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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경영 'E'에 취약한 증권업종···당국 'ESG 평가기준' 손본다

ESG경영 ESG일반

'E'에 취약한 증권업종···당국 'ESG 평가기준' 손본다

등록 2023.04.13 16:16

한승재

  기자

평가 기관별 기준 제각각···결과 신뢰도 낮아ESG 평가 항목 중 가중치에 대한 정보도 부족금융당국, 2025년 ESG 공시 단계적 의무화 추진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13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컨퍼런스홀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13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컨퍼런스홀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금융당국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 기준을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절차에 착수했다. 현재 국내 ESG 평가기관의 평가 체계와 결과가 달라 신뢰성에 문제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또한 평가 항목 중 가중치에 대한 정보공개 부족해 상대적으로 저평가 받는 기업이 있는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ESG 평가는 환경, 사회, 지배구조와 같은 비재무적 요인들이 기업의 가치평가에 적용되는 중요한 지표다. 평가기관의 성격에 따라 결과의 차이는 있을 수 있으나 과도한 차이는 투자자와 기업을 판단하는데 객관성을 담보할 수 없게 된다.

실제 ESG 평가 결과와 등급 체계는 평가기관마다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ESG 평가시장의 투명성·신뢰성 제고 방안' 세미나에서는 이같은 문제점이 지적됐다.

국내 ESG 평가기관인 지속가능발전소, 한국ESG기준원, 서스틴베스트에서 산출한 증권사의 ESG 등급을 비교한 결과 삼성증권을 제외한 타 증권사들의 평가는 기관마다 달랐다. 일례로 교보증권은 지속가능발전소에서 A 등급을 받았으나 ESG기준원과 서스틴베스트에서 각각 B+, BB 등급으로 나뉘었다.

ESG 각각의 항목에 가중치는 어떻게 되는지, 평가 내용은 무엇인지 등의 정보공개가 부족한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특히 증권사의 경우 환경 관련 활동이 제조업 등에 비해 부족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지녔는데, 이는 상품의 구성이 실물을 가진 경우가 드물기 때문이다.

증권사는 환경 관련 활동이 페이퍼리스(종이 줄이기) 등에 국한되어 ESG 각각의 평가 비중이 동일할 때 사회·지배구조 부문보다 높은 점수를 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여러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아무래도 제조업에 비해 환경 부문에서 취약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구조적 한계 때문에 다른 업계의 환경 부문 ESG 활동에 비해서 눈에 띄기 어렵다"고 말했다.

당국은 이번 세미나를 통해 평가 기준에 대한 지표를 마련하고, 평가대상 기업과 평가기관의 이해 상충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ESG 평가 과정 전반에 대한 내부통제 기준을 마련하고 투명한 정보 공개 요구 등을 평가기관에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2025년부터 ESG 공시의 단계적 의무화를 추진 중이다"면서 "'ESG 공시-평가-투자'로 이어지는 ESG 생태계 전반에 대한 제도를 투명하게 정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인형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ESG 평가기관과 임직원이 업무를 수행하는 데 준수해야 할 기준과 절차에 대한 지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선임연구원은 "가이던스는 운영 지침 마련, 객관적인 데이터에 근거한 평가 등급 결정, 평가 방법론의 투명한 공개와 이해 상충 방지체계 등이 반영될 필요가 있다"며 "현시점에서는 우선 자율규제 등의 연성 규제로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토론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ESG 평가를 위한 체계 마련에 공감하면서도 아직 국내 ESG 평가시장이 초기 단계인 만큼 유연한 적용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또한 산업별로 중요하게 평가되는 항목과 가중치 공개에 대한 필요성도 제기했다.

김동수 김앤장 ESG경영연구소장은 "평가 내용과 업종별, 세부 항목별, 문항별 가중치를 투명하게 공개한다면 단순 정보공개보다 기업과 투자자들이 더욱 신뢰할 수 있을 것"이라며 "ESG 각 항목에 대해서 균등하게 평가하는지, 가중치와 방법론은 어떻게 되는지 등을 명확하게 공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지헌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 상무는 "평가기관의 동일 기업에 대한 평가 차이가 발견되고 있어 결과의 일관성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원천 데이터 수집과 관련된 부분과 평가 지표 가중치 설정에 대해서 공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말했다.

김광일 금융위원회 공정시장과장은 "오늘 제시된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ESG 평가시장의 신뢰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여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한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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