍부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정부 움직임에 발맞춰 '민간 외교관' 역할을 해왔다.
최근에는 국내 계열사부터 해외 현장을 잇달아 방문하며 광폭 행보를 펼치고 있다. 1월 스위스 다보스포럼 참석 후 지난달에는 일본과 중국을 연이어 찾기도 했다. 대외 불확실성이 높아진 가운데 현지 사업 챙기기에 힘쓴 것으로 분석된다.

이 회장은 중국 방문 당시 천민얼 텐진시 서기와 면담하고 텐진 지역에서 근무하는 삼성 계열사 임직원들과 간담회를 했다. 생산시설을 경우 반도체 공장이 아닌 삼성전기 적층세라믹캐패싱터(MLCC)공장을 방문했다.
이번 미국 방문의 경우 정·재계 인사들을 만나 소통하며 반도체 지원법 대응책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를 주요 먹거리로 가진 삼성과 SK는 이번 방미 일정 중 중국 내 반도체 설비투자에 대해 예외 조항을 얻어 내는 것이 매우 중요한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에서 낸드플래시, 쑤저우에서 패키징 공장을 운영 중이고 SK하이닉스는 우시에서 D램, 다롄에서 낸드플래시를 생산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반도체 지원법에 따라 10년간 중국 내 반도체 설비투자 제한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 반도체 보조금을 받는 기업은 향후 중국 등 우려 대상국에 있는 첨단 공정 생산설비의 생산능력을 10년간 5% 이내로만 확장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미국의 보조금 신청요건 중 ▲반도체 시설 접근 허용 ▲초과 이익 공유 ▲상세한 회계자료 제출 ▲중국 공장 증설 제한 등을 4대 독소조항으로 지적하며 한미 협력을 통한 미국 반도체법 보조금 지원 요건 완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업계에서는 10년간 우려 대상국에 투자를 확대하거나 반도체 제조 역량을 확대하지 못할 경우 중국 반도체 생산시설에 대한 증설 제한으로 인해 국내 기업이 보유한 기존 중국 공장의 생산성 및 수익성 악화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한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미국 반도체 지원법 영향으로 향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메모리 회사들이 중국 공장의 생산능력을 단계적으로 축소할 것이라고 추측했다. 중국의 낸드 글로벌 생산능력 비중은 2023년 31%에서 2025년 18%로 축소될 것으로 예상했으며, 같은 기간 D램 생산능력 비중도 14%에서 12%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미국 데이터센터 업체들이 메모리 공급업체에 중국에서 제조된 제품의 공급축소를 요청하기 시작했고 미국 상무부가 중국 공장의 D램, 낸드 선단 공정의 신규 증설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장기적으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기존 낸드 공장의 가동 승인에도 불구하고 128단 제품이 향후 200단 이상 낸드와 경쟁이 쉽지 않아 133단으로 생산 최적화와 신규 증설 제한을 통한 운영이 예상된다"면서 "D램 공장도 원가 효율화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방미 기간 중 이 회장이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짓고 있는 파운드리 공장을 찾을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2021년 11월 170억 달러(약 21조원)을 투자해 미국 테일러시에 파운드로 공장을 짓고 있다. 일부에서는 윤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 이 회장이 파운드리 공장에서 기념행사를 열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총수들이 방미 일정에 동행해 양국 간 협력 관계에서 기업 입장을 어필하고 투자 확대 방안 등을 발표하는 것은 매우 의미 있다고 보여진다"며 "정부가 동맹국으로서 전략적으로 접근해 미국의 반도체 지원법 수정사항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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