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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IT에 유통고래까지···'디지털 헬스케어' 뛰어드는 이유는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NW리포트

IT에 유통고래까지···'디지털 헬스케어' 뛰어드는 이유는

등록 2022.04.14 15:30

유수인

  기자

연평균 30% 성장···2026년 6394억 달러 전망카카오·롯데·현대중공업 등 非헬스케어 기업들도 사업 확대KT, 규제 허들 피해 베트남서 원격의료 플랫폼 서비스 제공윤석열 정부, 민간사업 활성화 위한 규제혁신 지원 예고

그래픽= 박혜수 기자그래픽= 박혜수 기자

코로나19 이후 헬스케어 시장이 빠르게 확대됨에 따라 IT(정보통신) 기업에 유통 대기업들까지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특히 비대면 진료, 개인 맞춤형 의료서비스 등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낙점하는 추세다.

디지털 헬스케어는 건강 관련 서비스와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의 기술이 융합된 종합의료서비스다. 웨어러블 기기나 모바일, 클라우드 병원정보시스템 등에서 확보된 생활습관, 신체검진, 의료이용정보, 유전체정보 등의 분석을 바탕으로 시간‧장소 제약 없이 맞춤 건강관련 서비스를 제공한다. 비대면 진료(원격의료), 원격 모니터링, 디지털 치료제(치료기기), 스마트 병원 등이 이에 해당된다.

카카오는 카카오의 기술과 디지털 역량, 이용자 서비스 경험을 바탕으로 생애주기별 건강관리, 스마트 의료 같은 차별화된 사업들을 펼쳐나가기 위해 지난 달 신규 법인 '카카오 헬스케어'를 설립했다.

카카오는 지난해 12월부터 법인 신설을 목적으로 사내독립기업(CIC) '헬스케어CIC'를 세워 사전 준비를 해왔다. 행정 절차를 마치는 대로 헬스케어CIC 인력들을 신설 법인으로 이동시키겠다는 계획이었다.

카카오 헬스케어는 병원, 헬스케어 스타트업 등 업계 파트너들과 의료데이터의 표준화, 인공지능(AI)을 접목한 새로운 서비스 출시 등에 집중할 방침이다.

신설 법인의 대표는 황희 헬스케어CIC 대표가 그대로 맡는다. 황 대표는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로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뇌신경센터 교수와 서울대병원이 출자한 헬스케어전문기업 이지케어텍의 부사장을 지냈다.

카카오 관계자는 "모바일 기반의 디지털 헬스케어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것이 법인 목표"라며 "의료서비스를 행하는데 있어 의료진, 환자 등 이용자들의 불편함을 해소하는 측면으로 방향을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아직 구체적인 사업 계획은 나오지 않았지만 카카오 헬스케어는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 제공에 필요한 기술 개발 및 제공에 집중하겠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카카오는 기술이 있고 모바일 역량이 있는 기업"이라며 "일반인들이 모바일 등을 통해 헬스케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기술을 제공하는 역할을 할 예정이다. 카카오 공동체에서도 헬스케어에 투자를 많이 하고 있고, AI·머신러닝(기계학습) 역량도 있어서 협업을 통한 시너지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다만 "직접 의료 데이터를 수집‧활용하거나 비대면 진료, 디지털 치료제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은 아직 없다"고 전했다.

롯데도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헬스케어 전문회사를 설립한다. 롯데지주는 지난 10일 이사회에서 700억 원을 출자해 '롯데헬스케어'를 설립하기로 결정했으며 본격적으로 헬스케어 플랫폼 구축과 투자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롯데헬스케어는 과학적 진단, 처방 등 건강관리 전 영역에서 종합적인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개인의 '건강 데이터'를 바탕으로 건강생활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유전자, 건강검진 결과 분석에 따라 필요한 영양소가 배합된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뿐만 아니라 섭취 방식, 맞춤형 식단, 운동 등 건강관리를 위한 코칭 서비스까지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회사는 헬스케어 플랫폼 사업 기반으로 국내 웰니스(건강) 시장 선점 후 글로벌 시장 진출 계획도 공개했다. 이를 위해 유전자 진단, 개인 맞춤 처방 등 영역에서 경쟁력 있는 전문기관의 외부 역량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 협업도 적극 추진한다. 회사는 플랫폼 정착 후 개인 유전자 NFT, 웰니스 의료기기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플랫폼과 연계할 수 있는 오프라인 센터를 통한 글로벌 진출도 구상하고 있다.

아울러 롯데헬스케어 설립을 통해 그룹사 헬스케어 사업들과의 시너지도 강화해 나간다. 식품 사업군에서는 건강기능식품과 건강지향식 제품 개발에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실버타운 사업과의 협업도 검토한다. 플랫폼 상의 유전자, 건강 정보에 실버타운에서 제공한 정보를 더해 입주민 대상 차별화된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지주 우웅조 신성장3팀장은 "롯데헬스케어는 언제, 어디서나 고객의 건강한 삶을 위한 생활밀착형 건강 관리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그룹사 뿐만 아니라 외부기관과 다양한 협업을 통해 차별화된 플랫폼 사업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그룹도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지주는 지난 달 28일 사명을 HD현대로 바꾸고 헬스케어 등 4대 미래 산업분야와 자회사의 신사업 지원계획을 밝혔다. 앞서 회사는 미래에셋그룹과 디지털 헬스케어 및 바이오 분야 유망 벤처기업 발굴을 위해 340억원 규모 펀드를 조성했다.

또 모바일 헬스케어 기업인 메디플러스솔류션을 인수하는 한편, 최근 삼성전자와 손을 잡고 웨어러블 기기 기반의 헬스케어 사업을 확대키로 했다.

메디플러스솔루션은 삼성전자와 '웨어러블 기반의 환자 건강관리 및 재활 사업 상호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양사는 메디플러스솔루션의 모바일 건강관리 서비스인 '세컨드닥터', '세컨드윈드'를 삼성전자의 갤럭시 워치 등과 연동시켜 사용자들에게 한층 정교하고 개인화된 헬스케어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메디플러스솔루션은 전용 건강관리 서비스 어플리케이션의 개발을 맡고, 삼성전자는 어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 제공 등 서비스 개발에 필요한 제반 기술을 지원한다.

메디플러스솔루션의 세컨드닥터, 세컨드윈드는 의료진들과 건강관리 임상 전문가들이 함께 개발한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기반의 건강관리 서비스다. 실시간 건강상태, 라이프스타일 분석을 통해 4대 암 생존자 및 당뇨, 고혈압 등 만성질환 환자들에게 개인 맞춤형 스마트 건강관리 솔루션을 제공한다.

회사는 향후 환자 건강관리 및 재활서비스 관련 원천기술을 활용해, 전문가와의 전화 건강상담, 비대면 재활운동 지도, 정신건강 스크리닝, 보호자 대상 정보제공 등으로 서비스 범위를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KT는 국내보다 의료 규제 허들이 낮은 베트남을 시작으로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KT는 지난 13일 디지털 헬스케어사업 온라인 설명회를 열고 베트남에서 해당 사업 시장에 진출한다고 발표했다. 이를 위해 KT는 하노이의과대학과 만성질환자 대상의 비대면 의료 시범서비스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양 기관은 ▲만성질환 관리 서비스 개발 ▲의료 AI 공동연구 ▲현지 의료진 교육에도 협력한다.

KT는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이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역량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국내에서는 아직 규제 장벽이 높은 만큼 허들이 낮은 베트남 등 동남아 시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공략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베트남은 원격의료 및 약 처방, 배송 등에 대한 규제가 매우 낮다.

KT는 하노이의대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연내 베트남에서 원격의료 플랫폼 시범서비스를 내놓을 계획이다. 다각화된 서비스 완성을 위해 베트남 정부기관과 제약사, 의료IT 기업 등 현지 이해관계자들과 논의를 추가적으로 진행하고 제약의 처방과 직접적인 배송 체계도 구축할 예정이다.

비(非) 헬스케어 기업들이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에 발을 담그려는 이유는 높은 성장 가능성 때문이다. 디지털 헬스케어는 4차 산업혁명, 맞춤형 건강관리 수요 증가 등으로 예전부터 시장이 형성됐던 분야이지만 의료서비스 이용 방식에 대한 변화가 크지 않고 규제가 엄격해 산업 성장이 더뎠다. 하지만 최근 한정된 의료자원의 효율적 활용 필요성이 증가되고 코로나19로 비대면 진료 및 모니터링의 수요가 늘면서 시장 규모가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전 세계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의 규모는 2019년 1063억 달러(약 125조원)에서 연평균 29.5% 성장, 2026년에는 6394억 달러(약 75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국내에서 유일하게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인증을 받은 라이프시맨틱스의 비대면 진료 플랫폼 '닥터콜'은 셀프 재택치료 영향으로 이용자 수가 한달 만에 70% 이상 증가했다. 앱 다운로드 수와 총 진료건수도 전월 대비 각각 167%, 113% 이상 늘었고 내국인 진료 건수도 2.5배 이상 높아졌다. 국내에서 비대면 진료는 불법이지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한시적 허용됐다.

게다가 윤석열 제20대 대통령 당선인이 디지털 플랫폼 정부를 표방하며 ▲민간사업 활성화를 위한 규제혁신과 지원 ▲디지털 헬스케어 확대 ▲디지털 건강모니터링 및 디지털 치료제도 실시 ▲디지털-스마트 복지시설 도입 ▲기술기반 노인 건강관리 및 돌봄 서비스 확대 등을 제시해 전반적인 의료산업 패러다임의 변화가 예고되면서 본격적인 산업 활성화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차기 대통령이 다양한 영역에서 디지털 전환 시대를 예고했는데 특히 보건의료 분야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며 "디지털 헬스케어산업 육성을 위한 규제혁신 및 재정지원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디지털 헬스의 본격적인 제도화가 이루어진다면 디지털 헬스케어가 의료 서비스의 '뉴 노멀'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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