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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둔촌주공 계약률 소식이 불편한 이유

오피니언 기자수첩

둔촌주공 계약률 소식이 불편한 이유

등록 2023.01.10 16:55

수정 2023.01.11 07:10

김소윤

  기자

둔촌주공 계약률 소식이 불편한 이유 기사의 사진

국내 굴지의 한 A건설사가 지난 2010년 5월에 인천시 연수구에 분양했던 대단지 아파트. 당시가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건설 경기 침체가 극심했던 만큼 85%가 미분양되자 A건설사는 분양대행사이자 시행사였던 B사와 계약을 하고 특별공급 물량을 할인 분양하기 시작했다. 두 회사는 미분양 물량을 소진하기 위해 분양률이 70%가 임박했다며 예비 수요자들 상대로 홍보에 들어갔다. "이미 모든 평수가 완판됐던 일부 큰 평수만 남아있다" 이런식으로 말이다. 그러나 3년간 진행됐던 실제 분양률은 알고 보니 겨우 55%밖에 그치지 않게 되자 해당 아파트를 계약한 사람들은 A건설사와 B시행사 상대로 소송했다. 소송이 대법원까지 가게 되자 결국 법원은 A건설사와 B시행사가 저조한 분양실적을 무마하기 위해 분양률을 부풀린 것으로 보고 두 회사에게 손해배상 판결을 내렸다. 배상금액은 분양가의 5%였다.

두번째 사례는 지난 2016년 서울 반포동에 위치한 유명한 대단지 아파트 분양과 관련된 얘기다. 2010년도 만큼은 아니지만 당시에도 부동산 경기에 대해 일부 부정적인 시각이 다수 존재했던 때였다. 반포동이라는 알짜입지에도 불구하고 해당 아파트의 1차 분양 성적은 55%가 미계약이었다. 당시 업계 관계자들은 "이 정도 분양률이면 사실상 망한 수준"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에 다급해진 건설사는 홍보요원(OS) 300여명에게 "물량이 딱 두개 만 남았다"라며 청약자들에게 문자 남기라고 지시했다. 그러자 그 다음날 망설이던 청약자들 250명이 한꺼번에 돈을 내며 분양은 순식간에 마감됐다. 해당 아파트를 시공한 건설사는 시평능력순위 5위 내에 진입한 대형사였다.

앞서 두 사례 모두 '부동산 경기 침체', '저조한 분양률'이라는 현재의 시장 상황을 그대로 반영해주고 있다. 이를 우려해 정부는 연초부터 전매제한과 실거주 의무, 투기과열지구 해제 등 각종 규제들을 대폭 완화시키며 가라앉고 있는 부동산 시장을 어떻게든 끌어올리려 하고 있다.

지난주 부동산 규제 완화책이 발표되자마자 가장 먼저 반응한 곳은 '둔촌주공(올림픽파크 포레온)'이었다. 국토교통부가 둔촌주공을 분양시장의 바로미터로 보고 만일 둔촌주공의 상황이 어려운 분위기라면 부동산 대책을 더 서두른다는 말까지 나왔는데 실제 발표 당시 이제 막 둔촌주공이 계약을 진행하려던 참이었다.

발표 전만해도 둔촌주공이 미분양 사태를 면치 못할 것이라는 얘기들이 나왔는데 발표 후 분위기는 급반전됐다. 당첨자들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며 이대로라면 초기 계약률이 70%는 거뜬히 넘어갈 것이라는 얘기마저 나온다. 계약이 끝나려면 아직 일주일이 더 남았는데도 말이다.

앞서 지난 주말 둔촌주공과 비슷한 시기에 분양을 실시했던 '장위자이'에 대한 계약률 소식이 들려왔다. 이미 초기 계약률이 90%를 달성했다고 말이다. 그 때도 부동산 발표가 있은 직후였고 당시 시장의 반응은 '반신반의'였다. 본지가 해당 건설사와 분양대행사 등에 문의해 보니 "사실과 다르다"라는 답변을 받았다. 현재는 계약률이 공개됐는데 90%가 아닌 59%인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90%라는 소문이 나오던 시점이다. 장위자이 정당계약과 예비당첨자들 계약이 한참 진행됐을 때였다. 일부 망설이던 청약당첨자들 중에는 해당 소문이 사실인 줄 알고 덜컥 계약했을 수도 있다는 얘기가 된다. 마치 앞서 언급했던 두 사례처럼 말이다.

둔촌주공의 계약률과 관련한 긍정적인 소식 또한 그렇다. 계약률이 50%든, 80%든 그건 중요치가 않다. 또 어차피 관건은 금리가 내려가야 한다. 금리는 오리어 더 오를 공산이 큰데, 미국 기준금리 상단은 올해 말 5.25%로 예측됐다. 올해 기준금리가 0.75%포인트 더 오른다는 얘기다. 이에 발맞춰 한국은행도 한 두 차례 정도는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과거 사례들과 최근의 장위자이와 관련된 지라시 등 여러 정황을 비춰보고 둔촌주공을 비롯한 아파트 청약 당첨자들이 현명한 판단을 내리기 바랄 뿐이다. 주식이든 부동산이든 투자에 대한 선택과 책임은 어차피 본인 몫이다. 다만 마지막으로 충고해주고 싶은 말은 현재처럼 건설 경기가 안 좋을 때마다 분양촉진을 위해 '뻥튀기'한 분양 소식들이 많이 나왔다는 점들을 잊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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