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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마지막 관문, 주식매수청구권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마지막 관문, 주식매수청구권

등록 2015.07.20 17:38

정백현

  기자

지난해 삼성重-삼성ENG 합병 무산 시킨 ‘주식매수청구권’ 합병 전 최대 복병

지난 17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렸던 삼성물산 임시주주총회 현장 모습. 사진=삼성물산 제공지난 17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렸던 삼성물산 임시주주총회 현장 모습. 사진=삼성물산 제공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작업이 지난 17일 ‘주주총회 통과’라는 가장 큰 벽을 넘었다. 그러나 아직 모든 작업이 끝난 것이 아닌 탓에 삼성 측 관계자들이 긴장을 풀지 않고 있다.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의 공세가 아직 남아있기 때문이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은 지난 17일 개최한 임시주총을 통해 합병에 대한 주주들의 동의를 얻는데 성공했다. 제일모직은 참석 주주 모두가 만장일치로 합병안을 가결시켰고 격론이 오간 삼성물산 주총에서도 69.53%라는 높은 찬성률로 합병안을 가결 처리했다.

이제 남은 과제는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여부 집계가 남았다. 주식매수청구권은 주총 결의사항에 대해 반대의견을 갖는 주주가 회사를 상대로 자신이 가진 주식을 정당한 가격으로 매수해달라고 청구하는 권리를 말한다.

쉽게 말해 회사 경영 현안에 반대하는 주주가 “내 주식을 회사에 되팔테니 회사는 주주에 대한 보상의 취지로 제대로 된 값을 쳐서 주식을 사 가라”고 청구하는 행위다. 경영 현안에 대한 마지막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소액주주들의 최종적 권리 행사로 볼 수 있다.

회사는 반대 주주들이 금전적 손해를 입지 않도록 공정한 가격으로 반대 주주들의 주식을 사도록 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다만 회사는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규모가 적정 수준을 넘었을 경우 상황에 따라 합병 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 합병 계약 취소는 회사가 결정한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주주들은 오는 8월 6일까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여부를 결정한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매수청구가는 각각 15만6493원과 5만7234원이다. 합병 반대 주주는 산정된 주당 청구가에 자신의 주식수를 곱한 금액을 받을 수 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각각 1조원과 5000억원을 주식매수청구권 한도로 설정해놨다. 설정된 청구권 한도는 양사 합병 기준 시가 총액의 약 5%를 기준으로 책정됐다. 만약 두 회사 중 어느 한 곳이라도 청구 금액 규모가 한도를 넘길 경우 합병은 무산될 수 있다.

삼성 측은 합병안이 주총을 통과했음에도 여전히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지난해 사업구조 재편의 일환으로 추진됐던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이 바로 이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문제로 무산됐다는 점이 여전히 아쉬움으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은 합병을 결의하면서 당초 9500억원과 4100억원을 주식매수청구권 한도로 정했다.

그러나 주주들이 청구한 매수청구권 규모는 각각 9235억원과 7063억원으로 나타났다. 삼성중공업은 한도를 넘지 않았지만 삼성엔지니어링 주주들이 대거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한 탓에 두 회사의 합병은 물거품이 됐다.

이번 합병도 전체적인 분위기는 여전히 녹록치 않다. 제일모직은 합병 반대 여론이 매우 적지만 삼성물산은 여전히 반대 여론이 만만찮다. 전체 주주 10명 중 3~4명은 여전히 반대 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다는 점을 볼 때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 최후의 변수가 될 수 있다.

재계 일각에서는 이 점을 우려하고 있지만 정작 증권가에서는 이 문제에 대해서 크게 우려하지 않는 모습이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주가가 합병 의결 이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매수청구가보다 여전히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종가 기준으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주가는 각각 17만5000원과 6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매수청구가보다 높은 가격에서 주가가 유지될 경우 주주들은 굳이 손해를 보면서까지 자신의 주식을 팔 이유가 없다. 이 분위기가 그대로 유지된다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주식매수청구권 한도 초과 가능성은 현저하게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합병 직후 두 회사의 주가가 떨어졌지만 여러모로 두 회사의 합병은 다양한 측면에서 긍정적인 요소가 많은 만큼 무산으로 치달을 가능성은 떨어진다”며 “앞으로 보름간의 상황이 변수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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