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할인분양의 함정···제값 준 사람만 바보

아파트 할인분양의 함정···제값 준 사람만 바보

등록 2013.10.17 09:33

성동규

  기자

건설사들이 미분양을 털어내기 위해 할인분양에 나서면서 기존 입주민들의 반발이 거세다. 할인분양 받은 가구의 입주를 막는가 하면 소송전까지 벌이는 등 마찰이 심해지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일부터 한라건설은 경기 파주시 운정신도시 한라비발디 플러스 아파트 전용 84·101·130㎡ 등 3가지 주택형을 최대 30%까지 할인해 분양 중이다. 입주를 마친 지 2달 만이다.

전용 84㎡(기준층)은 3억4960만원에서 2억8200만원으로 6700만원 내렸다. 130㎡는 기존보다 1억4690만원 떨어진 3억5300만원대에 분양하고 있다.

똑같은 아파트를 최고 1억원 넘게 더 주고 산 입주민들은 어이가 없다는 반응이다.

입주민들은 사기 분양이라며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정문과 후문 출입구를 막고 차량과 사람 출입을 통제하면서 건설사와 대치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할인분양 당사자인 한라건설측은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할인된 가격이 인근 시세와 비슷한 수준이라는 이유에서다.

경기 용인시 포곡읍 삼성쉐르빌 아파트도 미분양 물량을 털기 위해 1억원 할인 판매하면서 입주민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쳤다.

삼성중공업은 최근 84㎡는 3억2000만원에서 2억7000만원으로, 115㎡는 4억1000만원에서 3억1000만원 각각 할인판매 중이다.

기존 제값을 주고 입주한 주민들은 이에 반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지난 12∼13일 아파트 정문에서 할인된 가격에 분양받은 입주자들의 아파트 진입을 차단했다. 일부 입주민들은 지난 12일부터 밤샘농성까지 벌이고 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자신들은 단순 시공사 일 뿐”이라면서도 “도의적으로 책임을 느끼고 입주민들과 보상문제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장재현 부동산 뱅크 팀장은 “할인분양으로 기존 입주민들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정부 가이드라인과 보호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BYLINE>
성동규 기자 sdk@

뉴스웨이 성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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