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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앞만 보고 달렸나···K-배터리, 투자 동맹이 흔들린다

산업 에너지·화학

앞만 보고 달렸나···K-배터리, 투자 동맹이 흔들린다

등록 2023.01.25 14:37

김현호

  기자

'SK온·포드' 'LG엔솔·GM', 배터리 합작사 철회인플레이션·고금리 여파에 자금조달 변수로SK온 프리 IPO 실패···현금성 자산 줄어든 LG엔솔전문가들 속도조절 주문···"우선순위 고려해야"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국내 배터리 기업과 글로벌 완성차기업 간 합작사 설립이 잇따라 무산 수순에 들어갔다. SK온은 포드와, LG에너지솔루션은 GM과의 '배터리 동맹'이 흔들린 상황이다. 양사 모두 "협상은 진행 중"이라고 밝혔으나 자금 조달에 어려움이 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경기 상황이 어려워 투자에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25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및 외신 등에 따르면 최근 국내 배터리 제조사와 글로벌 완성차 기업 간 배터리 공장 설립이 잇따라 철회되고 있다.

SK온은 포드와의 '동맹'에 균열이 생겼다. 튀르키예(터키) 수도 앙카라 인근에 대기업 코치(Koc)와 3자 합작으로 배터리 공장을 세우기로 했으나 이달 초 '무산' 소식이 들려오면서다.

앞서 지난해 3월 SK온은 오는 2025년부터 연간 30∼45GWh(기가와트시) 규모로 상업 생산을 시작한다는 계획으로 튀르키예에 배터리 공장을 세우기로 했다. 이는 연간 전기차 60만대에 납품할 수 있는 규모다. 유럽 전기차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계획으로 총 투자 금액은 3∼4조원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이들 기업의 합작사는 자금경색에 발목 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인플레이션과 고금리 여파로 거시경제(매크로)가 위축된 탓이다. 특히 SK온은 2022년 말 77GWh에 그쳤던 CAPA(생산능력)를 2030년엔 500GWh로 늘리기로 했는데 지난해 4조원을 모으려던 프리 IPO(상장 전 자금 조달) 흥행에 실패하는 등 자금 조달에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 통상 10GWh 규모의 배터리 생산공장을 짓기 위해선 약 1조원 가량이 필요하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전기차 보급률이 늘어나면서 완성차기업은 배터리 내재화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며 "현대차 기준 자동차기업의 영업이익률은 3~4%대에 불과한데 배터리는 자동차 가격에 약 30%를 차지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완성차기업으로선 수익률이 배터리로 인해 떨어질 수 있어 배터리 기업과의 관계가 흔들리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제너럴모터스(GM)간 배터리 합작공장 계획도 백지화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양사가 미국에 세우려던 네 번째 배터리 합작공장 설립 계획이 취소됐다. 이는 LG엔솔 탓이라는 게 외신 측의 설명이다. LG엔솔이 거시경제 불확실성을 우려하고 다른 완성차 회사들과도 합작사 설립을 발표해 새로운 투자를 주저했던 결과라는 것이다.

앞서 LG엔솔은 LG화학 시절인 지난 2019년 12월 GM과 미국 오하이오주에 배터리 1공장을 세우기로 했고 2021년 4월과 2022년 1월엔 각각 테네시와 미시간주에 2, 3공장 설립을 발표했다. 4공장 설립은 작년 2월 메리 바라 GM 회장이 2021년 4분기 실적을 발표를 하면서 "상반기에 LG엔솔과 네 번째 배터리 합작공장 위치를 발표하겠다"고 말하며 공식화됐다.

앞만 보고 달렸나···K-배터리, 투자 동맹이 흔들린다 기사의 사진

LG엔솔은 GM 외에도 합작사 설립을 확대하고 있다. 작년 3월에는 미국 스텔란티스와 캐나다 온타리오주에 45GWh 규모의 배터리 합작공장 설립 계획을 발표했다. 총 투자액은 4조8000억원으로 2024년 상반기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같은 해 8월엔 일본의 혼다와 손잡고 오하이오주에 5조4600억원을 투입해 연 40GWh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춘 배터리 합작공장을 건립하기로 했다. 또 튀르키예에는 SK온과 합작사 설립이 불발된 것으로 알려진 포드와 합작 공장을 짓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기업 중 가장 공격적으로 배터리 투자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나 LG엔솔의 자금 사정도 여유롭지는 않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작년 1분기 LG엔솔의 현금성 자산은 5조1612억원을 기록했으나 3분기엔 2조1894억원으로 약 3조원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투자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마이너스(–)6조5254억원에서 –8조7235억원까지 확대됐다. 보유 자산보다 투자로 인한 현금 지출이 많았다는 뜻이다.

경제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전문가들은 투자에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배터리 팹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나 올해도 경기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배터리 기업의 고민이 깊을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투자는 우선순위를 고려해 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호근 교수도 "테슬라 주가만 보더라도 투자자들이 전기차 시장에 대해 의문을 나타내고 있다"며 "금리가 대폭 인상된 상황에서 투자에 나선다면 고정비용이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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