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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K바이오' 수출 늘고 임상 박차···'블록버스터급 신약' 나올까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K바이오' 수출 늘고 임상 박차···'블록버스터급 신약' 나올까

등록 2023.04.06 16:37

유수인

  기자

바이오의약품 수출 증가세···R&D 역량도 ↑1분기에만 8건 기술수출, 신약개발 '자금' 확보

국내 의약품 수출 규모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국내 의약품 수출 규모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의 신약개발 역량이 확대되고 있다. 해외로 수출되는 국산 의약품이 매년 증가하는 한편, 글로벌 기업과 라이선스 아웃(기술수출) 계약을 맺는 기업도 늘고 있어 향후 5년 내 글로벌 블록버스터급 신약 2개를 개발하겠다는 정부의 목표 달성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진다.

6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 의약품 수출액은 2018년 47억달러에서 2019년 51억달러, 2020년 69억달러, 2021년 70억 달러로 매년 늘고 있다. 지난해엔 전년 대비 14.8% 증가한 81억달러를 기록했다.

그 중심에는 바이오의약품이 있다. 작년 기준 바이오의약품 총 수출액은 36억3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7.5% 증가했다. 이어 백신 9억4000만 달러, 기타의 조제용약 7억1000만 달러 순으로 수출 비중이 높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의약품 수출이 증가했다는 것은 그만큼 해외에 팔릴 만한 제품을 만들었다는 것"이라며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제조 역량이 증가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꽤 오랜 시간 제네릭(복제약) 중심으로 돌아가던 국내 제약바이오 시장은 현재 약 25조4000억원 규모로, 전 세계 13위 수준이다. 국내 기술로 직접 개발한 신약은 총 36개인데, 연매출 1조원 이상의 글로벌 블록버스터급 제품은 전무하다.

그러나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의약품 등 바이오헬스산업의 위상이 높아지고 국가의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부상하자 업계 분위기는 급변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정부가 적극적인 산업 육성에 나선 상황이다. 정부는 지난 달 24일 '제3차 제약바이오산업 육성·지원 종합계획(2023~2027년)'을 발표하고 향후 5년간 ▲글로벌 블록버스터급(연매출 1조원 이상) 신약 2개 창출 ▲글로벌 50대 제약기업 3곳 육성 ▲의약품 수출 2배 달성 등을 통해 글로벌 6대 강국으로 도약하겠다고 목표를 내걸었다.

신약개발에는 최소 10년 이상의 긴 시간과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고, 성공 가능성도 장담할 수 없다. 하지만 연구개발(R&D)에 투자를 강화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역량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어 정부가 제시한 목표 달성의 기대감은 높아지고 있다.

국가신약개발사업단 조사에 따르면, 지난 달 말 기준으로 국내에서 개발되고 있는 총 신약 파이프라인은 1905개로 전년 1833개보다 증가했다. 이 중 혁신신약으로 개발되고 있는 파이으팔인이 전체 87%(1650개)를 차지했다.

혁신신약 개발 단계의 경우 유효-후보물질 발굴 단계인 디스커버리 단계가 964개(58%)로 가장 많았고, 비임상 406개, 임상1~3상 271개, 신약 허가신청 8개, 비공개 1개로 확인됐다.

신약 유형별 파이프라인의 경우 바이오신약(728개)이 합성신약(665개)보다 많았고, 질환별로는 암이 35%(578개)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이어 중추신경계 12%(190개), 기타 11%(185개), 대사질환 11%(184개), 면역질환 9%(155개) 순이었다.

국내 기업들의 '기술력'은 기술수출을 통해 입증되고 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올 1분기에만 총 8건의 기술수출이 이뤄졌다.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올 1분기에만 총 8건의 기술수출이 이뤄졌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올 1분기에만 총 8건의 기술수출이 이뤄져 전년 동기보다 2건 늘었다. 총 규모는 2조1556억원으로 지난해 동기(2조1740억원)와 비슷한 수준이다. 다만 계약상 비공개한 건이 3건 있어 전체 기술수출 계약규모는 이보다 웃돌 수도 있다.

기술수출한 기업은 GC셀, 이수앱지스, 진코어, HK이노엔, 대웅제약, 차바이오텍, 온코닉테라퓨틱스, 바이오오케스트라 등이다. 이 중 가장 큰 규모의 기술수출 성과를 낸 곳은 바이오오케스트라로, 지난 달 28일 다국적 제약사와 최대 8억6100만달러(약 1조1184억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임상 단계에서 기술수출이 계속될 경우 국내에서 독자 개발한 블록버스터급 신약이 나올 가능성은 낮아진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기술수출이 신약개발 자금 마련 및 경험 확보에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술이전 받은 빅파마가 연매출 1조원 이상 블록버스터 의약품을 개발한다고 해도 수출한 기업은 조건에 따라 일정액의 선계약금, 단계별기술료(마일스톤), 향후 순매출액에 따른 로열티 수취에 만족해야 한다"라며 "다만 기술수출하면서 임상 등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고 그걸 바탕으로 자체적인 신약개발에 도전할 수 있게 된다. 실제로 기술수출을 많이 한 레고켐바이오가 최근 자체 임상 수행 의지를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글로벌 임상이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해외 판매망이 없는 상황에서 제품 상용화는 어렵다"며 "특히 빅파마와 손을 잡을 경우 기업 인지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 관계자는 "글로벌 신약 개발을 위해선 임상시험 3상까지 전 과정을 완주해야 하는데 자본의 한계 때문에 기술수출을 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한국 기업들이 파이프라인을 많이 가지고 있고 R&D 분야에 투자를 많이 하고 있어서 긍정적인 실적이 나오고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업계는 국내 기업들이 블록버스터급 신약을 개발하고 제약·바이오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키우기 위해선 정부가 조금 더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노연홍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은 지난달 29일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제약·바이오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건 성과를 내는 거라고 본다. 하지만 우리 산업계가 축적한 자본 능력은 충분하지 않다"며 "정부가 R&D에 많은 비용을 지원해줬다고 하지만 블록버스터 약물이 나오지 않았다. 비판적인 시각에서 바라보면, 너무 쪼개서 나눠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신약개발에는 상당히 큰 자본이 들어간다. 100만원이 필요한 기업에게 50만원을 준다고 해서 50%의 성과를 내는 게 아니다. 이 기업은 0% 성과를 내게 된다"며 "또 너무 단기간에 성과를 내길 바란다. 충분한 기간과 자금을 주지 않고 성과만 내길 바란다. 대규모 정책 펀드 조성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며 "이번에 정부가 R&D 자금 관련 거버넌스 구축 및 방법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는데, 퀀텀 점프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경제시장은 어렵지만 정부와 산업계가 힘을 합쳐 해결해 나갈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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