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 출석한 이재용, “증언 안한다” 거부권 행사

“죄송하지만, 변호인단이 아무런 증언 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특검 “최태원, 朴 전 대통령 독대 당일 이재용과 통화” 주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재판에 출석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죄송합니다. 증언 할 수 없습니다”라고 거부권을 행사해 10분만에 신문을 끝냈다.

10일 오후 2시 20분께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 417호 대법정. 이 부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뇌물수수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 자리에서 이 부회장은 “재판장님, 제가 이 재판정에서 진실 규명을 위해 모든 질문에 대해 답변해야 하지만, 저희 변호인들의 강력한 조언에 따라서 그렇게 못 할 것 같습니다”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그는 “원활한 재판 운영에 도움을 못 드려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검사님의 질문에 어떻게 답변 드려야 도움을 드릴 수 있을까요”라며 재차 유감·사과의 뜻을 전했다.

이 부회장은 법정을 떠나기 직전까지도 “(거부권을 행사해) 도움을 못 드려 대단히 죄송하다”는 말을 반복하면서 미안한 마음을 표했다.

기대했던 박 전 대통령과의 법정 대면은 무산됐다. 박 전 대통령이 왼발 부상을 이유로 재판에 불출석했기 때문이다.

특검은 이날 재판에서 이 부회장이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2015년 12월부터 이듬해 11월까지 약 100차례 통화하거나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았다고 밝혔다.

최 회장이 박 전 대통령과 독대한 지난해 2월 16일에 이 부회장과 통화했다며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도 물었다.

이 부회장은 이 질문에도 역시 “죄송하다”면서 증언을 거부했다.

한편, 삼성 미래전략실 최지성 전 실장과 장충기 전 차장의 신문이 이어졌으나 마찬가지로 증언을 거부하면서 각각 10분가량 진행됐다. 오후 2시 10분에 열린 오후 재판은 47분 만인 2시 57분에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