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영철의 기업 vs 정부

강영철 좋은규제시민포럼 이사장

CEO 리더십과 대통령 리더십

기업 CEO와 대통령의 리더십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경영학의 대가 피터 드러커는 그의 저서 『The Effective Executive』(한국어판 『자기경영노트』)에서 조직의 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판단을 해야 하는 사람은 직급과 관계없이 모두 Executive라고 말한다. 책의 내용을 감안하면 성과창출책임자라고 번역할 수 있다. 보다 쉽게 표현하면 모두가 자기 업무의 CEO라는 뜻이다. 조직의 성과는 이들이 자신의 일에서 얼마나 성과를 내느냐에 달려 있다. 드러커는 공공·민간 조직을 망라해 모든 조직의 성공은 성과창출 책임자들이 자신의 일을 개선·개발·혁신해서 스스로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지식근로자(Knowledge Worker)가 될 때 가능하다고 말한다. 이를 국가라는 조직으로 본다면 대통령뿐 아니라 모든 장차관, 국·실·과장들이 지식근로자가 돼야 성과를 낼 수 있다는 말이다. 성과지향이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CEO와 대통령의 리더십은 크게 다르지 않다. CEO는 기업가치, 수익, 성장 등 경영성과로 평가받는다.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국민들은 성장, 집값, 일자리, 안전, 국방, 외교 등에서 드러나는 실체적인 성과로 대통령을 평가한다. 두 사람 모두 최고

정치가 시장을 대신하기 시작했다

한국경제의 작동원리가 변하기 시작했다. 기업의 투자, 노사관계, 공기업 운영, 가격 형성에까지 정치가 깊숙이 개입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개별 정책만 놓고 보면 서로 무관해 보인다. 그러나 하나로 연결해 보면 우려할 만한 방향성이 드러난다. 기업의 투자 의사결정에 정부가 개입하기 시작했다. 최근 대통령이 참석한 국민보고회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의 대규모 지역 투자계획이 발표됐다. 정부는 용수·전력·인프라 지원과 설득의

규제 샌드박스라는 모래성

시장실패보다 정부실패가 더 고약하다는 말이 있다. 시장에서 독과점 폐해 등이 일어나면 정부가 이를 즉각 교정할 수 있는 데 반해, 정부실패는 대부분 교정하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생각해 보자. 시장실패는 시장이 있고 시장 내 행위자들이 있고 시장에서의 질서를 감시하는 정부가 있다. 행위자와 감독자가 다르다는 말이다. 그런데 정부실패는 행위자도 정부고 그것을 교정해야 하는 주체도 정부다. 정부가 스스로 잘못했음을 인정하고 스스

강한 정부, 현명한 정부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 정부의 역할은 무엇인가? 시장 문제에 사사건건 개입하는 정부일까, 아니면 시장 문제에서 일정한 거리를 두고 시장이 자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인내심을 발휘하는 정부일까? 이렇게 질문하면 대부분 경제학자들은 후자가 정부의 역할이라고 말할 것이다. 그런데 실제로 정부는 그 반대 방향으로 가고자 하는, 즉 시장의 문제를 단칼에 해결하는 시장개입을 선호하기 쉽다. 정부가 이러한 유혹을 떨쳐 버리기 어려운 가장 큰

성심당, 인앤아웃...상생협약

우리 동네에는 독일식 빵집이 하나 있다. 독일에서 직수입한 빵기계와 자가제분한 호밀로 독일 정통 호밀빵을 구워 판다. 맞은 편 건물 대로변 1층에는 파리바게뜨가 있으나 이 빵집은 구석진 골목 안쪽에 자리 잡고 있다. 빵집에 앉아 노닥거릴 수도 없다. 좌석이 없기 때문이다. 서서 주문하고 포장해 집으로 가야 한다. 원래 좌석이 없다 보니, 코비드 사태에도 영향을 받지 않았다. 건강한 맛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전국적으로 유명해졌다. 매장판매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