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의 신(新)철강조치 시행 이후 급감했던 한국의 대EU 철강 수출이 최근 감소 폭을 줄이고 있다. 제도 시행 초기 커졌던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되면서 수출 흐름도 다소 안정되는 모습이다. 다만 수출 실적은 여전히 지난해 수준을 밑돌고 있는 데다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적용 확대와 산업가속화법(IAA) 도입 등 추가 규제도 예고돼 철강업계의 긴장감은 이어지고 있다.
31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대EU 철강제품 수출액은 2억47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3% 감소했다. 신철강조치가 시행된 지난 7월 수출액이 1억8800만달러로 전년 동월보다 41.2% 급감한 것과 비교하면 감소 폭이 크게 줄었다. 8월에는 수출액이 2억2300만달러로 14.1% 감소했고, 9월에는 감소율이 1%대로 낮아졌다.
수출 중량도 비슷한 흐름이다. 7월 전년 동월 대비 44.8% 감소했던 대EU 철강 수출 중량은 8월 14.0%, 9월 2.7% 감소로 낙폭을 줄였다. 제도 시행 초기 수출업체들이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선적과 물량 조절에 나섰지만, 현장의 혼란이 일부 완화되면서 감소세가 진정됐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다만 수출 감소 폭이 줄었다고 안심하기는 이르다. 올해 1~9월 대EU 철강 수출액은 22억300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5.4% 감소했다. 수출 중량도 225만3133t으로 10.7% 줄었다.
EU는 지난 7월 1일부터 수입 철강제품에 적용하는 무관세 쿼터(TRQ)를 기존보다 46% 줄이고, 쿼터 초과 물량에 부과하는 관세율은 25%에서 50%로 높였다. 한국에 배정된 전용 쿼터도 기존 258만1000t에서 207만3000t으로 19.7% 축소됐다. 국가별 전용 쿼터 외에 수출국들이 선착순으로 물량을 확보하는 공용 쿼터가 있지만, 유럽과 지리적으로 가까워 운송에 유리한 국가들과 경쟁해야 하는 한국 업체에는 불리한 조건이다.
최근 EU가 탄소 배출과 역내 산업 보호를 명분으로 규제를 추가하고 있어 중장기적인 수출 여건이 더 악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올해부터 수입 철강·알루미늄 등에 탄소 배출량에 따른 비용을 부과하는 CBAM이 시행됐다. 2028년 1월부터는 적용 대상이 하류제품까지 확대될 예정이다. EU 역내 탄소배출권 무상 할당량도 2034년까지 단계적으로 줄어든다.
저탄소 제품과 EU산 제품 사용을 촉진하는 IAA도 변수다. 지난 3월 공개된 법안 초안에는 2029년부터 일부 공공조달과 지원사업에서 철강의 25% 이상을 저탄소 철강으로 사용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최근 논의 과정에서는 역내산 요건을 강화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법안의 최종 내용에 따라 한국산 철강의 EU 시장 진입 조건이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업계는 입법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
한편 정부도 EU의 규제 강화 움직임에 대응해 국내 산업에 대한 차별적 대우를 막기 위한 설득전에 나서고 있다. 산업통상부는 최근 EU 측에 CBAM과 IAA 등으로 한국 철강업계가 불리한 대우를 받지 않도록 해 달라고 요청했다. 오는 11월에는 박정성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이 벨기에 브뤼셀을 방문해 유럽의회 주요 인사를 상대로 아웃리치를 추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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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유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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