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용의자’ 속 목 매달리고 촬영, 실제 죽을 수도 있다고”

[인터뷰] 공유 “‘용의자’ 속 목 매달리고 촬영, 실제 죽을 수도 있다고”

등록 2014.01.13 09:45

김재범

  기자

사진 = 김동민 기자사진 = 김동민 기자

배우 공유가 탈북자를 소재로 한 액션 영화에 출연한다는 얘기를 들은 게 벌써 1년이 넘었다. “공유가?”란 의문형 부호가 ‘쌔’게 입에서 튀어나왔다.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의 잔상이 그에겐 너무 강했다. 영화 ‘김종욱 찾기’는 어땠나? 달달함과 코믹함이 씨줄과 날줄처럼 촘촘히 엮인 구조 사이를 공유는 곡예를 펼치듯 움직였다. 공유가 달달함과 코믹함만 있다고? 영화 ‘도가니’를 거론하는 팬들도 있다. 힘없는 자신의 처량함을 비탄하는 그 깊은 눈빛은 거대한 스크린을 가득 채웠다. 그 느낌은 지금도 지워지지 않는다. 그런 공유가 액션을? 그것도 탈북자? 대체 북한 사람들은 얼마나 잘생기고 멋들어졌기에 공유가? 이건 말이 안 된다. 미스캐스팅도 한 참 엇나간 정도가 아니다. 그런데 뚜껑이 열린 영화 ‘용의자’를 보고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는 관객들이 속출하고 있다. 개봉 한 달도 채 안 돼 300만 명이 훌쩍 넘었다. 이건 사건이다. ‘달콤한’ 공유가 ‘상남자’ 공유로 변신했다니.

영화 개봉 후 만난 공유는 우선 만족감이 컸단다. 데뷔 후 멋들어진 몸매를 드러낼 장르 출연 자체가 없던 공유다. 184cm의 키는 역삼각형의 몸매와 어우러지면서 더욱 커 보였다. ‘거대하다’는 표현이 더 들어맞을 듯싶을 정도였다. 악수를 청해오면서 기사로만 봤던 ‘매너 다리’를 먼저 한다. 상대방에 대한 작은 배려다. 순간 호감이 ‘급상승’한다. “영화 너무 재미있다”고 인사를 건냈다. 인사치레가 아니었다. 공유도 인사치레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정말 다행이에요. 사실 지금까지 데뷔 후 액션에 대한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못했어요. ‘뭐하러?’란 생각만 했었죠. 솔직히 말하면 한국영화 액션에 대한 노파심도 있었어요. 뭐 그런 거 있잖아요(웃음) 그런데 원신연 감독님이 그 노파심을 싹 지워 주셨어요. 정말 액션으로 갈 수 있는 끝을 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보셨으니 무슨 말인지 아시잖아요.”

사진 = 김동민 기자사진 = 김동민 기자

그의 말처럼 ‘용의자’는 한국영화에선 좀처럼 보기 힘든 액션 시퀀스가 차고 넘친다. 흔히 ‘한국형 액션’이라는 말을 자주 쓴다. 한국 영화 시장에서 예산에 걸맞게 짜여진 액션 시퀀스가 그것이다. 하지만 ‘용의자’는 흡사 할리우드의 액션 아우라에 근접한 모양새를 보여줬다. 공유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그를 납득시킨 부분은 따로 있었다. 결정적으로 출연을 선택한 이유도 됐단다. 그 점이.

“명분 없는 서비스 컷이라고 하잖아요. 장르를 불문하고 ‘대체 왜 저 장면에서 벗지?’란 그런 장면들이요. 여배우든 남배우든 뜬금없이 등장하는 노출신, 전 정말 싫어요. 그게. 그런데 우선 ‘용의자’에는 그런 의미의 장면이 하나도 없어요. 더욱이 극중 내가 맡은 지동철이 관객들과 대화하는 방법이 너무 마음에 들었어요. 진짜 출연을 결정하고 이런 소통도 가능하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공유가 말한 그 방법은 ‘몸의 대화’다. 베드신이 절대 아니다. 영화 속에서 다비드상에 버금가는 상반신 노출 장면이 나온다. 단시간에 만든 ‘우락부락’ 스타일의 근육이 아닌 이른바 ‘전투형’ 근육을 뿜낸다. 구릿빛 피부색과 어우러져 ‘용의자’ 속 지동철의 캐릭터를 만들어 내는 데 가장 큰 몫을 해냈다. 공유는 근육을 만든 이유에 대해 앞서 설명한 서비스컷이 절대 아니라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우선 지동철은 대사 자체가 거의 없어요. 몇 마디 안되요. 그런데 대화가 정말 많아요. 무슨 말이냐면 말로 하는 대사는 거의 없지만 눈이나 몸으로 하는 대사는 정말 너무 많았죠. 가족을 잃은 슬픔, 원수에 대한 복수심, 오해를 받고 쫓기는 상황속에서 누군가를 보호해야 하는 심정, 급박한 상황 속에서 대처해야 하는 마음 등을 몸의 근육 하나하나로 표현해야 했어요. 근육의 미세한 움직임 하나하나가 바로 지동철이 관객들에게 전하는 대사에요.”

사진 = 김동민 기자사진 = 김동민 기자

그런 몸의 대화는 절박함이 기본인 지동철의 심정으로 고스란히 표현됐다. 영화 속 ‘어깨 탈골신’은 ‘용의자’ 속 베스트 컷 가운데 하나다.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 어깨뼈를 ‘뿌드득’ 거리며 빼내는 장면은 여성 관객들 입장에선 솔직히 두 눈으로 보기 힘들 정도일 것이다. 놀랍게도 이 장면은 어깨를 빼는 장면을 제외하곤 ‘실사’ 촬영이란다.

“목이 매 달린 채 어깨를 빼는 장면이에요. 폐공장에서 찍은 건데, 굉장히 위험했어요. 와이어를 매달고 있긴 했는데 느낌이 안나서 실제로 목이 매달리겠다고 했어요. 와이어 스태프와 감독님 그리고 나 사이의 호흡이 정말 중요했어요. 순간 잘못하면 진짜 죽을 수도 있는 장면이었거든요. 몇 번의 촬영 끝에 오케이가 났는데 그 장면 찍고 나선 실신했었어요. 얼마나 온 몸에 힘을 줬는지(웃음)”

공유는 고생한 장면을 얘기하자 고생담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용의자’는 러닝타임 137분 가운데 액션 장면이 대부분이다. 촬영 기간만 9개월이었다. 어깨 탈골신과 더불어 엄청난 장면이 많은 데 그 가운데 또 하나가 한강 투신 장면이다. 한강대교에서 무려 12번을 뛰어내렸단다. 이 장면 역시 공유가 대역 없이 촬영했다.

사진 = 김동민 기자사진 = 김동민 기자

“뛰어 내리고 물에 들어가는 모습 모두가 실제 한강대교에서 와이어를 달고 찍었다. 뛰어내려서 한강에 떨어져 물에 들어가는 순간만 CG에요. 그 장면에서 10% 정도만 CG라고 보면 되죠. 촬영 전 다른 곳에서 와이어를 달고 연습을 했는데 실제 한강 대교 위에 서니 공포감이 들더라구요. 그게 정말 달라요. 그런데 12번을 뛰어 내렸으니(웃음) 나중에는 ‘죽진 않겠네’란 생각이 들더라니깐요.”

하지만 단언컨대 ‘용의자’의 최고 백미를 꼽으라면 영화를 본 관람객 가운데 90% 이상이 카체이싱 장면을 선택할 것이다. 대규모 도로 카체이싱부터 좁은 골목길을 휘집고 다니는 장면, 여기에 마주보고 달려오는 정면 충돌 장면은 상상을 초월하는 비주얼을 만들어 냈다. “이건 대박인데”란 말이 액션 마니아라면 무조건 나와야 정상인 장면들이다.

“사실 내가 차 사고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다. 실제 전복사고를 한 번 당했었다. 그래서 카체이싱 장면에 걱정이 많았다. 우선 카체이싱 장면 대부분이 내가 실제로 했다. 특히 좁은 골목길에서 거꾸로 차가 내려오는 장면은 고스란히 나와 유다인이 함께 찍은 장면이다. 이 장면에 비밀이 있는데, 안전장치가 전혀 없었단 점이다(웃음)”

사진 = 김동민 기자사진 = 김동민 기자

공유는 지난 일이라는 듯 웃었다. 하지만 당시 실제론 아찔함의 연속이었다. 원신연 감독에 따르면 운전석에 앉은 공유가 조금만 타이밍을 잘못 맞추면 계단에서 거꾸로 내려오는 차량이 전복될 위험이 있었다. 너무도 위험한 장면인데도 공유는 직접 운전대를 잡았다. 특히 공유는 “유다인은 너무 위험해 당연히 안전장치가 돼 있는줄 알고 탔다. 그런데 나중에 다 찍고 안전 장치가 없는 걸 알자 소스라치게 놀라더라”며 웃었다.

차량 정면충돌 장면은 ‘용의자’를 찍으면서 가장 아찔했던 기억이다. 워낙 위험한 장면이라 운전자가 없는 상태에서 특수 차량으로 찍었다. 몇 번의 테이크가 진행됐다. 한 번은 충돌된 차량이 스태프들 쪽으로 날라와 초대형 사고가 일어날 뻔했다고. 남자 배우로서 데뷔 이래 느낄 수 없던 카타르시스의 연속이었단다.

하지만 무엇보다 ‘용의자’를 통해 얻은 것은 마음을 나눌 수 있는 동료들이라고. 그 중 상대역인 9세 연상의 배우 박희순이다.

사진 = 김동민 기자사진 = 김동민 기자

“촬영장에서 ‘술찌끄려야지’라며 겪이 없이 먼저 다가가 주세요. 나뿐만 아니라 누구에게나. 본인 촬영이 없는 날도 항상 촬영장에 오셔서 모니터링도 해주시고 조언도 해주세요. 정말 소탈한 분이고 편한 형이에요. 사는 동네도 비슷해서 자주 어울릴 것 같아요.”

공유는 “72억원의 순 제작비로 이런 비주얼을 만들어 냈다는 것은 정말 자부할 만한 결과물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원신연 감독을 포함한 모든 스태프들과 배우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소망했다.

‘용의자’ 개봉 전 알려진 ‘맷 데이먼’의 관심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뉴스웨이를 통해 단독으로 보도된 내용이다. 당초 ‘맷 데이먼’이 본 시리즈의 ‘제임스 본’ 이미지로 ‘용의자’에 카메오 출연할 예정이었단다. 하지만 여러 스케줄 상 무산됐다. ‘용의자’가 완성됐고, 맷 데이번 측이 ‘용의자’의 원신연 감독과 공유 측에 만남 의사를 전했단다.

사진 = 김동민 기자사진 = 김동민 기자

1월 극장가를 뒤 흔들고 있는 영화 ‘용의자’, 할리우드 버전 ‘용의자’의 후속작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당신은 이미 ‘용의자’를 봤다. 충분히 그럴 것 같지 않나?

김재범 기자 cine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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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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