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현금 3.7조 보유한 HD한국조선해양, 2.4조 EB 왜 택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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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 3.7조 보유한 HD한국조선해양, 2.4조 EB 왜 택했나

등록 2026.04.02 17:48

이승용

  기자

친환경 선박·해외 야드·차세대 에너지 투자 재원 확보선제 투자 기대 속 주주 부담 우려···과도한 조달 지적도지난해 6000억 조달에도 집행 제한적···잔여 물량 3000억

사진=HD한국조선해양 제공사진=HD한국조선해양 제공

HD한국조선해양이 국내 조선사 최대급인 2조4000억원 규모의 해외 교환사채(EB) 발행을 확정했다. 대규모 투자 재원 확보라는 평가에도 3조7000억원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한 상황에서 주가 부담이 큰 방식을 택했느냐는 지적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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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ick Point!

HD한국조선해양, 2조4000억원 규모 해외 교환사채(EB) 발행 확정

국내 조선사 EB 발행 중 역대 최대급 규모

HD현대중공업 보통주 약 453만주가 교환 대상

숫자 읽기

표면이자율 0%, 교환가액 52만3125원

발행주식 총수의 약 4.32% 해당

2025년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 3조7000억원 보유

부채비율 약 3% 수준

맥락 읽기

충분한 현금 보유에도 대규모 EB 발행 결정에 시장 불만 제기

오버행 우려로 HD현대중공업 주주 부담 증가

EB 투자자 주식 교환 후 매각 시 단기 수급 부담 가능성

어떤 의미

친환경 선박, 해외 야드, 차세대 에너지 등 미래 투자 재원 마련 목적

조선업 특성상 대규모 운전자금 필요성 상존

해외 생산거점 확대, 현지 법인 설립 등에 집중 투입 전망

주목해야 할 것

시장 신뢰 회복 위해 실제 투자 집행 속도와 자금 사용처 투명성 중요

향후 자금 운용 계획과 투자 성과가 주가에 직접적 영향 미칠 전망

2일 업계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은 HD현대중공업 보통주를 기초자산으로 한 해외 교환사채(EB) 발행 규모를 15억5000만달러(약 2조4000억원)로 확정했다. 교환 대상은 HD현대중공업 보통주 약 453만주로, 발행주식 총수의 약 4.32%에 해당한다. 표면이자율은 0%, 교환가액은 52만3125원이다.

이번 발행은 지난해 2월 조달한 6000억원 규모 EB의 약 5배 수준으로, 국내 조선사가 발행한 교환사채 가운데 역대 최대급 규모다. 지난해 국내 전체 EB 발행액이 4조7789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단일 딜 기준으로도 이례적인 규모다.

다만 시장 일각에서는 실제 자금 수요에 비해 조달 규모가 과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발행 당시 회사는 연구개발(R&D)과 해외법인 운영자금 등을 조달 목적으로 제시했지만, 실제 자금 집행은 제한적이었다는 것이다.

당시 교환 대상 주식 수는 173만576주, 교환가액은 34만6570원이었다. 이 가운데 올해 1분기까지 83만6442주(약 2899억원 규모)가 교환 청구됐고, 잔여 교환 대상 주식은 89만4134주(약 3100억원 규모)가 남아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2025년 말 기준 약 3조7000억원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고, 부채비율도 약 3% 수준이다. 충분한 현금을 보유한 상황에서 이번 2조4000억원 규모 EB 발행에 나선 것을 두고 시장에서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

자회사인 HD현대중공업 주주 입장에서는 오버행 우려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향후 교환이 이뤄질 경우 약 5% 수준의 지분이 시장에 출회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EB 투자자들이 주가 상승 시 주식으로 교환한 뒤 매각에 나설 가능성이 있는 만큼, 단기 수급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반면 향후 투자 계획과 해외 확장 수요를 감안할 때 선제적 자금 조달로 볼 필요가 있다는 시각도 있다. 조선업 특성상 대규모 운전자금 수요가 상존한다는 점도 배경으로 거론된다. 선박 건조 과정에서 수조원 단위 자금이 투입되고, 원자재 가격과 환율, 공정 지연 여부 등에 따라 자금 부담이 달라질 수 있어서다.

HD한국조선해양은 이번에 확보한 자금을 친환경 선박, 해외 야드 확충, SMR·수소연료전지·해상풍력 등 차세대 에너지,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 등에 투입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인도·필리핀·베트남·미국 등 해외 생산거점 확대와 현지 법인 설립, 지분 투자 등에 집중 투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투자 재원 확보라는 명분은 이해되지만, 이미 상당한 현금성 자산을 보유한 상황에서 굳이 오버행 우려를 감수하는 방식을 택한 데 대해선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며 "향후 실제 투자 집행 속도와 자금 사용처가 설득력 있게 제시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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