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계열 수익이 높은 데도 제식구 챙기기벌금 5000만원 뿐인 솜방망이 처벌 한몫
금융투자협회에 요청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5월 31일 기준 증권사 상위 10개 사 중 계열펀드의 수익률(설정일 이후)이 비계열펀드 수익률보다 높은 곳은 세 곳에 불과했다.
대신증권이 101.53대 23.36으로 비계열펀드와 계열펀드 수익률이 가장 큰 차이를 보였으며 메리츠종금증권이 53.59대 10.05로 뒤를 이었다. 그 뒤로는 신한금융투자, NH투자증권, 키움증권,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순으로 나타났다.
KB증권, 하나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 등은 계열사펀드 수익률이 비계열펀드 수익률보다 각각 14.51, 13.43%, 13.43%씩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률이 큰 차이를 보였음에도 계열사 펀드 판매 비중은 여전히 전체에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투협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증권사 상위 10개사의 신규펀드 판매에서 계열펀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26.01%로 나타났다. 펀드판매액이 높은 증권사일수록 비중이 높았으며 일부 증권사가 한 자릿수 혹은 0%를 나타내 평균 수치를 내렸다.
우선 키움증권은 1분기 신규 펀드 판매 중 계열펀드 비중이 70.99%를 차지해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펀드 비중이 크게 차지않는 회사 특성상 분기에 법인쪽에서 매수가 일어난다 던지 하면 비중이 높아질 수 있다. 평소에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2위는 미래에셋대우로 전체 펀드 판매 비중 중 39.11%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삼성증권이 30.79%로 뒤를 이었으며, KB증권이 30.09%, 한국투자증권이 24.82%, NH투자증권이 23.73%, 대신증권이 10.63% 순으로 나타났다.
7~10위의 세개사는 모두 한 자릿수를 기록했다. 신한금융투자 7.89% 메리츠종금증권 3.76% 하나금융투자 0%로 나타났다.
계열사 판매비중이 여전히 높은 것은 판매사가 비계열사의 편드보다는 계열사펀드를 추천하는 확률이 더 높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팔이 안으로 굽는다’는 말이 있듯 소위 ‘밀어주기’ 판매를 하는 것이다.
또 일부는 여전히 계열사 펀드를 판매할 때 인사 고과에 가산점을 주는 회사가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규제를 어길 시 가해지는 제재가 ‘솜방망이’ 처벌 수준에 그친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금융당국은 계열사 펀드를 밀어주는 관행을 없애기 위해 지난 2013년 4월 ‘계열사 펀드 판매 50% 룰’을 도입했다. 펀드 판매 총액에서 계열사 상품 판매액이 절반을 넘으면 ‘불건전 영업행위’를 한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계열사 펀드를 1~3분기에 집중적으로 판매하고 4분기에 이 비율을 조정하면 규제를 피할 수 있는 데다 규제를 어길 시에도 5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만 내면 돼 제재가 약하다는 평가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자산이 수십조에서 수조원대 회사들이 벌금 5000만원이 무섭겠냐”며 “‘업계 봐주기식’ 솜방망이 처벌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뉴스웨이 서승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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