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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건설현장 '돌덩어리' 골칫거리서 효자로 '대변신'

부동산 건설사

건설현장 '돌덩어리' 골칫거리서 효자로 '대변신'

등록 2023.02.16 16:42

장귀용

  기자

암석 제거비용 부담보다 커진 지반 보강 공사비자재비 상승, 안전 강화로 귀해진 석재···현장 부수입 돼고층화 바람에 내진설계도 강화 추세···암석지반이 유리

기사내용과 무관.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기사내용과 무관.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지하공사 과정에서 나오는 암석은 그동안 공사비를 증가시키는 주요 돌발변수 중 하나였습니다. 하지만 요샌 진흙이 나오는 것보단 훨씬 비용이 적게 들고 제거한 석재를 처리할 수 있는 여건도 좋아져 공사비에 끼치는 영향이 현저히 줄어들었습니다."(건설업계 관계자)

공사비를 증가시키는 주범으로 낙인찍혀 건설현장에서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던 지하층 암석에 대한 대접이 달라지고 있다. 시멘트 값이 오르면서 기초를 보강하는 비용이 크게 오른 반면 자재수급이 어려워지면서 깨부순 암석을 잡석으로 되팔 수 있는 여건이 좋아져서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시멘트업체 중 상당수가 올해 상반기 내에 시멘트가격 인상할 계획이다. 시멘트업계는 이미 2021년 7월과 지난해 4월, 11월 3차례에 걸쳐 33%나 가격을 올렸다. 하지만 원자재 값 상승으로 실적이 악화하면서 또 다시 가격인상을 검토하고 있는 것.

시멘트 값이 오르면서 토목업계의 분위기도 크게 바뀌고 있다. 특히 지반보강공사 비용이 크게 올랐다. 지반은 경도(硬度)에 따라 습지 흙, 건지 흙, 풍화암, 연암, 경암으로 구분되는데 건물을 떠받치려면 경암까지 연결되는 콘크리트 기둥(파일)을 심어야 한다.

토목업계 관계자는 "시멘트 값이 오르면서 콘크리트파일 시공단가가 2년 전에 비해 2배가량 올랐다"면서 "특히 지난해 서울 내 유일한 시멘트 공장까지 사라지면서 운송비 부담까지 커진 상황"이라고 했다.

현장에서는 보강공사가 필요한 연약지반보다 오히려 암석층이 나오는 것이 훨씬 낫다는 말이 나온다. 암석층이 나오면 지반이 그만큼 탄탄해서 깊게 땅을 팔 필요가 없다. 그만큼 지반보강공사비가 줄어든다.

원래 암석층은 건설현장의 가장 큰 골칫거리 중 하나로 꼽힌다. 땅을 팠을 때 바위 같은 큰 장애물이 발견되면 돌을 깨서 꺼내야 하는데 비용이 만만치 않다. 공사기간도 그만큼 더 길어진다.

특히 아파트현장 같은 도심지 공사장에선 소음민원 때문에 보통 무진동파쇄방식을 사용하는데 단가가 다이너마이트 같은 폭발물을 사용한 발파방식보다 2~10배가량 비싸다. 이 때문에 암석층이 발견되면 공사비가 크게 오르는 것이 일반적이다.

최근에는 깨부순 암석을 잡석으로 되파는 일도 수월해졌다. 업계관계자는 "최근 조경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서 잡석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많아졌다"면서 "발파방식과 달리 무진동파쇄형식으로 깬 암석은 충분히 잡석으로 쓸 수 있다"고 했다.

기초보강비용과 암석파쇄비용의 부담감이 뒤집히면서 사업지마다 분위기도 갈리는 모양새다. 바다와 가까워 연약지층이 깊은 인천 송도나 영종도 등 신도시는 비용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반면 구릉이나 산의 지맥에 위치한 한남뉴타운이나 남산타운, 후암동 일대는 상대적으로 손해를 줄일 수 있게 됐다.

업계관계자는 "2020년 현대건설이 한남3구역을 수주할 때 실제 지질여건이 지반조사결과와 달라도 공사비를 올리지 않겠다고 했을 때 업계에선 큰 손해를 예상했었다"면서 "지금 상황에선 조합원의 신뢰도 얻고 공사비 부담도 별로 크지 않은 묘수(妙手)가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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