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산업-동원엔터, 합병 문제 있다는 소액주주 이유있는 아우성

동원산업-동원엔터, 합병 문제 있다는 소액주주 이유있는 아우성

등록 2022.04.14 07:59

임주희

  기자

한유정 연구원, 최대주주 지분 축소에도 합병 추진 의문 백지윤 블래쉬자산운용 대표 "대주주만 유리한 구조"개인 소액 투자자들, 운용사와 공동 대응 논의 중 신평사들, 동원엔터 신용등급에 긍정적 전망 사측 "자본시장법상 규정 따라 가치 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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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원그룹이 상장사 동원산업과 비상장 지주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 흡수합병을 결정한 가운데 합병비율이 논란이 되고 있다. 신생 헤지펀드 운용사인 블래쉬자산운용과 소액주주들은 합병 비율이 대주주 입장에 유리하도록 산정됐으며 일반주주들의 지분가치는 과소평가 됐다고 주장하며 공동 대응을 논의 중이다.

백지윤 블래쉬자산운용 대표는 지난 13일 자신의 SNS를 통해 동원산업과 동원엔터프라이즈 흡수합병에 대해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백 대표 입장문을 통해 "동원산업 기준시가 산정 시 반영한 주가는 지난 3월 7일부터 4월 6일까지로, 최근 10년 내 코로나 이후 시장의 무관심 속에 저점 근처에서 거래될 때 합병을 결정했다"며 "또한 1분기 참치 어획량 및 어가 호조, 환율 효과와 스타키스트 소송 마무리 등으로 주가 재평가가 기대되는 시점에서 갑작스럽게 이뤄졌다"고 꼬집었다.

이어 "스타키스트의 향후 성장 가능성이 상당한 상황"이라며 "스타키스트의 순자산가액이 6567억원으로 반영된 동원산업의 순자산가치 주당 38만2140원은 저평가돼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때문에 합병비율 산정 시 동원산업의 평가액을 순자산가치 대신 기준시가로 할 경우 최대주주인 김남정 동원그룹 부회장,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의 지분율이 각각 약 3.92%, 1.41%씩 증가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동원산업 일반주주들의 지분율은 약 4.54% 감소한다고 예상했다.

백 대표는 "한국주식시장의 발전을 위해서 우리는 계속 싸울 것이고 이건 잘못된 행동이란걸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액주주들도 백 대표의 주장에 동조하는 상황이다.

동원그룹의 합병 논란은 지난 7일 공시 이후 지속됐다. 동원그룹은 액면분할 공시와 함께 상장사인 동원산업과 비상장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의 합병을 추진하기 위한 '우회상장 예비심사 신청서'를 한국거래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우회상장은 비상장기업이 증시에 상장된 기업과의 합병을 통해 별도의 심사나 절차를 거치지 않고 상장되는 것을 말한다. 동원산업과 동원엔터프라이즈의 합병비율은 1 대 3.8385530이다.

이에 한유정 대신증권 연구원은 합병 후 최대주주의 지분이 감소되는 부분에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 합병 전 동원산업의 최대주주는 동원엔터프라이즈로 동원산업의 지분을 62.7% 보유 중이다. 동원엔터프라이즈의 최대주주는 김남정 동원그룹 부회장으로 68.3%를 가지고 있다.

합병 이후 동원산업의 최대주주는 김남정 동원그룹 부회장으로 합병 이후 동원산업의 지분을 48.4% 보유하게 되며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은 17.4%를 보유하게 된다. 자사주는 20.3%이다. 한 연구원은 "최대주주 합산 지분율이 86.1%로 유동주시비율은 합병 이전보다 축소된다"며 "합병 배경이나 효과에 대한 부분은 다소 모호하다고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국내 신용평가사들도 동원엔터프라이즈와 동원산업의 합병이 동원산업보다는 동원엔터프라이즈에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내놓으면서 운용사와 소액주주들의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신평사들이 이 같은 평가를 내놓은 것은 동원산업의 재무상황과 신용도가 동원엔터프라이즈보다 높기 때문이다.

동원그룹은 그동안 지주회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가 동원산업을 비롯해 동원F&B, 동원시스템즈 등 자회사 5개를 지배하고 중간 지배회사인 동원산업이 스타키스트, 동원로엑스 등 종속회사 21개를 보유하는 지배구조를 갖추고 있다.

동원산업과 동원엔터프라이즈의 합병비율은 1 대 3.8385530이다. 동원엔터프라이즈의 가치가 동원산업의 기업가치보다 3.8배 높게 평가됐다.

이에 나이스신용평가는 동원엔터프라이즈의 장기 신용등급과 동원엔터프라이즈가 지급보증하는 동원팜스의 선순위 회사채 신용등급을 상향검토 대상에 등재했다.

한국기업평가의 경우 동원엔터프라이즈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긍정적 검토 대상에 등록했다. 한국신용평가도 동원엔터프라이즈 무보증회사채와 동원엔터프라이즈가 지급을 보증하고 있는 동원팜스 무보증회사채 신용등급을 상향검토에 등록했다.

한신평은 "동원엔터프라이즈 회사채는 동원산업으로 이관될 예정으로 동원산업의 신용등급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동원그룹 측은 운용사와 소액주주들이 제기한 합병비율 논란에 대해 자본시장법상 규정에 따라 가치를 환산한 것이라며 한국거래소 결정을 기다린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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