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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IT용 OLED' 키우는 삼성, K디스플레이 中에 밀리지 않겠다(종합)

산업 전기·전자

'IT용 OLED' 키우는 삼성, K디스플레이 中에 밀리지 않겠다(종합)

등록 2023.04.04 16:48

수정 2023.04.04 17:22

김정훈

  기자

삼성, 지역 사업장 10년간 60조 투자···디스플레이 4.1조 투입"디스플레이 영토 탈환해야"···태블릿·노트북 패널 OLED로 전환BOE 등 중국 업체들 거센 추격···IT용 OLED 선제 투자 불가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월 7일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에서 전시된 디스플레이 제품을 보며 설명을 듣고 있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제공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월 7일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에서 전시된 디스플레이 제품을 보며 설명을 듣고 있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디스플레이가 4일 8.6세대 IT용 OLED 설비 확장에 4조원 규모 신규 투자를 발표하자 업계에선 향후 K디스플레이 주도권 굳히기에 승부수를 띄운 것이란 기대감이 나왔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그동안 인공지능(AI), 5세대(5G) 이동통신, 바이오, 전장을 4대 먹거리로 꼽았으나, 이번 투자를 통해 중국이 쫓아오고 있는 중소형 OLED 분야에서 경쟁력을 더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했다는 평가다.

정부 전략과 민간 투자 의지 결합··· '팀플레이' 결실

지난달 삼성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지역 균형 발전 과제로 주요 사업장에 향후 10년간 6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첫 이행 결과물이 이번 삼성디스플레이 투자 협약으로 이어졌다.

삼성 안팎에선 삼성디스플레이 신규 투자 발표를 두고 '디스플레이 최강국'을 위한 정부의 비전과 정책적 지원에 민간의 투자 의지가 더해진 '팀플레이'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 입장에서 한국이 주도권을 쥐고 있는 OLED 기술을 앞세워 중국으로 넘어간 한국 디스플레이 영토를 탈환해야 한다는 숙제도 떠안고 있다.

디스플레이 산업은 최근까지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을 주도했으나, 중국 업체들의 추격이 거세지고 있다. 액정표시장치(LCD)의 경우 이미 중국과의 격차가 사실상 없어졌고, OLED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2026년까지 IT용 OLED 사업 강화를 위해 4조1000억원 투자 발표를 한 것은 결과적으로 BOE 등 중국 업체들이 중소형 OLED 분야에서도 한국 추월을 목표로 삼고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8.6세대 IT용 패널 투자를 통해 LCD가 장악하고 있는 태블릿, 노트북 시장의 중심 기술을 OLED로 빠르게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2007년 세계 최초로 스마트폰용 OLED 양산에 성공한 이후 6세대 OLED를 양산하며 OLED 스마트폰 시장을 주도했다"며 "이번 8.6세대 OLED 투자를 통해 노트북과 태블릿용 OLED에서도 다시 한번 기술적 변화를 이끌어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이번 투자는 국가별 기준으로 중국에 뒤쳐진 한국 디스플레이 산업을 한차원 더 높이 재도약 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가뜩이나 글로벌 IT 기업들이 잇따라 투자 규모를 축소하며 대량 해고를 진행하는 상황에서 신규 투자를 진행했다는 데 의미를 더하는 분위기다.

일본 잡았지만 중국에 위협받는 K디스플레이

디스플레이 사업은 한국이 과거 선두였던 일본 업체들을 따라잡으면서 OLED 시대에 와서 그 위상이 더욱 커졌다. 현재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태블릿 등 IT용 OLED 부문에서 세계 1위에 올라섰고, LG전자는 OLED TV 시장에서 독보적인 점유율을 확보했다.

앞서 일본은 LCD를 가장 먼저 상용화하면서 초기 디스플레이 시장을 주도했다. 하지만 1990년대 중반 삼성과 LG가 뛰어들면서 TV용 디스플레이 시장은 일본과 경쟁이 본격화됐다.

2000년대 들어 일본은 당시 차세대 분야인 5세대 LCD 투자를 머뭇거리며 한국에 시장 주도권을 넘겨줬다. 한국은 과감한 투자로 2004년 처음으로 일본을 뛰어 넘고 세계 LCD 시장 1위 자리에 올라섰다. 이후 지속적인 기술개발과 6세대, 7세대, 8세대 LCD, OLED에 대한 투자 확대로 2004년부터 2020년까지 17년간 세계 1위 자리를 지킬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한국이 중국에 위협을 받고 있어 상황이다. 중국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2021년 세계 시장 점유율 41.5%로 1위 국가로 등극했다. 중국은 세계 LCD 시장 절반 이상을 점유하면서 삼성과 LG의 LCD 사업 철수를 앞당겼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한국이 중국에 디스플레이 세계 1위 자리를 넘겨줬지만 프리미엄 기술인 OLED 분야에서는 지난해 세계 시장 점유율 71%를 기록해 압도적인 1위를 지키고 있다는 점이다. OLED 시장에서 중국 점유율은 28%였다.

삼성 한 관계자는 "최근 중국은 OLED 분야에서 중앙·지방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면서 "한국과 기술 격차도 점차 줄어들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다른 산업과 비교해 디스플레이 산업의 주도권 변화는 훨씬 역동적이어서 초기 미국에서 일본으로, 일본에서 한국과 대만으로 넘어갔던 주도권이 가까운 미래에 중국으로 이전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업계에선 삼성의 OLED 투자를 두고 다자경쟁에서 양강구도로 변화하면서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경쟁구도에서 선제적 투자를 통해 시장 지배력을 지키기 위한 초강수라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신규 라인이 완성되는 2026년이면 IT용 OLED를 연간 1000만대 정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IT용 매출이 전체 매출의 약 20% 수준으로, 현재 대비 5배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웨이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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