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强달러에 희비 갈린 '현대차그룹' 3Q 성적표

强달러에 희비 갈린 '현대차그룹' 3Q 성적표

등록 2022.11.01 10:03

이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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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글로비스·로템, 고환율 수혜 톡톡 현대차·기아도 일회성 비용 제외시 분기 최대 실적 원자재 수입 비중 높은 현대제철, 수익성 지표 뒷걸음

强달러에 희비 갈린 '현대차그룹' 3Q 성적표 기사의 사진

올해 3분기 내내 치솟은 환율에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의 실적 희비가 갈렸다. 수출 비중이 높은 현대차와 기아는 반도체 수급난 완화에 따른 완성차 생산량 회복으로 수출 물량이 늘면서 최대 매출을 기록했고, 역시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 현대로템도 고환율 기조에 득을 봤다. 그러나 원자재 수입 비중이 높은 현대제철은 달러 강세가 원가 부담으로 이어지면서 수익성 지표가 크게 뒷걸음질쳤다.

현대차그룹 주요 계열사 6개(현대차·기아·모비스·제철·로템·글로비스)의 올해 3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합산 매출은 87조 8723억원, 영업이익 3조 749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과 견줘 매출은 32.8% 늘어난 반면, 영업이익은 17.6% 감소했다. 다만 영업이익 감소는 현대차와 기아가 쌓은 2조 9000억원에 달하는 품질비용, 즉 일회성 비용이 반영된 탓이 크다. 해당 항목을 제외하면 현대차그룹의 3분기 영업이익은 대략 6조 3000억원에 이른다.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한 수치다.

현대차그룹의 매출 증대는 '맏형' 현대차가 이끌었다. 현대차 3분기 매출 규모는 37조 70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6% 증가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반도체 수급난 완화로 자동차 판매가 늘어난 가운데 환율까지 치솟으면서 외형 확대가 극대화됐다. 완성차 업계는 판매 대금을 달러로 결제받기에 환율 상승은 곧 수익으로 이어진다. 3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은 1338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6% 상승했다. 현대차의 3분기 해외 수출 물량은 1년 전 보다 15.9% 늘어난 86만 2569대를 기록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에는 세타2 GDI 엔진 관련 품질 비용으로 1조 3602억원이 반영되면서 고환율의 호재가 이어지지 못했다. 다만 이를 제외하면 현대차의 영업이익은 대략 3조원으로, 분기 최대치에 이른다.

기아 또한 1조 5440억원에 달하는 품질 보증 비용 발행으로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42.1% 감소한 7682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3분기 매출액은 ▲반도체 등 부품 수급 상황 개선 ▲EV6 및 신형 스포티지 판매 본격화 ▲전반적인 판매 차종의 사양 상향에 따른 판매가격 상승이 이뤄진 가운데, ▲우호적 환율 효과가 더해져 전년 대비 30.5% 증가한 23조 1616억원을 달성했다. 분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현대모비스 또한 환율 상승의 호재를 누리며 상반기 부진을 털어냈다. 현대모비스는 다른 경쟁사에 비해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편인데 특히 수출 주력 사업군인 AS부문이 모처럼 살아나면서 외형 확대와 수익성 개선에 크게 일조했다. AS부문 매출은 2조 58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7%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6037억원으로 23.0% 늘어났다. 여기에 완성차 판매까지 확대되면서 현대모비스의 전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1.9% 증가한 13조 1804억원, 영업이익은 42.8% 늘어난 5706억원을 기록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글로벌 반도체 수급 이슈가 일부 완화되며, 완성차 생산량이 회복함에 따라 모듈과 핵심부품 공급이 확대된 것이 매출 상승을 견인했다"면서,"특히 친환경차에 적용되는 전동화부품 생산이 크게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원자재 가격 상승과 글로벌 물류비 부담 같은 대외환경에도 불구하고, 제품믹스 개선과 A/S사업의 글로벌 수요 확대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상승세를 이어갔다.

모그룹 의존도가 높은 현대글로비스는 국내 완성차 물류와 비(非)계열 물량이 늘어나면서 외형 확대를 이뤄냈다. 여기에 해외 현지 내륙운송 물량이 증가하고 고환율로 결제 여건이 개선되면서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물류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1.2%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4.4% 늘었다.해운 부문에서는 완성차의 선적 물량이 회복세를 가져왔다. 해운 운임이 가파르게 상승했지만 현대글로비스는 자동차 물류에 특화돼 있어 타격이 덜했다. 해운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6.4% 늘었고, 영업이익은 71.1% 증가했다. 유통부문도 선전했다. 미국와 아시아로 향하는 CKD(완전분해제품)의 수출이 늘었고, 글로벌 중고차 사업 확대로 매출이 증가했다. 매출은 1년 전에 비해 20.3%, 영업이익은 87.1% 늘었다.

방산·철도 계열사 현대로템은 3분기 매출 7825억원, 영업이익 31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와 견줘 매출은 10.2% 늘었고, 영업이익은 무려 301.8% 증가했다. 디펜스솔루션(방산) 부문 3분기 매출이 615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 줄었으나, 레일솔루션(철도) 부문이 15% 증가하면서 실적을 견인했다. 캐나다, 호주 등 해외에 공급하는 전동차가 크게 늘어난 결과다. 다만 방산부문은 3분기 신규 수주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609% 증가해 향후 수익성 개선과 외형 확대를 예고했다. 지난 8월 계약한 폴란드 K2 전차 실적은 연말 10%의 선수금이 들어오는 것을 시작으로 4분기부터 본격 반영될 전망이다.

그러나 계열사 중에서 유독 현대제철은 고환율 기조가 버거웠다. 고환율 여파로 원자재 수입 가격이 크게 늘어난 것. 여기에 수요 감소와 노조의 게릴라성 파업이 더해지면서 수익성이 짓눌렸다. 현대제철의 3분기 매출액은 6조9999억원, 영업이익은 373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와 견줘 매출액은 19.4%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54.9% 감소했다. 현대제철은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와 중국의 부동산 경기 부진, 고강도 긴축 통화정책으로 철강 수요가 감소하면서 당분간 철강 가격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뉴스웨이 이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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