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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칼 주주로 손 잡은 호반·하림···뭘 노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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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업 의지' 팬오션, 한진칼 주식 총 5.8% 확보
KCGI서 주당 5.7만원 산 호반, 하림에 3.7만원 팔아
640억 손실 추정, 두 기업 합심한 진의 놓고 의구심
호남 기반, 오너간 '호형호제'···당장 배당 기대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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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그룹 해운 계열사인 팬오션이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 지분 확보에 나섰다. 경영권 분쟁이 종식된 한진그룹에 또다시 전운이 드리우는 것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관측이 나온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팬오션은 전날 이사회를 열고 한진칼 주식 5%(333만8090주)를 1259억원에 취득하기로 결정했다. 이 주식은 호반건설이 보유한 주식(16.58%) 중 일부로,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로 거래됐다. 회사는 거래 취득 목적에 대해 '단순 투자'라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침체기에 빠진 항공업이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는 만큼, 투자 수익을 내겠다는 게 표면적인 이유다.

조원태 회장 등 한진그룹 오너가와 경영권 분쟁을 벌이던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는 지난 4월 호반건설로 한진칼 주식 전량을 약 7000억원에 넘기며 엑시트(투자금 회수)했다. 호반건설은 한진칼 주식 취득 이유로 '투자'를 꼽았고, 조 회장 측에 "경영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때문에 보장된 의결권만 행사하고 배당 이익을 챙기는 '잠재적 우군'으로 분류하는 시각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팬오션의 이번 지분 취득을 두고 사뭇 결이 다른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하림그룹이 항공업 진출 의지를 내비친 것이 처음이 아닌 만큼, 한진칼 경영권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온다. 하림그룹은 지난해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이스타항공이 M&A시장 매물로 나오자 현금창출력이 가장 뛰어난 팬오션을 필두로 인수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당시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은 육·해·공을 아우르는 물류기업이라는 미래 비전을 그렸다. 하지만 이스타항공은 충청 기반 부동산 중견기업인 성정에 최종 인수됐다.

팬오션이 한진칼 주식을 처음 취득한 것은 호반건설이 주요 주주에 오른 직후인 5월이다. 팬오션은 단순 투자용으로 한진칼 주식 39만5911주를 매입했고, 3분기 말 기준 0.59%의 지분율을 만들었다. 이후 16만9972주를 추가로 사들이며 0.8%(56만5883주)로 늘렸고, 이번에 확보한 지분까지 포함하면 총 5.8%에 이른다. 팬오션이 5% 이상 지분율 확보한 만큼, 지분 변동 내용을 공시해야 하는 지위를 갖추게 됐다.

더욱이 팬오션이 호반건설로부터 시세보다 싸게 한진칼 주식을 넘겨받았다는 점은 두 기업간 '비밀 거래' 가능성을 의심케 하는 대목이다. 팬오션이 매입한 가격은 주당 3만7715원으로, 5일 종가 4만원 대비 5.7% 할인된 금액이다. 특히 호반건설이 KCGI와 거래한 주당 5만6889원보다는 33.7% 저렴하다. 이번 거래로 호반건설은 총 640억원 가량 손해를 입은 것으로 추산된다. 김상열 전 호반그룹 회장과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 모두 호남지역을 기반에 두고 '호형호제'하는 사이라는 점 역시 이번 거래에 숨은 의도가 있다는 주장에 힘을 싣는다.

당장 경영권 분쟁이 재점화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한진칼 지분 10.58%를 가진 산업은행이 조 회장 편에 서있기 때문이다. 산은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순조로운 합병을 지원하기 위해 한진칼 주식을 취득했다.

또 대한항공과 조인트 벤처(JV)를 맺은 미국 델타항공이 한진칼 지분 14.90%를 들고 있다. 항공업계에서 JV는 '결혼' '혈맹' 등에 비유된다. 델타항공은 상반기 말까지 지분율이 13.21%였지만, 반도건설이 엑시트한 물량 중 1.68%를 받았다. 대한항공과 협력 관계인 LX판토스도 반도건설로부터 3.83%를 인수했다. 조 회장과 오너가, 특수관계인 지분까지 모두 포함하면 조 회장 측 우호지분은 48.17%에 달한다.

호반건설(주식 처분 이후 11.58%)과 팬오션이 힘을 합치더라도 17.38%에 불과하다. 조 회장 측과의 지분 격차는 30%가 넘는다. 힘의 대결 자체가 성립될 수 없다.

하지만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이 완료되고, 산은이 보유 주식을 처분한다면 상황은 반전될 수 있다. 조 회장 측 지분율이 37%대로 낮아지게 된다. 반도건설의 나머지 지분인 13.19%는 소수의 기관이 받았는데, 이들과 동맹 관계를 맺을 여지도 열어둬야 한다.

팬오션의 현금력이 뛰어난 만큼, 추가 매집 가능성도 있다. 3분기 말 별도기준 팬오션의 현금및현금성자산은 7378억원이다. 단순 계산으로 한진칼 주식 1858만4382주(6일 종가)를 살 수 있는 금액이고, 지분율로는 27%에 육박한다.

재계 관계자는 "호반건설과 팬오션이 한진칼 주식 매입 목적을 단순 투자로 밝혔지만, 주주총회 개최 6주전까지만 보유 목적을 '경영 참여'로 바꾸면 주주제안이 가능하다"며 "최근 3년간 한진칼의 적자가 누적된 만큼, 배당 수익을 기대하기도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세정 기자 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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