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세체계 구조적 한계 지적 잇따라미국·영국 등 글로벌 기준과 차이 有정치권서 과세 유예·재설계 주장 확대
가상자산 과세 시행이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당국의 시행 기조와 달리, 정치권과 업계에서는 과세 체계의 구조적 한계를 지적하며 재설계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정부는 내년 1월 1일을 기점으로 가상자산에 대한 과세를 시행한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9일 국회 재경경제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가상자산 과세는 예정대로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년간 과세 인프라를 구축해온 만큼 추가 유예는 정책 신뢰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가상자산 과세는 당초 2022년 도입 예정이었으나 제도 미비를 이유로 세 차례 연기된 바 있다.
현행 과세안은 개인이 가상자산 양도·대여로 얻은 소득 중 연 250만원 초과분에 대해 지방소득세를 포함해 22%를 부과한다. 문제는 과세 방식이 금융투자소득과 달리 손익통산 및 이월공제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는 투자 손실이 발생해도 이후 과세에 반영되지 않아 과세 형평성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은 "올해 1000만원 투자해서 다 잃었다가 내년 500만원 수익을 내면 사실상 500만원을 손해본 것"이라며 "자본이득 결손금 이월 공제를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회에서도 이 같은 문제를 중심으로 비판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특히 글로벌 주요국과의 과세 체계 불일치가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미국과 영국 등은 가상자산을 자본이득 과세 체계 내에서 다루며 손익통산과 손실 이월공제를 폭넓게 허용하고 있다. 반면 국내는 기타소득으로 분류해 상대적으로 경직된 과세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정부 역시 이러한 한계를 인식하고 있다. 구 부총리는 이날 회의에서 "주요국과 차이가 있는 부분은 보완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제도 개선 가능성을 열어두지만 '선 시행-후 보완' 접근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과세 인프라 구축이 상당 부분 완료된 상황에서 추가 지연은 행정 비용과 정책 일관성 측면에서 부담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업계의 시각은 엇갈린다. 제도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시장의 제도권 편입을 가속화하기 위해서는 과세 시행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다만 글로벌 기준과의 정합성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의 도입은 오히려 시장 위축과 역외 거래 증가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김상훈 의원도 "가상자산 과세가 현행대로 이뤄지면 투자자들이 해외 조세회피처를 통해 우회 투자할 가능성이 많다"고 지적했다.
정치권 변수도 여전히 유효하다. 가상자산 과세 폐지를 요구하는 국민동의청원이 5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어 국회 상임위원회에 회부되면서 입법 논의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시행 시점을 앞두고 부분 보완, 추가 유예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거론될 수 있다"며 "현재 추세로 본다면 그대로 추진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부작용을 잘 고려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과세가 계속 미뤄지면서 시장 불확실성이 오히려 커진 측면이 있다"며 "추후에 어떻게 보완이 될지 지켜봐야 하는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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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한종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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