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츠, 배달원 보험 '늦장' 도입 논란

쿠팡이츠, 배달원 보험 '늦장' 도입 논란

등록 2022.04.08 07:00

수정 2022.04.08 12:50

김민지

  기자

이달 자동차·이륜차 한정 시간제 유상운송보험 도입경쟁사 배민 2019년 도입 자전거·킥보드도 적용 가능"인수위 언급에 서둘렀나" vs "1년 준비해 도입한 것"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무보험 원칙을 고수하던 쿠팡이츠가 최근 '쿠팡이츠 배달파트너(일반인 배달원)'를 대상으로 시간제 유상운송보험을 도입하기로 했다. 배달원 안전사고 문제는 수년간 꾸준히 제기됐는데 쿠팡이츠는 이를 개인의 책임으로 한정해왔다. 그러나 최근 배달원 사망 사고가 발생하고 대통령직인수위원회까지 이를 언급하자 서둘러 손을 쓴 모양새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6일 쿠팡이츠는 이달부터 시간제 유상운송보험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시간제 유상운송보험은 자동차와 이륜차를 운송수단으로 하는 배달파트너가 실제로 배달을 수행한 시간만큼만 보험료를 납부하는 방식이다. 사고가 발생하면 피해를 입은 사람에 대한 보상(대인보상)과 대물보상이 가능하며 오는 11일부터 적용된다.

이는 배민이 도입한 '온/오프(on/off)형' 시간제 보험과 거의 비슷하다. 라이더는 배달업무에 종사하는 시간에만 유상운송용 이륜차보험을 적용(on) 받는다. 배달업무를 하지 않을 때는 유상운송용 보상 규정이 적용되지 않고(off) 본인이 보유한 가정용(개인용) 이륜차보험이 적용된다. 배민의 경우 자전거·전동킥보드 등에 대한 전용 시간제 보험도 도입했다. 요기요는 단시간 라이더를 고용하지 않기 때문에 시간제 보험은 따로 내놓지 않았다.

업계에선 쿠팡이츠의 시간제 보험 도입은 비교적 늦은 처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배민은 이르게 시간제 보험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던 반면 쿠팡이츠는 무보험 사고는 배달원 개인의 문제라며 대책 마련을 미뤄왔기 때문이다.

쿠팡이츠는 배달업무를 중개할 뿐 보험 가입 여부는 개인의 선택이라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이 때문에 쿠팡이츠가 일반인을 배달원으로 위탁 고용하면서도 사고가 났을 경우 보험이 없는 배달파트너가 모든 책임을 떠안는 구조를 뒷짐만 지고 있다는 비판이 지속적으로 나왔다.

최근에는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 인근에서 전기 자전거를 타고 일하던 쿠팡이츠 배달파트너가 5t트럭에 치여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고인은 산재보험 기준인 월 소득 115만원, 종사시간 93시간을 충족하지 못해 산재보험을 적용받지 못했다.

쿠팡이츠 공동교섭단(민주노총 서비스일반노조 배달플랫폼지부·라이더유니온)은 "투잡으로 일을 하는 대다수의 쿠팡이츠 노동자들은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일하다 사고가 나도 산재보험 적용을 못 받는다"면서 "쿠팡이츠는 사람은 모집하지만 안전은 책임지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배달원들이 쿠팡이츠에 '무보험정책 폐기'를 촉구하고 인수위까지 배달 시간제 보험을 언급하자 쿠팡이츠는 부랴부랴 시간제 보험을 도입한다고 발표한 모양새다. 쿠팡이츠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질타를 받은 이후 '배달파트너 안전성 제고·처우개선 방안'을 마련하고서도 배달파트너용 유상운송보험 도입을 미뤄왔다.

쿠팡이츠는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1년여간 배달파트너의 시간제 보험 가입 기피 원인을 분석하는 동시에 배달파트너의 배달시간을 보험사에 실시간으로 전달하는 시스템을 개발해왔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는 쿠팡이츠의 시간제 보험이 자동차와 이륜차에 한정돼 있다는 것도 지적한다. 쿠팡이츠의 경우 자동차, 이륜차 외에 전기 자전거, 킥보드, 도보 등 다양한 운송수단을 이용하는 배달원들이 많다. 쿠팡이츠가 시간제 보험을 도입하더라도 전기 자전거나 킥보드 등을 운송수단으로 이용하는 배달원들은 가입이 불가능하다. 이번에 사망사고가 난 배달원 또한 전기 자전거로 일을 해왔다.

업계 관계자는 "배달원 사망 사고 발생 이후에서야 시간제 보험을 도입하는 것은 다소 늦은 듯하다"면서 "아직 자동차와 이륜차만 가입할 수 있는데, 앞으로 다른 운송수단까지 시간제 보험을 확대할 지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쿠팡이츠서비스 측은 "배달 파트너분의 보험료 부담을 낮추기 위해 지난 1년여간 보험사와 적극적으로 논의해 온 결과, 업계 최저 수준 보험료의 시간제 유상운송보험을 도입할 수 있게 됐다"며 "산재보험 적용 등 그동안 진행해 온 배달파트너의 안전 정책에 유상운송보험이 추가로 도입되면서 배달파트너의 안전 정책이 대폭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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