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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견제' 줄어든 조현민 ㈜한진 사장, 내년엔 이사회 합류할까

'외부 견제' 줄어든 조현민 ㈜한진 사장, 내년엔 이사회 합류할까

등록 2022.11.21 15:46

이세정

  기자

사내이사 3인 중 2인, 내년 3월 임기 만료노삼석 대표, 조원태 회장 최측근···연임 가능성 무게조 사장, 노 대표와 '투톱'···굵직한 의사결정 못해 한계KCGI 한진칼 분쟁 패배로 퇴장, HYK도 공격 명분 희석

조현민 ㈜한진 미래성장전략 및 마케팅 총괄사장이 지난 6월 28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마케팅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진 제공조현민 ㈜한진 미래성장전략 및 마케팅 총괄사장이 지난 6월 28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마케팅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진 제공

한진그룹 오너 3세인 조현민 ㈜한진 사장의 이사회 합류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올해 1월 승진하며 노삼석 대표이사 사장과 동일한 직급에 오른 조 사장은 활발한 대외 행보는 물론, '미래 물류 트렌드'를 선도하며 기업 이미지 쇄신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모기업 한진칼의 경영권 분쟁이 종식됐고, ㈜한진 2대주주인 골든오크인베스트먼트(옛 HYK파트너스)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은 조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 가능성을 높이는 배경이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진 사내이사 3명 가운데 노삼석 사장과 주성균 재무 및 투자 총괄 전무의 임기가 내년 3월 만료된다. 올해 3월 선임된 신영환 지원본부장 전무의 임기는 오는 2025년 3월까지다.

30년 이상 대한항공에서 항공물류 전문가로 근무한 노 사장은 지난 2019년 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취임 후 처음 단행한 임원인사에서 ㈜한진 사업부문 총괄 대표이사에 오르며 조 회장 최측근 입지를 굳혔다. 주 전무는 그룹경영지원실 기획팀장과 재무담당, 대한항공 인천화물운송지점 부지점장 등을 거쳐 2016년 ㈜한진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기획·재무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노 사장의 연임 여부는 아직까지 불투명하다. 한진그룹이 올해 1월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는 점에서 미뤄볼 때, 내년 초께 사장단 인사가 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인 탓이다. 다만 ㈜한진이 지난해 달성한 역대 최고 실적(매출 2조5041억원, 영업이익 994억원)을 올해 경신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노 사장이 경영성과를 인정받아 재선임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재계에서는 ㈜한진이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 전무의 연임안을 상정하지 않을 가능성에 대해 거론한다. 대신 조 사장의 신규 선임안이 오를 수 있다. 조 사장이 ㈜한진에서 근무한지 내년이면 4년차가 되고, 조 사장의 직급과 직책을 고려할 때 이사회 합류가 타당하다는 분석이다. 조 사장은 노 사장과 사실상 '투톱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하지만 회사 경영과 관련된 주요 의사결정 권한이 없어 그의 경영보폭에는 제약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

한진가(家) 오너3세 중 막내인 조 사장은 '마케팅의 여왕'이란 수식어로 불린다. 2020년 9월 ㈜한진 마케팅 총괄 전무로 경영에 복귀했고, 약 4개월여 만인 이듬해 1월 미래성장전략 및 마케팅 총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당시 재계에서는 조 사장이 곧바로 이사회 구성원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조 사장의 선임안은 다뤄지지 않았다.

다시 1년 만에 사장에 오른 조 사장은 공식적인 대외 활동을 재개했다. 조 사장은 지난 6월 열린 ㈜한진 기자간담회에서 4년 만에 공개석상에 등장하며 미래 물류 산업을 선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보수적인 물류사업을 트렌디한 사업으로 바꾸기 위해 다양한 시도도 하고 있다. 업계 최초로 모바일 게임인 '택배왕 아일랜드'를 선보였고, 택배 물류 인프라를 활용한 도로정보 데이터베이스(DB) 사업을 수행하는 '휴데이터스'를 설립했다. 해외 물류부터 마케팅 서비스까지 연결하는 'K패션-숲' 플랫폼 론칭과 브랜드 굿즈 제작, 카카오T 기반 택배 서비스, 여행지에서 렌탈상품을 받는 간편여행 서비스 등도 있다. 최근에는 조 사장 주도 아래 친환경 포장재 '그린와플' 개발에 성공했다.

그동안 조 사장은 이사회 합류 시기에 대해 '이르다'는 반응이었다. 앞서 조 사장은 6월 열린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선대회장 추모전에 참석해 사내이사 선임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직 능력 검증이 안됐다"며 조심스러운 답변을 내놨다.

조 사장이 신중한 태도를 보여온 이유로는 KCGI와 골든오크인베스트먼트 등 외부 세력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한진칼은 ㈜한진 지분율 24.16%의 최대주주다. 하지만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등이 경영권 공격을 이어가는 상황 속에서 자회사인 ㈜한진도 눈치를 볼 수밖에 없었다는 해석이다. KCGI와 결을 같이하는 ㈜한진 2대주주의 견제도 신경써야 했다.

주목할 부분은 한진칼 경영권 분쟁이 완전히 끝났다는 점이다. 2018년부터 조 회장 일가를 공격해온 KCGI는 지난 3월 자금회수(엑시트)를 완료했다. KCGI 조력자를 자처한 반도건설 역시 8월 보유 주식을 처분하며 막대한 시세차익을 거뒀다. 외부 세력의 퇴장은 ㈜한진 2대주주인 골든오크인베스트먼트의 분쟁 동력 상실로도 연결되는 분위기다. 골든오크인베스트먼트는 2020년 KCGI 우호세력이던 경방으로부터 ㈜한진 주식을 매입했다. KCGI는 한진칼 주식을 사들이기 위해 보유하던 ㈜한진 주식을 처분했는데, 이를 넘겨받은 주체가 경방이었다.

현재 ㈜한진 주식을 보유한 주체는 'HYK 1호 펀드'로, 지분 9.79%를 들고 있다. 경방이 HYK 1호 펀드 주요 출자자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는 점에서 KCGI와의 관계성을 의심하는 시각이 적지 않다. HYK 1호 펀드는 지난해 3월 열린 ㈜한진 정기 주총에서 주주제안에 나섰다. 배당 확대와 정관 변경, 사외이사 후보 등을 추천했지만, 완패했다. 이후 지분을 확대하지도, 축소하지도 않고 있다.

골드오크인베스트먼트가 ㈜한진을 공격할 명분은 점점 사라지고 있다. ㈜한진의 ESG등급은 조 사장이 경영 전면에 나선 2020년 기준 'B' 등급이었지만, 지난해 'A' 등급으로 상향 조정됐다. 환경 부문과 사회책임은 각각 'B'에서 'A'로, 'C'에서 'B+'로 두 단계 뛰어올랐고, 지배구조는 'B+'에서 'A'로 한단계 상향됐다. 호실적도 지속되고 있다. ㈜한진은 올해 창사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 1조원 돌파가 가시화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조 사장은 스타트업 발굴과 인수합병(M&A) 등으로 ㈜한진의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며 "특히 미래성장전략실을 이끌고 있는 만큼, 과감한 결단과 투자를 실현하기 위해서라도 이사회 진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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