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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산업은행, HMM 전환사채(CB) 다음달 만기 ···

금융 은행

산업은행, HMM 전환사채(CB) 다음달 만기 ···

등록 2021.05.26 07:01

차재서

  기자

産銀, 3000억 HMM 전환사채 처분 저울질‘2조6000억’ 차익 감안해 전환권 행사하고신보 등 범정부 지분 35% 일괄 매각할 듯 해운업 호황에 새 주인 찾기 수월하겠지만높은 주가는 부담요인···매각시기 조율해야

사진=HMM 제공사진=HMM 제공

산업은행이 보유한 HMM(옛 현대상선)의 3000억원 규모 전환사채(CB)의 상환 만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관심이 모이고 있다. 선택에 따라 산은이 상당한 투자수익을 거둬들일 수 있는 것은 물론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HMM의 매각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HMM이 2016년 12월 산은을 상대로 발행한 3000억원 규모 190회 전환사채 만기가 오는 6월30일 돌아온다. 이에 산은은 조만간 의사결정을 거쳐 후속 조치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전환사채는 발행회사의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전환권’이 붙은 채권을 뜻한다. 따라서 산은은 이자(만기이자율 3%)를 붙여 자금을 회수하거나 발행 금액만큼 주식(주당 5000원, 최대 6000만주)으로 바꾸는 등 방안을 택할 수 있다. 채권 만기를 연장하는 것도 예측 가능한 시나리오다.

◇‘이자이익 300억’vs‘투자수익 2조6000억’=다만 업계에선 산은이 전환권을 행사할 공산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단순히 원리금을 돌려받는 것보다 많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서다.

가령 산은이 만기 상환을 결정하면 HMM은 투자원금 3000억원에 이자를 더해 약 3300억원을 지급해야 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산은으로서는 300억원의 이자이익을 남기는 셈이다.

그러나 채권을 주식으로 전환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이날 종가 기준 주당 4만9350원인 주식을 전환가액인 5000원에 사들일 수 있어, 3000억원을 투입한 산은이 얻을 차익은 2조6000억원에 육박한다.

게다가 산은으로서도 상환을 택하긴 쉽지 않을 것이란 게 일각의 시선이다. 3300억원을 지급할 경우 이제 막 정상화 궤도에 올라탄 HMM의 재무상황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는 이유다.

앞서 이동걸 산은 회장 역시 “HMM이 노력 끝에 정상화의 길에 접어들었다”면서도 “한진해운과 함께 있었을 때의 시장점유율을 따라가지 못한다”고 평가한 바 있다. HMM이 최근 경쟁력을 회복하고는 있지만 경영정상화를 실현하려면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전환권 행사 후 범정부 지분 35%···매각 어떻게?=이후의 과제는 산은이 전환권 행사 후 늘어난 HMM 지분을 어떻게 처분하느냐다. 시기상조라며 줄곧 선을 그었으나 대규모 주식을 계속 들고 있으면 부담으로 작용하는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 매각을 시도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점쳐져서다.

현재 시장에선 산은이 전환한 HMM 주식을 한동안 보유하다가 인수자가 나타나면 적당한 시기 이를 넘길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함께 주주로 참여 중인 신용보증기금 등 범 정부기관의 지분을 모아 일괄 매각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3월말 현재 HMM 지분은 산은(11.94%)과 신용보증기금(7.11%), 한국해양진흥공사(4.04%) 등 정부기관이 총 23.09%를 들고 있다. 전환권 행사 이후엔 산은의 지분율이 24.99%(1억119만9297주)로 급증하면서 그 숫자가 34.49%로 상승한다.

이는 하루 거래량이 1100만주 수준인 시장에선 단기간에 소화할 수 없는 물량이며, 한 번에 내놓는다면 소액주주 보호 논란에도 시달릴 수 있다.

따라서 산은으로서는 그간 거론되던 현대차그룹이나 포스코 등과 같은 특정 인수 후보를 물색해 HMM 지분을 매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적대적 M&A 등 위험을 피해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30%대의 지분은 인수자에게도 매력적인 조건이다.

◇해운업 호황에 매각 기대감↑···관건은 시기=업계에선 산은이 HMM의 새 주인을 찾는 덴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HMM이 국내 유일의 원양국적선사인데다 10년 만에 찾아온 해운업 호황에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HMM은 1분기 매출 2조4280억원에 영업이익 1조193억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85% 늘었고, 영업이익은 흑자로 돌아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주요 해운사가 선박 운용을 줄였는데, 수요가 크게 늘면서 운임이 동반 상승한 영향이 컸다.

주가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HMM의 주가는 이날 종가 기준 4만9350원인데, 지난해 3월23일엔 2120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1년2개월 사이에 23배 가까이 뛴 셈이다. 증권가에선 상승세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 17일 보고서에서 급격한 상승세를 반영해 HMM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시장수익률’로 낮추면서도 목표주가는 5만1000원으로 상향했다.

물론 매각 시기를 조율하는 것은 산은의 과제다. 이처럼 주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을 때 매각을 추진했다간 인수자 측과 가격 협상에 난항을 겪는 것은 물론 국책은행으로서 이익 챙기기에 급급했다는 비판을 받을 것이란 우려도 존재한다.

이와 관련 산업은행 관계자는 “HMM 전환사채와 관련해선 어떤 것도 결정되지 않았다”면서 “아직 시간이 남아있는 만큼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검토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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