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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섭 사장, 한화에너지 대표 사임···대우조선해양 인수 집중

[단독]정인섭 사장, 한화에너지 대표 사임···대우조선해양 인수 집중

등록 2022.11.16 14:57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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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섭 사업부문 대표, 지난달 등기임원 공식 사임한화에너지 소속은 유지···김희철 사장 단독 체제로이사회 물갈이···김성훈 기획실장·김문수 CFO 신규선임지주사업·재무관리 등 역량 집중, 김동관 지배력 강화로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한화에너지 사업부문을 총괄하던 정인섭 사장이 최근 대표직에서 내려왔다. 이에 따라 한화에너지는 김희철·정인섭 각자 대표 체제에서 김희철 단독 대표 체제로 변경됐다. 정 사장은 한화에너지 소속을 유지하면서, 대우조선해양 인수단 대표 업무에 집중할 예정이다.

16일 한화에너지 분기보고서와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정인섭 사장은 지난달 18일 한화에너지 등기임원에서 사임했다. 당초 임기는 내년 3월까지였지만, 약 5개월이나 먼저 이사회 자리를 자진 반납한 것이다.

정 사장이 등기임원직을 내려놓은 배경에는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있다. 한화그룹은 지난 9월 26일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공식화한 바 있다. 정 사장은 그룹측 인수단 대표를 맡았다. 딜클로징(거래종결) 시점으로 예상되는 내년 초까지 한화에너지 경영에 집중할 수 없는 만큼, 대표직을 사임했다는 분석이다.

1969년생인 정 사장은 '정통 한화맨'이 아니다.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보스턴대학교 경영학 석사학위(MBA)를 받은 그는 1995년 고(故)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비서실(수행비서)을 거쳐 2000년부터 2년간 KPMG 선임 컨설턴트로 일했다. 이후 한샘 인테리어 BU 직영 부문장, 벽산그룹 비서실장 겸 구조조정 본부장, 벽산건설 해외사업본부장 등을 거쳤다. 2009년에는 김우중 전 회장 3남인 김선용씨가 최대주주이던 옥포공영과 코랄리스 인베스트먼트에서 임원을 역임했다. 2010년에는 이명박 정부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으로 근무한 경력도 있다.

한화그룹으로 영입된 것은 2013년이다. 정 사장은 한화생명 해외사업팀장,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 부사장 등을 거쳐 2019년 舊 한화에너지 대표이사에 올랐고, 이듬해 한화에너지 모기업이던 에이치솔루션(現 한화에너지) 대표이사까지 꿰찼다.

이에 따라 한화에너지는 김희철 지주부문 사장의 단독 대표 체제로 재편됐다. 특히 또다른 사내이사이던 정원영 지주부문 CFO(최고재무책임자)가 한화솔루션으로 적을 옮기면서 이사회 물갈이 작업도 동시에 진행됐다. 한화에너지는 이달 7일 김성훈 전무와 김문수 전무를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1971년생으로 연세대 경영학을 졸업한 김성훈 전무는 한화큐셀 북중미사업부문장을 역임한 인물이다. 김문수 전무 역시 1971년생으로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한화 재경본부 금융실장으로 근무하다 2020년 한화솔루션으로 이동했다. 두 사람 모두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과 연이 닿아 있다.

불가피한 요인으로 경영체제가 개편됐지만, 의미하는 바는 적지 않다. 재계에서는 한화에너지가 계열사 관리를 강화하고, 재무 역량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한화에너지는 '3세 승계'로 향하는 열쇠를 쥔 핵심 계열사다. 한화에너지는 오너 3세인 김 부회장 삼형제가 지분 100%를 보유한 개인회자이면서, 실질 지주사인 ㈜한화 지분 9.7%를 보유한 2대주주다. 한화임팩트와 한화시스템 등의 지분도 들고 있다.

우선 그동안 사업부문에 초점을 맞춰온 한화에너지 이사회가 지주사업에 더욱 집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는 지주부문 임원 1명(김희철)과 사업부문 임원 2명(정인섭·정원영)이었지만, 신규 사내이사 선임으로 지주부문 2명(김희철·김성훈), 운영부문 1명(김문수)으로 재편됐다. 한화에너지 자회사 한화임팩트 대표이사를 겸직하는 김희철 사장은 김 부회장의 '태양광 사업 멘토'이자 최측근이다. 김 사장의 입지가 강화될수록, 자연스레 김 부회장 지배력이 공고해지는 셈이다. 또 지주부문 강화는 계열사 사업과 인력 운용 등의 세밀한 관리로 연결된다.

통일된 재무관리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문수 전무는 운영부문 CFO라는 점에서 지주·사업부문 구분없이 재무와 관련된 모든 사안을 총괄한다. 과거에는 정원영 전무가 사업부문 업무만 담당했고, 김창연 상무가 지주부문 재무기획팀장을 맡아 지주 관련 업무를 수행했었다. 김창연 상무는 한화에너지 자회사 한화컨버전스 신임 대표로 이동했다.

계열사 자금 흐름의 경우 더욱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다. 한화에너지 3개 자회사는 이번 대우조선해양 인수 대금으로 1000억원을 출자한다. 지난해 삼성물산과 삼성SDI로부터 인수한 한화임팩트 지분에 대한 3차 매매대금 1562억원도 마련해야 한다. 한화에너지는 지주사로서 계열사 자금 조달은 물론, 안정적인 재무 여력을 유지하는데 지원이 가능하다. 특히 계열사서 수취하는 배당의 경우 3세 승계 자금으로 활용될 것이란게 지배적인 시각이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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