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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해외건설 수주,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서도 선방

부동산 건설사 2022년 건설 결산③

해외건설 수주,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서도 선방

등록 2022.12.23 07:00

수정 2022.12.23 07:24

김소윤

  기자

해외건설 수주 작년 대비 2% 가량 소폭 늘어고환율 악재에도 코로나사태 이후 다시 성장삼성물산·삼성ENG 등이 수주반등 견인 성공주택사업 치중했던 건설사들도 해외 비중 ↑

해외건설 수주,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서도 선방 기사의 사진

올해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건설 수주가 고환율 악재 등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서도 나름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과 비슷한 수준인데 기존 수주 해외수주 '텃밭'이었던 중동과 아프리카 등에서 수주고를 올린 결과라는 분석이다.

22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이달 최근까지 해외 건설수주 누적액은 275억5586만 달러로, 작년 같은기간(270억4180만 달러)보다 1.9% 소폭 상승했다. 지역별로 보면 아프리카 수주액은 1억7956만 달러에서 12억319만 달러로 7배 가량 증가했고, 아시아의 경우 89억6747만 달러에서 115억1708만 달러로 수주액이 크게 늘었다.

과거 코로나19 사태 이전만큼의 호황은 아니지만 아직 코로나19가 계속된 가운데 올해는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서도 이 정도면 나름 괜찮은 실적이라는 평가다. 최근 들어서는 고유가와 함께 달러 강세로 인한 고환율 등 때문에 해외에서 주요 자재를 수입에 의존하는 건설사들의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한편으로는 고환율 덕분에 오히려 선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환율이 오르면 입찰단가를 낮추는 효과가 생겨서 건설업계의 해외 건설 입찰 경쟁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촉발된 고유가 기조도 호재로 평가하기도 한다. 유가 강세가 이어지면서 중동 산유국들이 건설발주를 확대하기 때문이다. 결국에는 원자재 값 상승과 경기하락으로 국내 주택시장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반해 고환율‧고유가로 해외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얘기다.

국내 건설사로는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이 해외건설 실적 반등을 견인했다. 먼저 삼성물산은 올해 3월 5억8278만 달러 규모의 베트남 연짝 복합 화력발전소 프로젝트를 수주한 데 이어 지난 7월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 오스틴 법인이 발주한 신축공사에 관한 19억1433만 달러(약 2조 5470억원) 규모의 대형 계약을 체결하는 등 올해만 50억 달러에 육박하는 신규 수주를 기록 중이다. 수주고 2위 삼성엔지니어링은 올 초 11억4260만 달러(약 1조5203억원) 규모의 러시아 화학 플랜트 프로젝트를 수주했고 지난 7월에는 쉘 사가 발주한 6억8452만 달러 규모 말레이시아 육상 가스 프로젝트를 체결했다.

롯데건설과 SK에코플랜트의 약진도 눈에 띈다. 롯데건설은 수년간 해외 수주 10위권 밖에서 머물렀지만 올 들어 롯데케미칼 인니 법인 프로젝트와 롯데글로벌로지스(LGL)의 베트남 물류센터 사업 등 그룹 내 계열사들의 해외사업을 통해 수주액을 전년 대비 1140%(13억 860만 달러) 늘리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도 올해 2월 플랜트EPC 부문 계열사인 SK에코엔지니어링을 물적 분할 한 뒤 3월경 노르웨이 도로청이 발주한 Rv.555고속도로 프로젝트에서 3억9924만 달러(약 5320억원)의 수주를 따냈다.

건설업계는 고환율·고유가에 힘입어 해외건설 수주에 관심을 높이고 있다. 사진=국내 한 건설사 해외현장 전경건설업계는 고환율·고유가에 힘입어 해외건설 수주에 관심을 높이고 있다. 사진=국내 한 건설사 해외현장 전경

해외건설 수주가 가장 힘들었던 시기는 아무래도 코로나19가 한창이었던 2020년~2021년이다. 당시 건설사들은 중동 등 주요 해외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적극적으로 수주에 나서지 않았다. 그간 해외건설 수주에 적극적이었던 대우건설도 43년 만에 해외 수주 '톱10' 밖으로 밀려나기도 했다. 이 외에도 작년 한 해 동안 삼성엔지니어링(수주액 35억6101만달러), 포스코건설(9억9421만달러) 등도 수주액이 40~50%가량 급감했다.

당시 건설사들이 해외 건설 사업에 소극적으로 변한 것은 수주 '텃밭'으로 꼽혀온 중동발(發) 리스크 요인이 가장 컸다. 건설업계 대다수 관계자들은 "수주하더라도 공기(工期) 지연, 공사대금 미지급 등 위험 요인이 커 중동 현장에는 발을 잘 들이지 않으려는 분위기"라고 했다. 2000년대 60%에 육박했던 건설사의 중동 지역 수주 비중은 작년 37%까지 줄어들었다. 이로 인해 건설사들은 해외 사업 비중을 줄이고 국내 주택사업에 비중을 늘렸다. 최근 삼성물산이 5년 만에 국내 정비사업 시장에 복귀한 것도 해외시장 침체와 무관치 않다.

이제는 국내 부동산 경기가 활황으로 주로 주택사업에 집중했던 건설사들이 올해 국내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는 양상을 보이자 일감을 확보하기 위해 해외로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도시정비사업에 주로 집중해왔던 현대건설과 GS건설의 최근 약진이 두드러진다.

현대건설은 올해 3분기 기준 해외에서 6조1136억원어치를 신규 수주했다. 작년 3분기 5조6347억원에 비해 약 8.5% 증가했다. 같은 기간 GS건설도 해외에서 1조9040억원을 수주했다. 이는 지난해 3분기 7440억원과 비교하면 약 156%(1조1600억원)나 늘어난 금액이다. 코로나19 이후 잠시나마 주춤했던 대우건설도 올해 3분기까지 1조3119억원의 해외 수주액을 기록했다. 이는 작년 7382억원에 비해 78% 증가한 액수다.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해외건설 시장은 규모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시장조사기업 IHS 마킷(IHS Markit)에 따르면 올해 해외건설 시장은 작년 대비 3.9% 성장한 13조4446억 달러, 내년은 올해보다 4% 성장한 13조9824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올해는 중동이 가장 높은 성장률(12.0%)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미 굵직한 사업들이 많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사우디아라비아 최대 권력자인 빈살만 왕세자가 주도하는 네옴시티 건설을 비롯해 카타르 LNG 생산시설 확장공사, 쿠웨이트 석유화학 연구센터 건립 등이 대표적이다. 이 중 네옴시티의 경우 내년 수주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앞서 지난달 사우디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방한 시기에 맞춰 우리 건설기업과 사우디 측이 다양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해서다. 당시 △삼성물산 모듈러 사업 협력 △삼성물산 그린수소 개발 협력 △대우건설 석유·가스·석유화학 프로젝트 협력 △코오롱글로벌 스마트팜 합작법인 설립 등의 MOU를 맺었다.

이어 중남미(10.9%), 북미·태평양(7.8%), 아프리카(7.4%), 아시아(2.7%), 유럽(0.5%) 순이다. 내년에도 중동이 가장 높은 성장률(14.4%)을 기록할 전망이다. 아프리카(8.2%), 중남미(7.4%), 아시아(4.5%), 북미·태평양(2.6%), 유럽(0.8%) 등이 뒤를 이었다.

정부에서도 해외건설 수주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최근 대통령실 업무보고 당시 새 정부 임기 5년 내에 500억 달러 해외 건설 수주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원 장관은 5개 중동 국가 주한 대사들과 오찬하면서 인프라 협력 강화를 논의하는 등 국가 차원에서 해외 건설 수주 영업에 나서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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